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재단 “자격모용사문서작성, 업무상배임, 업무방해죄” 혐의로 3명 고소 / 김 이사장에 대한 무고 등 소송비용 9,230만원 재단자금 지급 ‘업무상배임’
2018년 8월 22일 이사선임결의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은 후 김종인 이사장과 은혜재단 전 임직원들이 당시 정의당 유상진 정책국장(사진 오른쪽), 민주당 박현일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 은혜재단(이사장 김종인)이 적법한 대표이사와 이사의 권한 행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A 전 원장과 이사 2명 등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이 설립자 등과 모의하여 은혜재단을 지배하기 위하여 무효인 임시이사 선임을 요청하고 , 무효인 참칭 이사회를 구성하여 업무방해 등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재단은 경찰서에 접수한 고소장에서 “A 전 원장은 김종인 대표이사가 적법한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단의 사무를 처리하지 못하도록 출입문을 막거나 출입문 열쇠를 바꿔 재단의 업무를 방해했다”면서, “설립자 측 이사 2명 역시 임시이사 선임요청서를 양평군에 직접 제출하는 등으로 대표이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은 “이들의 업무방해 등 범죄행위에 대하여 신속하고 엄중하게 조사를 진행하여 엄정하게 처벌하여 달라”는 호소를 담았다.
재단은 고소장에서 “A 전 원장은 이 사건 당시 재단의 참칭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이사 및 대표이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였을 뿐 아니라 재단의 직무를 위법하게 수행했다”면서, “설립자 측 이사 2명 역시 무효인 이사회가 수차례 진행되는 과정에서 참칭 이사회를 구성하여 적법한 법인 이사회의 업무집행을 마비시켰다”고 주장했다.
재단은 구체적 피해 내역으로 이들이 김종인 이사장 등에 대한 무고 등의 소송비용으로 9,230만원을 재단 자금으로 지급하는데 동의하여 재단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표이사 및 재단 명의로 수많은 재단 관련 문서를 작성하여 재단의 자격을 모용했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232조는 타인의 자격을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배임죄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업무방해죄는 형법 제314조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해 6월 7일 양평군청 앞에서 열린 정동균 당시 양평군수 후보 유세장에서 이재명 경기지사후보가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은혜재단 한 퇴직 직원이 양평군청의 갑질행정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설립자 부부 2차례 구속에 이어 아들까지 법정구속
앞서 2014년 8월 은혜재단 설립자 부부는 사기, 업무상횡령, 횡령,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사회복지사업법위반 등으로 설립자는 징역 1년 2월, 부인은 횡령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부부는 유죄판결로 인해 7년이 경과되기 전까지는 사회복지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어 재단의 모든 일에 일체 관여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법인 간사였던 아들을 통해 온갖 부적정한 행정행위 등을 법인 이사장과 이사들 및 산하 시설 원장과 직원들에게 강요하면서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것.
재단은 피고소인들이 재단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설립자를 위해 설립자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후임 이사진이 구성되도록 재단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립자 부부는 2017년 7월에도 업무상횡령 등 위반 혐의로 징역 1년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2018년 6월 은혜재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설립자 부부가 은혜재단을 설립 후 장애수당 착취, 노역, 장애인 개인 돈 횡령 등을 비롯해 드러나지 않는 만행이 자행되어 온 사실을 개탄했다.
장총련은 특히, 지도감독기관인 양평군청이 법원의 결정도 무시한 채 시종일관 설립자 일가와 관피아 일당을 감싸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독버섯 같은 파행이 거듭된데 대해 양평군청은 대오 각성하여 은혜재단 설립자 일가, 관피아 일당을 조속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 간사시절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하여 군청에 제출했던 설립자 아들 역시 재단 이사장을 무고한 혐의로 지난 1월 30일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사회복지계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A 원장과 근로계약 체결한 당시 이사회 불법”... A 원장 2월 22일부터 출근정지
현재 은혜재단 산하시설 전 원장 A씨는 직무집행정지 결정 명령으로 출근이 정지된 상태다.
A씨는 2017. 7. 31.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2018. 4. 26. 은혜재단과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했다고 주장하며 계속 출근해 왔다. 그러자 김종인 이사장은 “당시 이사회가 참칭 이사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A 원장의 연장근로계약 역시 무효”라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은혜재단과 A 원장 간에 2018. 4. 26. 근무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 체결을 결의한 당시 이사회는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들 모두 적법한 이사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며 김종인 이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법원은 김종인 이사장이 A 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대표이사 및 이사 직무정지 가처분소송에서 2018. 9. 4. 김 이사장의 손을 들어줘 A 원장은 이사장과 이사직에서 물러났으나 원장 직은 계속 유지해 왔다.
수원지방여주지원이 ‘A 원장 등의 이사선임결의무효확인 청구 소송’과 ‘A 원장의 대표이사 및 이사 직무정지 가처분소송’, ‘A 원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모두 김종인 이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은혜재단 관련 최종 재판... 서울고법, 오는 4월 11일 선고 예정
한편,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김승곤 부장판사)는 2018년 8월 22일 김종인 이사장 등이 ‘사직서 무효와 현 이사진 선임의 무효’를 요구하는 ‘이사선임결의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김 이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지난 2018년 4월 13일 서울고등법원 제25민사부(재판장 김동오 부장판사)는 수원지법 성남지원이 내린 김종인 이사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결정’을 취소했다.
현재 ‘이사선임결의무효확인 청구 소송’ 재판은 서울고등법원에 계류 중으로 오는 4월 11일 오전 10시 판결을 선고한다.
그동안 설립자와 A 원장 등을 감싸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온 양평군이 서울고법 선고결과에 따른 후속 행정행위를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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