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4차산업형 기업 유치가 첫 번째 과제…전국 최초로 공유경제 시작”
김상호 하남시장. 사진=김재환 기자
[일요신문] 하남은 2000년 전인 온조왕 13년 백제의 도읍이었던 유서 깊은 도시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광주로 불렸다가 대한민국의 건국을 거쳐 1989년 하남시로 승격됐다. 최근 미사신도시와 위례신도시의 입주로 개발이 진행됐지만 아직 하남시 전체가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지는 못한 상태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소통과 민의를 토대로 하남의 균형 발전과 도약, 공동체적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의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서울이 부러워하는 첨단산업도시, 문화도시, 공동체도시를 향한 청사진을 그려나가는 김 시장을 만났다.
Q.시장 취임 후 8개월이 지났다. 얼마 전엔 민선 7기 공약사업 보고회도 가졌는데 공약 진행 상황은 어떤가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제도개선과 관련한 공약은 마무리 지었고 시설과 인프라 관련한 공약은 도입 단계다. 시민 참여로 만드는 혁신 하남을 위한 100년 도시 위원회, 시민감사관제 도입, 공공갈등 심의위원회 조례를 제‧개정했다. 특히 대안적 경제로 생각하는 사회적 경제, 도시재생 정책도 조례를 개정해 제도개선을 마무리했다. 시설과 관련한 청소년 도서관, 위례도서관 등은 내년까지 마무리 지을 예정이며 인프라와 관련한 지하철 5호선, 9호선은 중장기적으로 임기 내 점검하고 완수할 계획이다.”
Q. 3기 신도시로 교산지구가 지정됐다. 먼저 토지보상과 관련해 잡음이 있었는데 주민들의 요구는 무엇인지, 그리고 하남시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토지보상과 관련한 잡음이라기보다 지구 지정에 포함된 분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생각하고 있고 이분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주민들의 요구는 스펙트럼이 넓다. 신도시 전면 철회부터, 현실적인 토지보상까지 다양한데, 하남시는 주민 다수의 요구로 ‘주민 친화적인 이주 정책’과 ‘보상의 현실화’ 이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남시는 26만 하남시민을 대표하는 행정의 중심으로서 지구 지정에 포함된 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이분들이 정당하게 제기하는 요구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 중앙정부, 경기도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기업인, 종교인, 교육인, 문화인, 시민 등 모든 대책위와 미팅을 마무리했고 이들이 건의한 내용에 대해 풀어가고 있다. 얼마 전엔 조광한 남양주시장과 함께 국회 정성호 기재위원장을 만나 토지 보상 현실화를 위한 양도세 감면을 건의했고, 다음 달에는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원회 의장을 만나 경기도 신도시에 포함된 단체장들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신도시 정책이 사람 중심으로 가야하고 원주민들의 정당한 요구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을 건의할 계획이다.”
Q. 3기 신도시 개발로 200만 평에 가까운 면적에 3만 가구가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시를 어떤 개념으로 만들어갈 계획인지.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첨단산업단지, 문화도시, 공동체가 살아있는 정주도시가 그것이다. 교산지구 28만 평 즉, 판교의 1.4배에 달하는 부지에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하남에 맞는 4차산업형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자족도시를 위한 첫 번째 과제다. 둘째 한성백제부터 현대 조선에 이르기까지 역사문화가 잘 보존된 우리 하남을 잘 가꿔 역사문화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남은 수백 년간 공동체로 삶을 이어온 집성촌이 있는 만큼 살기 좋은 곳이다. 이처럼 원주민들이 재정착하고 더 살기 좋은 공동체를 이뤄갈 수 있도록 공동체가 살아있는 정주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런 요건이 갖춰져야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자족도시로 불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동안 미사신도시 등은 도시 자체적으로도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하남 전체적으로도 균형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성찰을 하고 있다. 이번 교산신도시를 통해 하남 전체적 균형발전과 자족도시에 기여하고자 한다.”
김상호 하남시장. 사진=김재환 기자
Q. 신도시 외에도 하남시에는 여러 현안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당면한 주요 현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하남은 개발이라는 20세기 과제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21세기 과제를 조화시켜야 하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먼저 스타필드 옆 5만 평의 부지에 H2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주한미군 캠프 콜번이 있던 자리 8만 평의 부지를 공영개발을 통해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교통문제 관련해서는 지하철 5호선 개통 및 9호선 연장 문제를 시민들과 지혜를 모아서 풀어나갈 것이다. 지역화폐의 원활한 유통으로 원도심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보호하고, 사회적 경제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이 일자리를 찾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도록 하겠다. 또 하남시는 공유 경제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작한다. 쏘카와 협력해서 관용차를 구입하지 않고 공유차량을 통해서 협력소비를 하게 된다. 예산도 절감하고 환경에도 기여하며 하남시민들도 이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도심의 도시재생, 셉테드 사업, 간판정비사업,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과거의 재개발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원도심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려 한다.”
Q.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시민 중심, 시민 참여의 시정 운영을 중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본인의 시정 철학에 대해 설명한다면.
“하남시의 비전은 시민과 함께 만드는 빛나는 하남이다. 이 비전에는 2가지 풀뿌리 민주주의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것은 민관협치와 주민자치의 정신이다. 민관협치와 관련해선 시민들과의 소통을 더 직접적으로 하기 위해 100년 도시 위원회를 만들었고 시정이 시민들에게 더 많이 견제받기 위해 시민감사관제도를 도입했다. 수많은 공공갈등을 사전에 예측하고 중재하기 위해 공공갈등 심의위원회도 만들었다. 소통행정, 투명행정, 상생행정을 통해 민관협치를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주민자치관련해 체코의 하벨 대통령은 “성숙한 시민은 태어나지 않고 길러진다”고 했다. 그 말처럼 하남시의 민주시민교육, 특히 올해 조성되는 청소년 의회의 청소년 의원들이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 시정에 당당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민관협치와 주민자치의 역량을 더욱더 키워나가 풀뿌리 민주주의의 열매를 맺고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시대에 하남시가 건강한 지방자치의 모델이 되도록 하겠다.”
김상호 하남시장. 사진=김재환 기자
Q. 앞으로 하남을 어떻게 발전, 변화, 보존시켜 갈 것인지.
“올해 하남시는 시 승격 30주년을 맞는다. 현재 인구는 26만이지만 2028년 교산신도시가 완성되면 계획 인구 40만의 도시로 성장한다. 하남시는 권역별로 미사강변신도시, 위례강일신도시, 덕풍풍산의 원도심, 원도심의 농촌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 지붕 네 가족이 권역별로 특성화된 발전을 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남시민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건강한 공동체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김장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