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중계’ 이어 ‘잼 라이브’로 인지도 ↑…“맘 같아선 둘다 계속 했으면”
‘보니하니’의 보니오빠, ‘연예가중계’의 그 사람에서 ‘잼 라이브’의 잼아저씨로 대중들의 앞에 선 방송인 김태진이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종현 기자
‘일요신문’과 만난 김태진의 첫 말이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진행한 대국민 라이브 퀴즈쇼 어플리케이션 ‘잼 라이브’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보니 오빠’에서 ‘연예가중계 그 사람’, 그리고 지금 ‘잼 아저씨’로서의 김태진을 만들어준 것이 잼 라이브다. 매일 동시 접속자 8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잼 라이브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라이브 퀴즈쇼다.
잼 라이브를 통해 김태진에게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실제로 그를 알아보는 대중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폭이 넓어진 것이 이 퀴즈쇼 덕이었다고. 그럼에도 김태진은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은 좀 쑥스럽다”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연예가중계’ 리포터를 오래 하면서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웠거든요. 내가 튀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마음가짐 같은 게 있어요. 그래서 화려해 지지 않으려고, 조급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이렇게 인터뷰 요청 같은 게 들어와도 들뜨지 않으려고요(웃음).”
눈에 띄는 유명인이 아님에도 활동 무대를 옮겨 성공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유튜브나 각종 SNS의 밑바닥부터 시작한 인플루언서와도 애초에 출발선 자체가 다른 그가, 인터넷을 무대로 삼게 된 것은 자신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인터넷 방송 도전에 대해 김태진은 “맨 땅에 헤딩”이었다고 설명했다.
“저는 철저히 TV를 통해 훈련된 사람이잖아요. 인터넷 방송이란 걸 해본 적도 없고 딱히 관심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일단 진행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대중들과 재밌게 놀아주니까 그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던 것 같아요. 저도 그런 반응을 보면서 하나씩 배워나가는 식이죠.”
오히려 기초 지식 없이 ‘배워 가며’ 잼 라이브를 1년 간 했던 것이, 앞선 연예계 경력을 뒤집을 정도의 영향력을 자랑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언젠가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활약하는 그를 보며 한 시청자가 “우와, 잼 아저씨 지상파에도 나오네”라며 감탄해 마지않았다는 뒷이야기도 있었다. 시청자의 유입이 TV→인터넷에서 인터넷→TV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방송인 김태진이 ‘잼 아저씨’로 진행하는 대국민 라이브 퀴즈쇼 어플리케이션 ‘잼 라이브’는 매일 동시 접속자 수 8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실시간 방송에서 시청자들은 1분만 재미없어도 곧바로 떠나요. 그걸 저희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개그도 여러 개씩 바꿔가면서 치고, 캐릭터를 구축해서 시청 포인트가 될 만한 분위기를 끌어가는 식이에요. 제가 썰렁한 사람이라서 아재개그를 하는 게 아니라 ‘잼 아저씨’니까 캐릭터에 맞게 아재개그를 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끌어내는 거죠. 근데 가끔 개그가 너무 재미없으면 ‘잼 아저씨 죽이고 싶어요, 짜증나요’ 이런 말도 나와요(웃음).”
악플에 대해서는 “10만 명이 하나씩 바늘로 찌르는 것이지만, 저에게는 송곳이 돼서 다가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초창기 3개월이 고비였다.
“저희는 악플 매뉴얼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무방비로 방송을 했어요.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며 실시간 채팅방에 금칙어 설정도 하고, 영구차단 조치도 하면서 좀 편해지더라고요. 초반에 힘들었을 때를 지나니까 이제는 저와 친해진 잼러(잼 라이브 시청자)들이 직접 채팅창에 악플 다는 사람들을 처단하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아무도 안 보는 일기장이겠거니 하고 넘겨요.”
이처럼 이제는 인터넷 방송으로 더 많이 알려진 김태진이지만, 그의 마음은 아직 지상파에 머물러 있다. 특히 그가 2003년부터 함께 했던 KBS 2TV 대표 연예 프로그램 ‘연예가 중계’는 마음의 고향이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해 연말 KBS 연예대상에서 김태진은 베스트엔터테이너상을 수상했다. 데뷔 17년 만의 결실이었다.
“사실 저는 시상식에 늘 함께 했지만 초대 받진 않은 사람이었거든요. 시상식장 안에는 들어가 봤지만 늘 복도에만 있어서 분위기를 잘 몰랐는데 이번에 수상자가 되면서 알게 됐죠(웃음). 상 받는 걸 모르고 있어서 (시상식 참석) 연락이 왔을 때 잼 라이브 생방이 있다고 하니까 당황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상 주나 보다’ 하고 눈치 챘어요.”
사진=잼 라이브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김태진은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발판이 된 것은 ‘연예가중계’로 쌓아 올린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인터뷰는 내가 아니면 못 한다’ ‘나니까 이 정도를 뽑아낼 수 있다’는 장인정신에서 출발한 감정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10여 년 동안 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고인 물’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도 있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제 인생에서 ‘연예가중계’를 빼는 건 쉽지 않죠. 그야말로 제 인생의 또 다른 이름인데…‘연예가중계’는 TV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제 몫이고, 잼 라이브는 모든 울타리가 없어졌을 때 제가 날 수 있는 놀이터 같아요. 마음 같아서는 둘 다 계속 했으면 좋겠네요(웃음).”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