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특별한 인연, 미래 향한 우호의 상징...국립수목원서 안정화 거친 후 김해 옮겨와 공개 예정
허성곤 시장이 지난 21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서 현지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의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기증받고 있다.
[경남=일요신문] 정동욱 기자 = 불교 발생지인 인도가 신성시하는 ‘석가모니 보리수’를 김해시에 기증해 2000년 전 시작된 특별한 인연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김해시는 허성곤 시장이 지난 21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서 현지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의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기증받고 다음날 한-인도 정상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오찬에 참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로써 인도 정부는 지금까지 태국, 스리랑카 등 7개 국가에 석가모니 보리수 8본을 기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한-인도 정상회담의 우호 상징목으로 기증받은 바 있다.
김해시에 대한 이번 기증은 국가 대 국가가 아닌 특정 도시에 대한 최초 기증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한 국가에 2본을 기증한 사례도 이번이 유일하다.
지난해 12월 허성곤 시장은 주한인도대사관을 방문해 신임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주한인도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2000년 전 인도 공주 허황옥과 불교 전래라는 김해시와 인도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석가모니 보리수 인도를 건의했고, 인도 정부에서도 기증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따르면 허황옥은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에서 배에 파사석탑 등을 싣고 건너와 지금의 김해를 중심으로 융성했던 고대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과 혼인한 김해김씨와 허씨의 시조모다.
이런 가운데 김해시가 기증받은 보리수는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인 인도 비하르주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의 보리수로서 기원전 6세기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서 고행을 하다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 인도에서 불교 3대 신성목(神聖木)의 하나로 신성시되는 석가모니 보리수의 후계목이다.
이번에 기증받은 보리수 묘목은 현재 생육 안정화를 위해 김해시와 국립수목원이 협력해 국립수목원 열대온실에서 특별관리를 받고 있으며 안정화 기간을 거치고 나면 김해시로 옮겨져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향후 김해에 인도박물관, 허왕후 신행길 기념공원, 인도 식물원 등이 조성되면 김해시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허성곤 시장은 “석가모니 보리수 묘목을 기증해 주신 인도 모디 총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인도와 김해시는 2000년 전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혼인으로 맺어진 혈연관계다. 또 허왕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불교가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도 석가모니 보리수 기증은 2천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우호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시는 허왕후의 출신지로 추정되는 인도 아요디아시와 지난 2000년 자매결연을 맺은데 이어 2017년 주한인도대사관과 MOU를 체결했으며 인구 2억명의 우타르프라데시(UP)주와도 지난해 12월 우호협력도시 결연을 맺는 등 인도와 활발한 교류를 진행해 오고 있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