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 살 빼놓고 식이요법·운동으로 살 뺐다고 거짓말…초호화 결혼식도 알고보니 PPL
모닝 토크쇼 ‘더 뷰’ 출연 당시 스타 존스
저널리스트이자 TV 진행자이며 작가인 스타 존스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62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난 그녀는 원래 검사였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브루클린의 킹스 카운티에서 각종 범죄를 다루던 존스는 TV에 사건에 대한 코멘트 인터뷰이로 등장하면서 처음으로 전파를 탔다. 이후 NBC 뉴스 법률 자문으로 활동하던 그녀는 1994년에 법정을 배경으로 하는 토크 쇼 ‘존스 앤 주리’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방송인의 길을 걷는다. ‘존스 앤 주리’는 겨우 한 시즌 방영되었지만 큰 의의가 있었다. 법률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흑인 여성이 사회자 역할을 한 건 ‘존스 앤 주리’가 역사상 최초였기 때문이다.
스타 존스의 지명도는 TV 뉴스 매거진 ‘인사이드 에디션’을 통해 급상승한다. 이때 O.J. 심슨 사건이 터졌는데, 민사 재판 기간 동안 심슨을 직접 인터뷰한 사람은 그녀가 유일했다. 그녀는 전국구 스타가 되었고, 1997년 ABC 방송사의 모닝 뉴스 쇼 ‘더 뷰’의 일원이 된다. 미국 방송가의 전설인 바바라 월터스가 야심 차게 기획한 ‘더 뷰’에서 스타 존스는 특유의 위트와 당당한 보스 기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시기 스타 존스는 급격하게 체중이 불어났다. 2003년엔 139킬로그램에 달해 초고도 비만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이후 3년 동안 무려 73킬로그램을 줄였다. 체중의 절반 이상을 감량한 엄청난 다이어트였고, 스타 존스는 165센티미터의 키에 66킬로그램의 균형 잡힌 외모를 가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어떻게 다이어트에 성공했는지 궁금해했고, 존스는 2006년 어느 라디오 인터뷰에서 식이요법과 필라테스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그녀는 2003년 8월에 위를 작게 자른 후 소장을 연결하는 ‘위 우회술’ 수술을 받았다. 2006년에도 혹시 수술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지만, 스타 존스는 단호히 부정했고, 적게 먹으며 열심히 운동한 결과라는 걸 강조했다. 거짓말이었다.
스타 존스는 몸무게 137킬로그램에서 3년 동안 무려 73킬로그램을 감량했다.
2004년 결혼식도 구설수에 올랐다. 스타 존스는 2004년 11월 13일 투자은행 간부인 알 레이놀즈와 결혼했는데, 결혼 몇 달 전부터 ‘더 뷰’를 통해 자신의 결혼 사실을 이야기했다. 결혼식은 진정 화려했다. 뉴욕의 성 바솔로뮤 성당, 500여 명의 하객, 세 명의 신부 들러리 대표, 12명의 신부 들러리, 두 명의 주니어 들러리, 세 명의 신랑 들러리 대표, 12명의 신랑 들러리, 세 명의 신랑 측 주니어 들러리, 여섯 명의 하인, 네 명의 반지 운반자, 네 명의 화동….
이 엄청난 이벤트에 30개가 넘는 업체가 스폰서로 참여했는데, 알고 보니 그 업체들은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스타 존스가 스폰서 대가로 언급했던 곳들이었다. 일종의 PPL이었던 셈. 공적인 방송을 통해 자신의 사익을 취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지만, 스타 존스는 당당했다. 방송 관련 규정을 어기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합법적인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적법성 여부 이전에 윤리와 도덕의 문제였다. 대중은 서서히 스타 존스에게 등 돌리기 시작했다.
그런 이유였을까? 2006년 스타 존스는 ‘더 뷰’에서 하차하게 된다. 그러자 존스는 각종 인터뷰를 통해 부당 해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9년 동안 모닝쇼의 일원이었던 스타 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감도가 눈에 띄게 낮아진 건 사실이었다. 여기엔 방송을 사유화했던 뻔뻔함이 한몫했고, 급격한 체중 감량에 대한 의혹도 만만치 않았다. 한편 ‘더 뷰’에서 나간 스타 존스는 트루TV에서 자신의 쇼를 기획했지만 6개월 만에 막을 내려야 했다. 그녀는 서서히 잊히고 있었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극약 처방이었을까? 2007년 그녀는 여성 잡지 ‘글래머’와의 인터뷰에서 진실을 털어놓았다. 2003년 8월에 수술을 받았으며, 식이요법이나 운동은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밝힌 것.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관심을 되돌린 셈이었다. 그러자 과거 ‘더 뷰’를 함께 했던 바바라 월터스가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와 이런 말을 했다. 자신들은 스타 존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감출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스타 존스의 부탁 때문이었는데, 어쩌면 그러한 거짓말 때문에 ‘더 뷰’에서 스타 존스가 점점 시청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 존스는 자신이 확신에 찬 모습과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체중이 늘면서 의기소침해졌고, 그럴수록 점점 침울한 성격으로 변해갔기에 어쩔 수 없이 수술을 선택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팬들을 실망시킬 것 같아 거짓말을 했고, 만약에 그렇게 실망시키면 자신의 인생 자체가 실패로 돌아갈 거라는 강박에 사로잡혔다고 고백했다. 정말 그런 이유였을까? 아무튼 그녀는 사소한 거짓말들로 인해 스타덤에서 내려와야 했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