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동영상’으로 협공, 황 대표 벼랑 끝 내몰아…정계개편 따라 다시 한 배 탈 수도
박영선 박지원 의원. 박은숙 기자
야권의 집중 타깃이었던 박영선 의원에 대한 검증은 온데간데없이 황 대표의 김학의 동영상 CD 인지 여부가 정국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이 이번 판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영선 의원이 한국당 소속 청문위원들에게 공격당할 때 ‘황교안과 김학의 동영상 CD’의 연결고리로 되치기를 하는 시나리오다.
실제 박영선 의원의 3월 27일 “황 대표를 만나 ‘김학의 CD’를 보여주고 임명 만류했다”는 답변은 검사 출신인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의 질의에서 시작했다. 이 의원은 ‘김학의 CD 사건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역할을 못 해 성접대 의혹을 못 밝힌 게 아니냐’라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박 의원은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다.
박지원 의원은 3월 29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영선 의원이 전화로 (김학의) 얘기를 했더니, 황 장관(대표) 얼굴이 빨개지더라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사실 확인 발언을 했다. 이후 박영선 의원과 황 대표의 만남을 둘러싼 팩트 논란이 일자, 박지원 의원은 ‘(2013년) 3월 13일 오후 5시 15분 황교안 법무부 장관, 김주현 기조실장 면담’이 적힌 자신의 수첩을 공개했다.
박남매는 18대 국회 때부터 ‘여당 공격수’로 맹위를 떨쳤다. 19대 국회 당시 법사위에서는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인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와 김태호 전 국무총리 등을 잇달아 낙마시켰다.
그러나 20대 총선인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는 각자도생했다. 박지원 의원은 안철수발 신당 열차에 몸을 실었다. 반면 비문(비문재인)계 원심력의 한 축이었던 박영선 의원은 잔류를 택했다.
이들은 당분간 각자의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의원은 ‘장관 임명→2022년 서울시장 도전’ 등의 로드맵을 짰다. 박지원 의원은 2020년 총선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계개편에 따라 차기 총선과 2022년 대선 및 지방선거 국면에서 박남매가 한 지붕 아래에 모일 수도 있다.
둘 중 한명이 낙마할 경우 측면 지원을 통해 정치적 재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갈라질 당시에도 “언젠가는 하나가 돼야 할 식구”라며 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은 다르지만, 지금도 꾸준히 전화 등을 통해 소통하는 것으로 안다”며 “박남매만큼 세트 플레이에 능한 콤비도 없다”고 귀띔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