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부 수혈’ vs 롯데 ‘내부 육성’, 낙동강 라이벌 안방 대결에 관심↑
2019시즌을 앞두고 ‘낙동강 라이벌’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서로 다른 ‘포수 보강’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 다이노스와 부산에 연고를 둔 롯데 자이언츠의 ‘낙동강 더비’. ‘낙동강 더비’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지역 라이벌전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지난해 ‘낙동강 더비’는 야구팬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NC와 롯데의 성적이 저조했던 까닭이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신흥 강호’ NC는 김경문 감독이 시즌 중반 낙마하는 등 여러 악재 속에 KBO리그 최하위로 쳐졌다. 롯데 역시 정규시즌을 8위로 마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치던 ‘낙동강 라이벌’의 활력은 온데간데없었다. 두 팀이 뚜렷한 하락세의 중심엔 같은 문제가 존재했다. 바로 ‘포수 공백’이었다.
NC는 2017시즌을 마친 뒤 2013년부터 5년 동안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김태군을 경찰 야구단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군 복무를 위해서였다.
같은 기간 롯데는 ‘부산의 척추’ 소릴 듣던 스타 포수 강민호를 붙잡는 데 실패했다. 강민호는 2017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방 있다. 강민호의 마음은 대구를 향했다.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총액 8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두 팀의 주전 포수 출혈은 치명적이었다. 오랫동안 안방을 지키던 터줏대감이 자리를 비우자, NC와 롯데의 팀 밸런스는 붕괴했다. 그리고 2019시즌. 두 팀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자세로 ‘포수 공백’ 숙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흥미로운 건 ‘두 팀의 숙제 해결 방식이 180도 다르다’는 점이다.
# FA 최대어 영입으로 단박에 ‘다크호스’ 떠오른 NC… ‘신흥 강호’ 타이틀 되찾을까
NC 다이노스는 FA 최대어 양의지와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영입으로 ‘안방 공백’을 메웠다. 사진=NC
공룡군단 안방마님 김태군의 공백은 컸다. 지난해 NC는 좀처럼 김태군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신진호, 김형준, 정범모, 박광열 등 총 7명의 포수가 NC 안방 점령을 노렸지만, 아무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1군 경기에 출전한 NC 포수 7명 가운데 타율 2할을 넘긴 포수는 아무도 없었다.
‘믿을 만한 포수가 없다’는 불안 요소는 NC 투수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NC는 팀 평균자책 5.50을 기록했다. KBO리그 최하위였다. 2013년 창단 이후 팀 평균자책 부문에서 상위권을 유지해왔던 NC에겐 낯선 기록이었다.
*NC 창단 이후 연도별 팀 평균자책 순위
2013년 3.96(3위) → 2014년 4.39(1위) → 2015년 4.26(1위) → 2016년 4.49(2위) → 2017년 4.71(4위) → 2018년 5.50(10위)
‘포수 공백’ 과제를 마주한 NC 다이노스가 내놓은 해법은 외부 수혈이었다. 수혈의 임팩트는 꾀나 강력했다. 영입한 포수가 ‘FA 최대어’라 불리던 양의지였던 까닭이다. 2018년 12월 NC는 4년 총액 125억 원에 양의지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양의지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포수다. 투수 리드 및 경기운영 능력에서 ‘역대급’이란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20홈런 이상 기대 가능한 공격력은 양의지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한 양의지의 타격 성적은 타율 0.358/ OPS(출루율+장타율) 1.013/ 23홈런/ 77타점이었다.
양의지 합류로 NC는 ‘공·수 동반 성장’이란 달콤한 열매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타순의 짜임새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나성범-크리스티안 베탄코트-양의지-박석민’으로 이어질 NC 중심타선은 과거 ‘나테이박(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박석민)’으라 불리던 막강 중심 타선을 떠올리게 한다.
‘리드의 달인’ 양의지와 호흡을 맞출 NC 투수진 역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무주공산’이었던 NC 포수 자리는 양의지 영입으로 주인을 찾게 됐다. 여기다 NC는 외국인 타자 베탄코트를 ‘간헐적 포수’로 활용 가능하다. 베탄코트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로 114경기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이뿐 아니다. 9월이 되면 ‘원조 안방마님’ 김태군이 군 복무를 마친다. 지난해 포수 기근으로 ‘최하위 추락’이란 수모를 겪은 NC는 1년 만에 포수 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과연 장밋빛 전망처럼 NC가 포수 공백을 완전히 해결하며 2019시즌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 “육성 재도전”, 롯데의 포수 키우기 2019년엔 열매 맺을까
2019시즌 롯데 포수 육성 중심엔 안중열이 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는 ‘포수 육성’을 선언했다. “‘나나랜드’라 불린 듀오 나원탁과 나종덕을 주전 포수로 키우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선택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실험은 실패했다.
강민호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부산행 열차를 탄 나원탁은 개막전부터 흔들렸다. 나원탁은 도루 저지 과정에서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의 등을 맞추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실수로 나원탁은 1년 내내 ‘1군 울렁증’에 시달리게 됐다. 시즌을 마친 뒤 나원탁은 현역으로 입대했다.
고졸 신인으로 2018시즌을 맞은 나종덕은 타격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야구 관계자들은 “나종덕은 경험이 부족하다. 타격에서 1군 투수들 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나종덕은 롯데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106경기에 출전했지만, 타격 기록은 1군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나종덕은 타율 0.124/ OPS(출루율+장타율) 0.376/ 2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중·후반엔 김사훈과 안중열이 롯데 안방을 지키는 빈도가 높아졌다. 그 가운데 7월부터 1군 경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안중열은 타율 0.248/ OPS 0710/ 4홈런/ 18타점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2019시즌 롯데는 다시 한번 젊은 포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건다. 지난겨울 롯데는 “양의지, 이재원 등 대형 포수 FA 영입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포수 육성 재도전’ 선언이었다.
육성의 중심엔 지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안중열이 있다. 안중열은 다가올 2019시즌 롯데 주전 포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나종덕, 김사훈, 김준태가 백업 포수 한자리를 놓고 경쟁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안방 리모델링’에 성공하려면 안중열뿐 아니라 나종덕 김준태의 동반 성장이 절실하다.
지난해 심각한 포수 기근을 겪은 ‘낙동강 라이벌’. 두 팀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2019년 안방 운영 계획을 세웠다. 외부 수혈을 통해 포수진을 환골탈태한 NC와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룬 롯데의 안방 대결은 ‘2019 KBO리그’에서 주목할 만한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