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사-투자자 만남 주선…‘지덕체+무거운 입’ 갖춘 접대여성 적재적소 투입 주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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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마담은 10명의 화류계 여성을 부른 것일까. ‘스트레이트’에 이 내용을 알린 제보자는 “YG 측과 친분이 깊은 유흥업소 관계자인 정 마담이 이들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YG 측은 “당시 식당과 클럽에 간 건 사실”이라고 밝히면서도 “(그 자리에) 여성들이 왜 참석했는지는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시 말해 YG가 정 마담을 통해 화류계 여성 10명을 부른 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정 마담이 그들을 왜 불렀는지 모른다는 것. 다만 정 마담과의 친분 자체는 인정했다. 이날 방송에서 양 대표는 “정 마담과 아는 사이가 맞지만 여성들이 왜 참석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정 마담은 누구일까. 그를 화제의 중심에 서게 만든 ‘스트레이트’ 측은 “소위 텐프로라고 하는 가라오케 업소를 운영하며 (접대)여성들을 관리하고, 여성들을 투입시키는 일을 한다”고 설명하며 “정재계 쪽에도 끈이 있다고 정평이 나 있다”고 밝혔다. YG 소속 연예인과 관계자들과도 두루 친분이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취재 과정에서 연예관계자들은 ‘정 마담’에 대해 자세한 언급은 자제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중히 기다려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대부분 정 마담이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연예계와 화류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로 다양한 영역에 상당한 인맥을 보유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심 마담과 정 마담 외에도 업계에서 유명하거나 과거 유명했던 ‘마담’들이 여럿 더 있다는 얘기도 접할 수 있었다.
여기서 마담이란 대부분 유흥업소의 마담을 얘기한다. 룸살롱 등 유흥업소 가운데 제법 규모가 큰 곳들은 한 명의 마담이 여러 명의 새끼마담을 데리고 일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나의 업소를 여러 명의 새끼 마담들이 나눠서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를 총괄하는 마담이 존재하는 것. 새끼 마담으로 시작해 단골 고객이 쌓이고 고객층도 수준이 높아지면 정식 마담으로 거듭나게 된다. 어떤 VVIP 단골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수준의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되는지가 결정되고 그렇게 레벨이 올라갈수록 더 수준 높은 접대 여성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중견 유흥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VVIP급을 비롯해 탄탄한 단골 고객층을 확보한 마담에 대한 쟁탈전이 유흥업계에서 치열하다. 정말 돈 많은 손님들은 가게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그들이 믿는 마담을 따라간다. 당연히 이 바닥에서 잘나간다 싶은 접대여성들도 명성 있는 마담과 일하며 더 수준 높은 손님을 만나고 싶어 한다. 최고 수준의 마담으로 명성을 얻게 되면 유흥업계에서 정말 막강한 힘을 갖게 된다. 정 마담도 바로 그런 케이스 가운데 하나라고 보면 된다.”
연예계와 화류계는 오랜 시간 교류하며 공생해온 관계다. 그렇지만 양측을 매개하는 촉매제 역할을 담당하던 이들은 크게 변했다. 과거에는 조폭이 그 중간 역할을 맡았다면 지금은 사업가나 투자자 등이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연예기획사의 사업 구조가 달라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연예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연예인의 활동이 주된 포인트이던 시절에는 밤무대 등 유흥업소를 장악한 조폭과의 비즈니스가 많았으며 정재계와 연예계의 중간 다리 역시 조폭들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연예기획사들이 기업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젠 연예기획사들이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벌이며 이를 위해 소속 연예인의 유명세를 활용하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영역의 사업가와 투자자들이 비즈니스 파트너다. 과거에는 정치권이 연예인의 술 접대를 요구했다면 이제는 연예기획사가 스스로 소속 연예인을 술자리에 데리고 나가 사업가나 투자자들에게 술을 따르게 만든다. 유흥업계가 그런 과정의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 VVIP 고객인 사업가나 투자자와 연예기획사 관계자의 만남을 주선하고 그런 자리에 접대여성을 챙겨준다. 이런 과정에서 소속 연예인이 술자리에 소리 소문 없이 참석할 수 있도록 상황을 정리해주는 것 역시 유흥업계 관계자, 대표적으로 마담이라 불리는 이들의 역할이다.”
연예관계자들은 연예계에서 인정받는 마담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믿을 만한 여성’의 공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요한 자리인 만큼 외모와 매너, 그리고 대화 수준을 맞춰 줄 지적 매력까지 갖춘 여성이 필수이며 더욱 중요한 부분은 비밀 보장이 돼야 한다는 것. 그런 접대여성을 적절한 자리에 투입해주는 마담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한다. 앞서의 유흥업계 관계자도 그 역할론에 주목하고 있었다.
“마담이라 불리는 이들의 힘은 애들(접대여성) 관리다. 그게 돼야 VVIP 고객도 쌓이고 인맥도 화려해질 수 있는 것이다. 애들을 적절한 자리에 잘 맞춰 넣어주고 비밀보장 등의 사후 관리도 철저해야 한다. 정 마담이 그날 저녁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아무래도 핵심은 누가 10명이나 애들을 부르라고 요청했느냐일 것이다. YG가 마련한 저녁과 술자리라면 정 마담은 YG의 부탁을 받았을 것이며 그래서 MBC도 그렇게 보도했을 것이다. 반면 양 대표와 싸이는 본인들도 초대받아 저녁 자리에만 동석했을 뿐이라고 한다. 결국 핵심은 그 자리를 누가 왜 마련한 것이냐다. 마담이라는 이들은 누군가의 확실한 오더가 있어야 애들을 부른다. 그 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오더를 하지 않았는데 정 마담이 스스로 애들을 부르진 않았을 것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