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 외 영유아 아토피에 사용, 업체 “개선 통해 오존 방출 기준치 이하로 떨어뜨려”
올봄 한 매체는 H 국가공인시험기관의 조사결과를 통해 국내에 시판되는 이온 원리를 활용한 피부미용기 제품들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오존 기준치인 0.05ppm 이하를 최대 일곱 배까지 웃도는 오존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오존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이미지=환경부
이 제품들은 성인들의 피부미용 목적 외에도 아토피가 있는 영유아들에게 사용되는 중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실제 얼굴에 제품을 대고 사용하면서 오존이 발생할 경우 코와 입 등 호흡기관을 통해 직접 흡입된다는 점에서 논란은 야기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히 미용 목적일 경우 하루에 약 10분 정도 사용하는 게 보통이지만 아토피가 있는 영유아들은 가려울 때마다 이 제품들을 사용해 길게는 30분, 1시간씩 사용하기도 한다.
환경부의 ‘오존이 인체 건강 및 식물에 미치는 영향’에 보고서에 따르면 오존이 0.2~0.8ppm이면 눈에 자극이 가고, 0.3ppm이면 호흡기 자극과 가슴 압박을 느끼게 된다.
영유아의 경우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존은 천식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연구팀(안강모 교수·김영민 박사)은 서울에 살면서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5세 이하 어린이 177명을 17개월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오존과 아토피 피부염 사이에 상관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온 원리를 활용한 피부미용기에 대한 오존 측정방법이나 기준치가 정립되어 있지 않아 한국소비자원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실정이다. 공기청정기에 대한 오존 관련 기준은 있지만 피부에 직접 대고 사용하는 피부미용기에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온 원리를 활용한 피부미용기 제품들을 한때 총판했다는 A 업체 관계자는 “판매한 제품들이 오존 기준치를 초과 검출됐다는 보도를 보고 판매를 중단했다.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에 리콜 실시를 요구했으나 자체 규정과 실험 결과를 가지고 문제없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며 리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피부미용기와 관련한 국가 표준기준을 하루속히 제정하고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온 원리를 활용한 피부미용기를 생산 공급하는 B 업체 관계자는 “당사 제품의 오존 발생에 대해 알고 있다. 여러 차례 오존 방출량을 검사하고 이를 반영해 제품을 개선해왔다”며 “국가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제품에서 발생하는 오존을 측정한 결과 평균값이 WTO 기준치의 14%에 그치는 수준으로 검출됐다. 오존의 위험성은 몇 시간 노출됐을 경우에 나오는 얘기다. 당사 제품은 10분 정도 사용에 그친다”고 해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