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인 체력·수비 두산이 우위…막강 두산을 흔들 힐만의 카드 궁금
‘일요신문’에서는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를 허구연(MBC스포츠플러스), 민훈기(SPOTV), 장성호(KBSN스포츠) 해설위원들을 통해 전망해본다. 3명의 해설위원들은 모두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예상했다.
넥센과 5차전까지 치른 SK는 체력이 한국시리즈 우승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민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 모습. 연합뉴스
두산으로선 김재환이 타격 컨디션을 회복하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환의 홈런 장면. 연합뉴스
#우승은 두산!
허구연 “두산 4승1패 또는 4승2패로 우승”
20일을 쉬면서 여유 있게 기다린 두산의 가장 큰 강점은 수비력이다. 그 수비 덕분에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것이다. 필승조 김강률이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선발에다 마무리까지 살펴본다면 SK가 두산을 잡는 건 쉽지 않다(김강률은 지난 23일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한신 타이거스와 경기에 등판했다가 수비 과정에서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바람에 26일 수술을 받았다).
SK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며 체력적으로 상당히 지친 상태다. 거기다 김광현과 메릴 켈리의 구위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누가 봐도 두산에 밀리는 전력이다. 만약 힐만 감독이 이전에 보인 패턴대로 정공법을 고집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7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자신들만의 패턴을 갖고 LA 다저스를 상대해 우승을 차지했듯이 SK는 선발 야구를 고집하지 말고 ‘1+1’만이 아니라 ‘1+1+1’의 패턴으로 상대 타선을 공략해야 한다. 선수들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힐만 감독이 어떤 카드로 한국시리즈를 맞이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민훈기 “4승1패 두산 우승”
개인적으로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을 제외하고 16년 연속 정규시즌 1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가져갔다. 그 한 번도 삼성 라이온즈가 도박 사건으로 주축 투수들이 모두 빠진 상태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른 탓에 우승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굳이 전문가가 아니라도 두산의 우승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더욱이 두산은 정규시즌 성적이 2위 SK와 14.5경기를 앞서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잠실에서 벌어지는 1, 2차전이다. 20일 정도를 쉬고(물론 일본 전지훈련을 소화했지만) 올라온 두산으로선 1차전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 같다. 1차전만 잘 넘긴다면 이후엔 일방적인 승부가 펼쳐질 수도 있다. SK도 적지에서 1승1패만 올린다면 3, 4차전에서 해볼 만한 카드가 기다린다. 바로 SK의 원투 펀치인 김광현과 메릴 켈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처럼 단기전은 체력과 실책 여부가 관건이다.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SK가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해낸다면 오히려 6차전까지 이어지면서 흥미진진한 시리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장성호 “4승1패 또는 4승2패, 두산 우승”
가장 이상적인 한국시리즈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넥센이 SK를 누르고 올라왔다면 다소 맥이 빠졌을 것이다. 팀 타율, 평균자책점, 홈런 등 SK가 두산보다 위에 있는 지표들이 눈에 띈다. 두산이 얼마나 빨리 경기 감각을 회복하느냐도 관건이다. 린드블럼-후랭코프-이용찬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선발 투수들 이외에 4차전 선발로 예상되는 이영하와 유희관의 활약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키플레이어는 누구?
허구연 “두산 김재환, SK 메릴 켈리”
두산 김재환이 정규시즌 막판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다. 홈런 부문 1위에 올랐지만 시즌 종료 6경기에서 19타수 무안타를 기록했고 10월 12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도 결장했다. 김재환이 한국시리즈에서 예전의 타격감을 선보이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함덕주가 뒷문을 얼마나 잘 지켜줄지, 좌완 장원준의 구위가 어느 정도 회복될지도 궁금하다.
SK는 메릴 켈리가 키플레이어로 꼽힌다. 켈리가 자신의 몫을 해줘야 마운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 타선에서는 최정, 한동민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들의 선전이 SK 타선에 불을 지피느냐, 아니면 불을 피우지도 못하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 승패가 좌지우지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양 팀의 포수들이다. 두산은 양의지가 버티고 있는 반면 SK는 이재원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불안하게 출발할 수 있다. 단기전에서는 포수의 역할이 더 부각되는 터라 양의지와 이재원의 안방 싸움도 볼만할 것 같다.
민훈기 “두산 김강률의 공백, SK 산체스”
한국시리즈 1차전 SK 선발로 박종훈이 가장 유력하지만 산체스가 복병으로 작용할 것 같다. 산체스는 정규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힐만 감독이 1차전을 ‘1+1’으로 밀어 붙인다면 박종훈, 산체스가 마운드를 이어갈 확률도 높다. 두산은 김강률의 공백이 커 보인다. 박치국-함덕주로 이어지는 필승조 외에 불펜 투수들이 김강률이란 이름을 제대로 지울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치게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성호 “두 팀 모두 체력”
한국시리즈처럼 단기전은 결국 선발 싸움이다. 양 팀 다 막강한 불펜을 확보한 상태가 아니라면 선발이 어느 정도 이끌어 가느냐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지난해 두산이 NC와의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만났을 때 1차전을 잡고 4연패 하는 바람에 KIA한테 우승을 넘겨줬다. 당시 두산에 있었던 민병헌(롯데)이 말하길 힘에서 KIA한테 밀렸다고 하더라.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오히려 선수단의 힘을 키운 부분이 두산을 쉽게 잡을 수 있는 요인이었다. 현재 힘에서는 두산이 SK를 앞서 있다. 내부 지표로는 양 팀이 막상막하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K가 체력, 즉 힘이 강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키플레이어보다 중요한 한국시리즈의 키포인트는 ‘체력’이다.
#변수가 있다면?
허구연 “힐만 감독의 새로운 카드”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힐만 감독이 플레이오프 때와는 다른 카드를 준비해서 나오느냐의 여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다른 카드가 없이 정공법으로 밀어붙인다면 두산을 상대로 승리하기 어렵다고 본다. 가장 큰 변수는 잠실에서의 1, 2차전을 어느 팀에서 가져가느냐 하는 부분이다.
민훈기 “1, 2차전 승부”
감독의 지략 대결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여우 같은 곰 스타일이고 힐만 감독은 정공법을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시리즈는 초반 승부가 중요하다. 1승1패가 될지 2승 또는 2패를 안고 인천 문학경기장으로 넘어갈지가 중요할 것 같다.
장성호 “감독과 선수의 호흡”
김태형, 힐만 감독의 특징은 신뢰의 야구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전에서 감독의 작전으로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변칙적인 방법도 잘 통하지 않는다. 결국 정석대로 팀을 운영하면서 선수들이 얼마나 감독이 원하는 만큼 경기를 펼쳐낼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양 팀 다 정석에 가까운 경기를 펼친다면 감독과 선수들이 얼마나 절묘한 호흡과 신뢰를 바탕으로 경기를 이끌어내는지가 포인트가 된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포스트시즌 신데렐라 안우진 ‘대단한 투피치에 구종 하나 더 추가한다면…’ 포스트시즌에서 신데렐라로 떠오른 넥센의 안우진. 연합뉴스 이런 안우진의 호투에 칭찬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불편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그가 2018시즌 1차 지명 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지만 휘문고 시절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는 바람에 스프링캠프 합류 금지와 50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던 이력 때문이다. 허구연 위원은 안우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남겼다. “안우진의 투구 메커니즘과 신체적인 조건, 공 빠르기, 게임 운영 능력은 단연 최고였다. 지난해 폭력 문제로 가을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했고, 50경기 출전 정지로 정상적인 데뷔 시즌을 치르지 못한 나이 어린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그런 투구를 펼쳤다는 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마무리 캠프부터 시작해서 내년 스프링캠프를 거쳐 구위를 다듬고 구종을 추가한다면 내년에는 선발 투수로도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안우진 외에 양창섭, 곽빈 등은 향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대표팀의 마운드를 책임질 기대주들이다. 프로에서 제대로 코칭을 받는다면 더 나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안우진이 고교 시절 운동장 밖에서 큰 잘못은 저질렀지만 미성년자였고 선수가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우진을 좀 더 여유 있게 지켜보는 부분도 필요할 것 같다.” 민훈기 위원도 투수로서의 안우진을 높이 평가했다. “150km대의 속구와 슬라이더 앞에서 SK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나갈 때 안우진이 강심장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젊고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투수임이 분명하고 이렇게 잘 성장해준다면 국가대표 에이스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여전히 학교 폭력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지만 그걸 이겨내는 건 자신의 몫이다. 오히려 어린 나이에 큰일을 겪은 부분이 그에게 인생의 교훈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장성호 위원은 안우진에 대해 구종 하나면 추가하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투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도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안우진이 대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래서 장 위원에게 만약 안우진을 상대로 타석에 들어선다면 어떤 모습을 보일 것 같냐고 물었더니 그는 “속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투수임을 알면서도 쉽게 공략 못할 것 같다”면서 “워낙 빠른볼 구위가 뛰어난 터라 알고도 못 칠 것 같다. 나도 그의 공을 제대로 공략 못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