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파티게임즈 상폐 위기…소액주주들, 집단 손배+‘캐시카우’ 지키려 가압류 소송까지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범LG가 3세 구본현 씨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가운데, 구 씨에 의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 (주)모다와 파티게임즈의 소액주주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은 파티게임즈 홈페이지 캡처 화면.
거래정지 상태인 ㈜모다는 지난 11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공시했다.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모다는 김완태 등 이사후보 2인과 사외이사 1인의 선임 안건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다는 앞서 지난 6월 11일 김완태 외 4명으로부터 주주총회 결의 취소와 관련해 경영권분쟁소송을 제기 당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모다는 지난 3월 29일에도 주총을 열고 이사회가 추천한 김정식 사내이사와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김완태 사내이사 포함 3인, 사외이사 1인 등 총 5명의 선임 안건을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사회 추천 후보인 김 사내이사 선임 안건만 원안대로 가결됐고, 주주제안 추천 인사들은 모두 부결됐다.
지난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으로 추천됐던 김완태 사내이사가 이사회 추천으로 다시 이사후보에 오른 것은 경영권분쟁소송과 관련 있어 보인다. 모다 주주들은 김완태 이사 선임을 통해 회계장부를 비롯한 경영상황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모다 관계자는 주주총회와 소송에 관한 질문에 “할 말이 없다”며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모다의 자회사 파티게임즈는 지난 19일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상장폐지 결정 무효 확인소송에서 패소했다. 파티게임즈는 즉각 항소한다는 뜻을 밝혔다. 파티게임즈는 앞서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현재 주식거래정지 상태다.
파티게임즈가 상장폐지 결정 무효 확인소송을 패소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파티게임즈의 소액주주 250여 명은 현재 파티게임즈에 대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상폐 위기를 맞게된 것은 전 경영진의 비리 때문이지만, 현 경영진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한다.
파티게임즈 한 소액주주는 “구 경영진이 물러가고 교체된 현 경영진 또한 투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늘리기보다는 파티게임즈의 우량 자회사를 매각하려 하고 있다”며 “자회사를 매각하면 회사 회생이 더욱 어려워지는데, 회사에 남은 자산을 처분해 채권을 회수하고 엑시트(탈출) 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구본현 전 엑사이엔씨 대표. 일요신문DB
파티게임즈는 2018년 말 기준 비엔엠홀딩스의 지분 89.64%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경영효율화 및 재무구조개선을 목적으로 주식회사 포스링크에 비엔엠홀딩스를 매각키로 했다. 파티게임즈가 보유한 비엔엠홀딩스 주식 79만 2836주와 경영권(처분금액 530억 6700만 원), 파티게임즈의 자회사 IMI Exchange LLC가 보유한 100만 1주(처분금액 669억 원)를 총 1200억 원에 매각한다는 것. 이에 따른 양도 및 처분예정 일자는 2019년 3월 22일이었다.
이에 파티게임즈 소액주주들은 지난 2월 8일과 4월 3일, 두 건에 걸쳐 비엔엠홀딩스의 지분에 대해 가압류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2월 22일과 4월 12일 각각 인용됐다. 이후 예비 인수자였던 포스링크 또한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며 결국 매각은 보류됐다. 포스링크는 지난 2월 8일 이후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신앤유의 김길영 변호사는 “현 경영진이 진정으로 상장폐지를 막고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있다면 구 경영진이 횡령해 피해가 생긴 부분을 메우고 투자를 해야 한다”며 “파티게임즈의 중요자산인 비엔엠홀딩스를 합병하는 방법 대신 매각하려 시도하는 등의 태도를 보여 주주들의 불안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의 신속한 판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구다스의 손’ 구본호 돌아왔다 최근 범LG가 3세 구본호 씨의 투자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구 씨는 LG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 구정회 씨의 손자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는 7촌 지간이다. 앞서 주가조작 등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구본현 씨와는 6촌 관계다. 구 씨는 전 범한판토스 부사장으로 현재 판토스홀딩스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구 씨는 과거 코스닥시장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렸다. 구 씨가 투자하는 주식이 모두 고공행진을 했던 것. 2007년에는 레드캡투어와 엠피씨 등에 500억 원을 투자해 2000억 원대의 이익을 거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구 씨는 2008년 주가조작에 관여해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로 구속돼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구 씨의 행보는 코스피 상장사인 이아이디 투자다. 구 씨가 소유한 레드캡투어의 계열사 케이케이홀딩스는 지난 6월 27일 이아디이 주식 6.55%를 매입하고, 지난 3일 지분 5.5%를 추가로 매입했다. 구 씨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자 이아이디 주가는 지난 11일부터 16일 30%가량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 씨 효과’를 경계하는 모습이 보인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에게 이아이디 매집을 추천하는 문자가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어 작전세력의 존재가 의심된다는 것.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여러 투자자들이 본인이 받은 문자를 캡처해 게재하는 등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아디이 매집 추천 문자를 받았다는 한 투자자는 “전형적인 작전주로 의심된다”며 “문자를 믿고 매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다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