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비자금 조성 협조했을 가능성 커져…수출액 차이에 대한 해명 거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투표소 모습. 최준필 기자
지난해 미루는 콩고민주공화국(※인접한 국가인 콩고공화국과는 다른 나라. 이하 콩고)에 전자투표기 장비 1억 7200만 달러(한화 약 1931억 원)어치를 수출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미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콩고에 수출된 전자투표기 가격은 약 1448억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루 측이 발표한 수출가격과 500억 원가량 차이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3월 21일 콩고 선거관리위원장 등에 대해 미국 내 자산동결 조치를 발표했다. 이들은 미루로부터 전자투표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금액을 부풀려 약 1억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자금 조성에 협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미루 측은 “가격을 부풀려 계약 맺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수출금액 차이에 대해서는 해명을 거부하고 있다. 미루 측은 “내부적으로 논의해본 결과 해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만 밝혀왔다.
콩고 비자금 조성 사건에 연루된 전자투표기는 세계선거기관협회(A-WEB) 김용희 사무총장 소개로 수출된 것이다.
A-WEB은 우리나라 선관위가 주도해 만든 단체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전자투표기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사무총장이 미루를 콩고 선관위에 소개했다.
때문에 작년 국정감사에선 김 사무총장이 미루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루는 우리나라 선관위에도 작년까지 투표지 분류기를 공급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