수해복구 보다 출입통제시스템 도입이 급했던 이유가 청사 방어 때문?
의정부시의 시청사 출입통제시스템 도입을 둘러싸고 법률 위반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의정부시청사의 출입통제시스템 모습. (사진제공=의정부시)
[의정부=일요신문] 김장수 기자 = 의정부시가 시청사 출입통제시스템 도입을 둘러싸고 제기된 ‘지방재정법’과 ‘지방자치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강하게 반박했다.
의정부시는 1억 2000여 만 원의 예산을 들여 11월부터 시청사에 출입통제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를 둘러싸고 “불통, 오만, 시민차단”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법률을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지역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본지 2018.10.26 ‘의정부시 1억 2천만원 들여 시청사 출입통제시스템 도입...지방재정법 위반 논란’ 기사 참조)
이들이 지적하는 법률 위반 부분은 ‘지방재정법’과 ‘지방자치법’이다.
‘지방재정법’ 제43조(예비비) 제1항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 또는 예산 초과 지출에 충당하기 위하여 일반회계 예산 총액의 100분의 1 범위 내의 금액을 예비비로 예산에 계상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회계(교육비특별회계는 제외한다)의 경우에는 예비비를 계상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재해·재난 관련 목적 예비비는 별도로 예산에 계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법’ 제129조(예비비) 제1항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이나 예산초과지출에 충당하기 위하여 세입·세출예산에 예비비를 계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출입통제시스템 도입이 과연 “예측할 수 없는 불요불급한 지출이냐”는 지적과 함께 이번 지출이 예비비 제도에 맞는 예산집행이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지난 여름 폭우로 인한 백석천, 중랑천 등의 피해복구를 뒤로 미룬 채 출입통제시스템 구축에 예비비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의정부시는 법률 위반이 아니며, 지난 여름 폭우로 인한 피해복구 사업들은 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시의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출입시스템 통제시스템 도입에) 예비비를 사용한 것은 급하다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며 내년도에 결산하면 된다”며 “이것이 법률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비비는 수해복구에 먼저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환경관리공단 발주 사업으로 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법률 위반 논란에 대해 이 관계자는 “긴급하기에 의회 동의 없이 예비비로 사용해도 된다”며 “법률 위반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청사 점거농성 등이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또한 공공청사로써 행정자료에 대한 보완이나 보호할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번 출입통제시스템 도입은 청사를 방어하는 것이 주목적이다”라고 출입통제시스템 도입 이유를 밝혔다.
이는 결국 일부 일탈을 이유로 전체 시민을 이른바 ‘과격한 민원인들’로 치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해당 지자체로서 의정부시가 관내 수해복구를 타기관의 업무로 치부하며 뒷전으로 미루는 듯 한 인상을 주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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