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계 결집하자 국민의당계서 긴급 복귀 요청?…바른정당계 일각 “복귀 명분 쌓으려 소문 흘렸을수도”
안철수 전 대표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발표한 후 떠나고 있다. 사진 박은숙 기자
이후 안 전 대표 조기 복귀설이 간간히 흘러나오긴 했지만 시기까지 특정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6월은 별다른 정치 일정이 없는데다 내년 총선 준비라고 보기엔 너무 빠르다. 왜 하필 ‘6월’ 복귀설일까.
그나마 눈에 띄는 정치 일정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선거뿐이다. 안 전 대표가 원내대표 선거를 염두에 두고 복귀하는 것이라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만들어졌다.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뽑는다. 당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안 전 대표가 굳이 복귀해 관여하지 않아도 무난히 승리할 수 있다.
그런데 당내에선 바른정당계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당계에선 김성식 의원을, 바른정당계에선 정병국 의원을 각각 차기 원내대표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렇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이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임을 분명히 하자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단체행동을 통해 막아서기도 했다.
당 지도부와 번번이 대립하고 있는 바른정당계가 당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당내에서는 바른정당계가 원내대표를 차지한 후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과 후보단일화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이 경우 호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민의당계 의원들은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4월 3일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손학규 당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손 대표가 보궐선거 지역에 숙소까지 마련하고 총력 지원을 하고 있지만 현재 바른미래당 후보들은 10% 득표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 손 대표 리더십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대신 차기 원내대표에게는 힘이 실린다.
실제 양측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맞붙을 경우 표 계산은 복잡해진다. 바른미래당 의원 수는 총 29명이다. 이 중 3명은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선숙 의원도 당과 거리를 두고 있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남은 25명 중 바른정당계는 8명이다. 여기에 이언주, 김중로 의원 등 일부 국민의당 출신들이 바른정당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계 의원 2~3명만 추가 포섭하면 바른정당계가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자유한국당과 후보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부 국민의당계 의원들도 동조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국민의당계는 구심점인 안 전 대표가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 결속력이 크게 약화돼 있다. 6월 복귀설은 안 전 대표가 원해서가 아니라 이런 당내 도움 요청 때문에 불거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안 전 대표의 6월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일부 측근들은 여의도에 사무실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와 소통하고 있는 한 인사는 “여의도에 사무실이 있는 것은 맞지만 안 전 대표가 지시해 차린 것은 아니다. 과거 안 전 대표와 함께 일했던 측근들이 일방적으로 사무실을 냈다. 사무실을 내고 안 전 대표에게 보고는 했다고 하더라. 안 전 대표는 ‘하고 싶으면 알아서 하시라. 앞으로 그런 걸로 보고하지 말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6월 복귀설은 가능성이 낮다”면서 “여전히 우리 당에서는 안 전 대표가 (당을 위해) 불쏘시개가 되어야 한다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 안 전 대표가 제대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완전히 절연하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독일에 간 지 1년도 안 돼서 원내대표 선거 때문에 국내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바른미래당 인사는 “안 전 대표 독일 비자가 오는 9월경 만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 귀국하는 것은 정해진 상황이었다. 다만 이후 정치권에 어떤 방식으로 복귀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총선을 도울 예정이지만 선대위원장 같은 직함을 맡아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개별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는 식으로 백의종군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원내대표 선거 때문에 정치권에 조기 복귀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겠나. 그동안 독일에서 보낸 시간이 물거품이 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6월 복귀설은) 안 전 대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흘리는 이야기다. 안 전 대표가 6월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 원내대표 선거에 절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바른정당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일부 안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복귀명분을 만들기 위해 원내대표 시나리오를 흘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바른정당계는) 내부적으로 원내대표 선거에 대해 깊게 논의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
독일 머물고 있는 안철수 근황은? ‘바이버’로 국내 현안 물어 안철수 전 대표는 독일에 머물면서 혼자 장도 보고 식사도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로 소탈하게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독일에서 거의 혼자 지내고 있다고 한다. 수행원은 물론이고 가족도 없이 혼자 지내는 것은 오랜만이라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고생을 했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한동안 머리카락을 길러 단발인 적도 있었다고 한다. 독일에선 안 전 대표 외모에 신경 쓰는 사람이 없어 편하게 다녔다고. 지금은 다시 단정하게 머리카락을 잘랐다. 안 전 대표는 가끔 측근들에게 바이버로 국내 정치현안에 대해 묻기도 한다. 안 전 대표는 과거부터 이스라엘 메신저 바이버를 주로 이용했다. 한 측근은 “쉬시는 동안 정치 쪽에 신경을 끊고 재충전을 해야 하는데 독일에도 인터넷이 되니까 어쩔 수 없이 국내 뉴스를 접하는 거 같다. 가끔 바이버로 궁금한 점에 대해 물어 보신다”고 했다.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