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실적 개선 두 가지 숙제…금호타이어 “더블스타의 추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비용 절감 중”
하지만 김종호 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해 12월 사임하면서 더블스타 측이 금호타이어 경영에 개입한다는 뒷말이 나왔다. 당시 강은미 전 정의당 부대표는 “금호타이어 이사회에서는 영업실적 저하와 경영정상화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외영업 본부장 등 임원을 해임했고, 김종호 회장은 사임했다”며 “최근 신임 대표이사에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와 전혀 관련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지난 2월, 김 전 회장의 후임으로 전대진 금호타이어 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전 사장은 1984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30년 이상 일했기에 낙하산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인물이다. 2013년 중국생산기술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어서 중국과의 인연도 있다. 당시 금호타이어는 “순조로운 경영정상화 활동을 위해 이번 대표이사 선임을 결정했다”며 “앞으로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호타이어가 밝혔듯 전 사장은 노사관계 개선과 실적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금호타이어의 매출은 549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6250억 원에 비해 줄었다. 또 14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아직 2분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타이어 업계의 전망은 좋은 편이 아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지역에서 부진한 타이어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특히 중국과 유럽의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면서 OE(신차용) 타이어 판매도 저조하다”며 “단 미국은 경기호조에 힘입어 RE(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선방 중이다”라고 전했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는) 이사회를 주축으로 원가를 제로베이스에 놓고 새롭게 구성하고 있으며 더블스타와의 시너지 등 미래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주주 변경 이후 1년 정도 시장이 왜곡되어 있던 부분을 시정하는데 주력해 왔고 올해부터는 정상화 프로세스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그간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수주량을 유지했다. 하지만 더블스타가 인수한 후에는 재고를 최대한 줄이고 제품 단가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당장의 타이어 생산량과 매출은 줄었지만 올해 2분기부터 금호타이어의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부채비율도 지난해 3월 354.87%에서 올해 3월 205.12%로 하락했다. 표면적으로는 전 사장이 나쁘지 않게 경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의 부채 총액도 지난해 3월 3조 5216억 원에서 올해 3월 2조 8418억 원으로 줄었다. 그런데 이는 유동부채(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2조 3295억 원에서 1조 865억 원으로 크게 줄어든 덕분이고, 비유동부채는 1조 1921억 원에서 1조 7553억 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후 기존 단기차입금들이 약정 기간을 거쳐 장기차입금으로 많이 전환됐다”며 “상환 일정에 따라 부채를 상환하고 있어서 현재 회사 빚은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더블스타의 매출은 2017년 39억 7251만 위안(약 6800억 원)에서 2018년 37억 2247만 위안(약 6380억 원)으로 하락했고, 순이익도 1억 928만 위안(약 187억 원)에서 2751만 위안(약 47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현금흐름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 추가 지원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더블스타는 국영기업이기에 정치적인 이슈라는 변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더블스타 인수 초기에 자금을 지원 받기는 했지만 그 이후부터 추가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더블스타는 대주주이긴 하지만 독립경영을 보장 받는 걸 약속했고, 현재도 독립적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6월 중국에서 프리미엄 컴포트 타이어 4종의 중국형 신제품을 공개했고, 지난 7월 11에는 기아자동차 신형 SUV인 셀토스에 OE 타이어를 단독 공급한다고 밝히는 등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변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금호타이어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금호타이어 노사갈등 언제 해결되나 금호타이어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종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지난 5일 금호타이어는 일부 노조 간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사측에 개인보호구 지급을 요구하면서 조합원들을 휴게실에 대기시킨데 따른 것이다. 이에 금호타이어 노조는 맞고소로 응수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금호타이어 노조 간부 120여 명이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어 “노사특별합의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경영정상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산업은행에게 책임을 물었다. 또 지난 3월에는 금호타이어가 불법집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측은 “조합원들의 건강권에 대한 당연한 권리를 주장했음에도 고소까지 진행한 것은 향후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가려는 사측의 의도로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단체교섭 중에 있고, 현장에서 지켜지는 기초 근무 질서 등이 있는데 이를 준수하는 차원의 원칙에 의거해서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달 말부터 성형수당 지급기준, 퇴직금 중도인출 등에 대해 단체교섭에 들어갔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협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