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란트·레너드·어빙·버틀러 등 ‘S급’ 슈퍼스타 이합집산 초미 관심사
FA 자격 취득 가능성이 농후한 NBA 슈퍼스타 케빈 듀란트와 클레이 톰슨은 다음 시즌엔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우승 찍고 시장으로’ 플레이오프 순항중인 스타들
양대 컨퍼런스 챔피언십에 오르며 유력 우승 후보로 떠오른 팀들에도 FA 자격을 손에 쥘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해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 모두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슈퍼스타’들이라는 것이다. NBA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리그 판도나 금액, 양 측면에서 ‘빅 이슈’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첫 손에 꼽히는 선수는 NBA 파이널 3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케빈 듀란트다. 지난 2016년 골든스테이트로 이적을 결심하며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지만 팀 동료인 스테판 커리·클레이 탐슨과 득점을 나누며 경기당 평균 득점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이번 플레이오프 기간, 자신이 NBA 최고 선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커리와 탐슨이 득점 면에서 주춤하는 사이 플레이오프 11경기에서 평균 34.2점을 기록하며 경이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듀란트의 이적설이 불거진 배경에는 ‘이룰 것을 이뤘다’는 평가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의 도전이 실패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지난 2시즌 연속 우승과 함께 파이널 MVP까지 수상한 바 있다. 골든스테이트 잔류를 위해 거액의 페이컷(스스로 연봉을 낮춤)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현재 계약 형태 또한 ‘플레이어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선택으로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다. 듀란트 또한 지난해 말 “FA 때 최대한 많은 돈을 받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듀란트의 팀 동료 톰슨 또한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거물’로 꼽힌다. 듀란트와 같이 팀 내 에이스는 아니지만 최근 NBA에서 각광받는 ‘3점슛과 수비(3&D)’가 주무기인 자원이다. 지난 5시즌 간 꾸준히 평균 득점 20점 이상, 3점슛 성공률 40% 이상을 기록해왔다. 어느 팀이나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선수다.
톰슨의 거취는 듀란트의 행선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커리, 드레이드먼드 그린 등 스타들이 즐비한 골든스테이트는 현재 샐러리캡이 포화를 넘어선 상태에 이르렀다. FA 자격을 취득하는 듀란트와 톰슨을 동시에 잡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이에 팀이 에이스 듀란트를 잡는다면 톰슨은 필연적으로 팀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듀란트가 떠난다면 프랜차이즈 스타 톰슨의 잔류 확률은 높아진다.
동부 컨퍼런스에선 토론토의 카와이 레너드에게 가장 많은 눈길이 쏠린다. 1년 전 그는 부상 진위 여부를 두고 전 소속팀 샌안토니오와 지리멸렬한 논란을 벌여온 끝에 토론토로 트레이드된 바 있다. 1년에 가까운 부상과 재활, 휴식으로 그의 성공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시즌 토론토에서 다시 한 번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팀을 컨퍼런스 2위로 이끌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중 팀을 컨퍼런스 챔피언십으로 이끈 2라운드 7차전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성공시킨 버저비터는 백미였다.
그럼에도 레너드와 토론토의 아름다운 동행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레너드가 토론토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다음 시즌 그의 행선지에 대한 말들이 수없이 오가고 있다.
#‘우리도 FA 슈퍼스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으로 눈물을 흘린 스타들 중에서도 FA 시장에 나설 수 있는 이들이 있다. 이번 시즌 더 이상 남은 경기가 없기에 이적을 놓고 본격적인 ‘주판알 튕기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첫 손에 꼽히는 스타는 보스턴 셀틱스의 카이리 어빙이다. 어빙이 이끄는 보스턴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유력한 동부 컨퍼런스 우승 후보로 꼽혔다. 기대와는 달리 이따금씩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고 정규시즌 4위에 그쳤다.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도 밀워키에 철저히 밀렸다. 이에 보스턴이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와 함께 어빙의 잔류가 예상됐지만 신통치 않은 결과에 이적설이 점점 불거지고 있다.
레너드에게 통한의 버저비터를 얻어 맞으며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필라델피아의 지미 버틀러 또한 플레이어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시작을 미네소타에서 시작했으나 팀원들과 불화를 겪으며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된 바 있다. 합류 이후엔 팀의 전력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럼에도 만족감은 충분하지 않은 듯 했다. 지난 1월 “내일 점심으로 뭘 먹을지 모르듯이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라는 말로 필라델피아 팬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이들 외에도 알 호포드(보스턴), 마크 가솔(토론토), 크리스 미들턴(밀워키), 켐바 워커(샬럿), 디안드레 조던(뉴욕) 등이 준척급 FA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맞붙었던 카와이 레너드(왼쪽)과 지미 버틀러도 FA 선언을 할 수 있는 슈퍼스타다. 연합뉴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스타들이 시장에 나오면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팀이 있어야 이적이 이뤄지는 법이다. NBA는 축구로 대변되는 유럽 스포츠 시장과 달리 일종의 급료 제한인 샐러리캡이 존재한다. 스페인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스타들의 집단’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비교해서도 샐러리캡 관련 규정이 엄격한 축에 속한다. 돈이 많다고 해서 스타 선수들을 무조건적으로 수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대 최대 FA 시장이 예고되며 가장 주목받는 팀은 뉴욕 닉스다.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상위권 스타들에게 모두 이른바 ‘침을 발라놨다’는 현지 뉴스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뉴욕은 세계 최대 도시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대표적 ‘빅 마켓’ 구단으로 재정적인 면에서도 걱정거리가 없다. 또한 최근 2~3년간 팀 간판선수들을 트레이드로 내보내며 샐러리캡을 여유 있게 비워뒀다. 2명 이상의 영입도 가능하다. 듀란트의 ‘돈’ 발언에 ‘부자 구단’ 뉴욕이 유력 행선지로 점쳐지기도 했다.
레너드, 어빙, 버틀러도 뉴욕과 연결된 바 있다. 레너드는 지난 시즌 장기간의 부상치료를 위한 장소로 뉴욕을 선택하기도 했다. 어빙은 학창시절을 뉴욕 연고 뉴저지에서 보냈다. 과거 클리블랜드 시절부터 끊임없이 뉴욕과 연결돼 온 이유다. 버틀러도 과거 뉴욕행 트레이드를 요청한 전력이 있다.
또 다른 스타들의 행선지로 꼽히는 도시는 로스앤젤레스다. 뉴욕과 더불어 손꼽히는 빅마켓인 LA는 온화한 기후까지 더해 선수들이 선호하는 연고지 중 하나다. 이번 시즌에 앞서 LA 레이커스로 적을 옮긴 ‘킹’ 르브론 제임스의 선택에 “선수 은퇴 이후 개인 사업까지 고려한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기도 했다.
닉스와 마찬가지로 2명 이상의 스타를 수집할 수 있는 팀으로는 LA 클리퍼스가 떠오르고 있다. 넉넉한 샐러리캡, 탄탄한 선수층 외에도 ‘조금은 덜 극성맞은 팬들’의 존재가 레이커스 보다 비교 우위로 작용하고 있다. 레이커스 팬들은 최근 구단 운영에 불만을 품고 단체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리그 대표 명문인 레이커스는 여전히 모든 NBA 선수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팀이다. 지난 수년간 침체기를 겪었던 레이커스는 올 시즌부터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침체기를 겪으며 많은 유망주들을 모았다. 이에 더해 올 시즌 영입한 제임스와 함께 1명의 슈퍼스타가 더 합류한다면 구단의 과거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꿈을 품고 있다. 이미 제임스와 클리블랜드에서 파이널 우승을 합작했던 어빙이 레이커스와 연결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