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칠곡 가시나들’ 스틸 컷. 사진=단유필름 제공
김 감독은 “지난 22일 CGV로부터 ‘칠곡 가시나들’의 스크린 운용 계획을 통보 받았다. 전국 159개 영화관에 1182개 스크린을 가진 CGV제국에서 ‘칠곡 가시나들’에게 내어줄 수 있는 스크린은 딱 8개, 그것도 퐁당퐁당 상영할 것이며 개봉일 실적에 따라 향후 ‘유동적으로’ 몇 회 상영할지 결정하겠다고 알려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4개관에서 멀티플렉스 극장 하나 없이 개봉한 경험도 있어 이정도 일로 상처받지 않는다. 그런데 ‘칠곡 가시나들’과 같은 날 개봉하는 ‘어쩌다, 결혼’ CGV 상영현황정보를 보니 보이콧 외에 다른 길이 안 보였다”고 덧붙였다.
영화 ‘칠곡 가시나들’에 등장하는 박금분 할머니의 시. 사진=단유필름 제공
김 감독은 “(CGV측은) 예매율을 기준으로 상영관을 배정한다고 우기겠지만,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개봉 3일 앞두고도 ‘칠곡 가시나들’에 예매창을 열어준 멀티플렉스 극장이 단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예매율이 올라가나”라며 “돈 되는 극 영화와 돈 안 되는 다큐는 스크린 배정 기준이 다르다고 주장할 거라면 CGV는 아트하우스를 왜 만들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업계에서 가장 힘 센 자가 최소한의 금도를 지키지 않고 돈만 쫓을 땐, 교만의 뿔을 꺾어 힘을 분산시킬 룰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투자 배급과 극장의 고리를 법으로 끊어주면 좋겠지만 CJ를 사랑하는 국회의원들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 CGV가 정한 모욕적인 룰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7일 개봉하는 ‘칠곡 가시나들’은 CGV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다. 김 감독은 “그래도 CGV다, 적은 수의 스크린이라도 받는 게 낫다고 조언해준 분들도 있었지만 투자자가 없으니 손익분기점에 대한 부담도 없다”라며 “우리 영화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하겠다. CGV OUT! CGV 넌 내 인생에서 OUT!”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칠곡 가시나들’은 한글과 사랑에 빠진 80대 칠곡 할머니들이 생활 시인으로 거듭나며 ‘오지게 재밌게 나이드는 과정’을 그린 힐링 다큐 영화다. 27일 개봉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