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시트’서 이미지 변신…“액션신 찍으며 체력 달려 눈물 쏟아”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의 활동이 줄어든 반면 윤아는 최근 드라마나 영화 출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중 흥행 대결이 가장 치열한 여름 극장가에도 처음 출전한다. 올해 여름 송강호부터 박해일, 유해진, 류준열 등 쟁쟁한 배우들이 포진한 틈에서 7월 31일 개봉하는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제작 외유내강)의 주연으로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다.
‘엑시트’는 도시를 덮친 유독 가스 테러를 맞닥뜨린 두 남녀의 이야기다. 대학 산악 동아리 선후배인 이들은 하늘로 치솟는 유독 가스를 피해 건물 옥상을 넘나들면서 재난을 헤쳐 나간다. 드라마에서는 주로 청순미 넘치는 주인공을 맡아온 윤아지만 영화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 웃기고 망가지기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영화가 시작할 때 입은 유니폼 단벌로 끝까지 버티는 윤아의 모습 역시 이색적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윤아는 “망가지는 모습도 그 자체로 예쁘게 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보이는 것에 대해 의식하지 않아서인지 아주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 “몇날 며칠 뛰는 장면, 체력 한계 탓에 눈물 쏟아”
윤아는 고등학생 때인 2007년 18살에 소녀시대로 데뷔했다. 국내를 넘어 일본 등 아시아 시장까지 석권한 한류 걸그룹으로 지난 10년을 보냈다. 물론 그 사이 틈틈이 연기활동을 병행했고 ‘사랑비’ ‘총리와 나’ ‘왕은 사랑한다’ 등 드라마의 주연도 맡았다. 연기를 병행하는 아이돌 스타들이 그렇듯, 스크린 데뷔는 경력에 비해 늦은 편이다. 불과 2년 전 현빈 유해진과 함께 출연한 ‘공조’가 시작이다. 당시 유해진의 ‘백수 처제’ 역을 맡은 윤아는 비중이 적은 조연에 불과했지만 의외의 코믹 연기 실력을 드러내 주목받았고, 마침 영화가 780만 관객 흥행까지 이루면서 영화계의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윤아는 스스로도 “‘공조’를 통해 많은 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작정하고 코미디를 하겠다! 그런 건 아니었는데 코미디를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한 연기가 코믹 연기인 줄도 몰랐는데 말이죠. 하하! 그 때부터 저한테 ‘재밌는 애’라는 이미지가 생긴 것 같아요. 코믹한 모습은 사실 남들은 모르는 평소 제 모습이기도 해요.”
영화 ‘엑시트’ 홍보 스틸 컷
뜻밖의 코믹 재능은 ‘엑시트’로도 이어진다. 영화에서 윤아와 투톱 주연을 맡은 조정석은 번번이 취직에 실패하면서 가족의 구박을 받는 취업준비생. 조정석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우연히 재회한 둘은 도시를 뒤엎는 유독 가스를 피해 옥상을 뛰어다니면서 웃음과 눈물을 동반한 ‘짠내 폭발’ 재난 탈출극을 완성한다.
“촬영하기 전 클라이밍을 배우고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도움을 받았다”는 윤아는 “와이어 액션은 할 만했지만 뛰는 장면은 몇 날 며칠 찍다보니까 양쪽 다리가 퉁퉁 부어서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지경까지 됐다”고 돌이켰다. 하루는 촬영장 한편에서 몰래 눈물을 쏟기까지 했다고.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아서였다.
비록 체력의 한계에 직면했지만 영화에서 윤아는 재난의 위기에 맞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희생도 기꺼이 감내한다. 호감을 가진 이성을 향해서도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는 적극적인 인물. 윤아는 “실제 모습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서 “(이성에) 호감을 가질 때도 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 “소녀시대 덕분에 지금 더 행복하고 여유로워”
최근 연기활동에 주력하고 있지만 사실 윤아와 소녀시대는 뗄 수 없는 관계다. 비록 지금은 그룹 활동을 멈춘 상태이고, 수영이나 서현 등 멤버들이 다른 소속사로 이적해 각자 활동하고 있지만 소녀시대는 윤아를 상징하는 여전한 울타리다. 멤버들을 떠올릴 때면 남다른 마음이다. “이제는 서로를 다 이해하고 존중하는 그야말로 ‘동료’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물론 문득 대학 생활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미 아이돌 스타로 유명세를 얻은 뒤 대학(중앙대학교 연극학부)에 입학한 탓에 그는 학교에 갈 때마다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고 했다.
“사실 특별한 추억이 없어요. 가끔 학교에 가서 밥을 먹을 때면 학생들이 저를 보기도 했고요. 같은 학번 친구들이랑 수업도 더 받아보고 캠퍼스 추억도 만들면 좋았을 텐데, 아쉽죠. 고등학교 땐 방송반 활동이 정말 하고 싶었어요. 점심시간에 음악 소개하는 일!”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지금 윤아는 확실한 가치관도 세워가고 있다. 어떤 작품이든 그 현장, 함께 하는 사람들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생각은 갈수록 굳건해진다. 이번 ‘엑시트’를 통해 가장 받고 싶은 평가 역시 “작품에 잘 어우러졌다”는 말이라고 한다.
“데뷔 초에는 낯을 많이 가렸어요. 이쪽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보니 그 상황에 적응하게 됐고. 이제는 사람들에게도 먼저 다가가고 있어요. 만약 누군가 먼저 다가와 준다면? 그럼 더 빨리 친해지는 거죠!”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