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김창완 동성 스토커에 10년 넘게 괴롭힘 당해…김종진 스토커는 아내 이승신 가격
연예인을 향한 스토커의 병적인 집착 사례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수년간 스토커 피해에 시달린 연예인들이 공권력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여러 번이다. 배우 김미숙은 스토커라는 개념이 채 정립되기도 전 자신을 수년간 괴롭힌 여성을 경찰에 신고했고, 가수 김창완도 자신을 오랜 기간 따라다닌 스토커의 공격으로 인해 물리적인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드러내놓고 스토커의 존재를 공개하거나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일 뿐이다. 말 못할 고통에 시달리는 연예인들도 있다. 처음엔 그저 ‘팬이겠거니’하고 참아왔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 김숙 “악의적인 루머 퍼트리고 지속적인 괴롭힘”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김숙은 오랜 연예활동의 경력으로 어떤 자리에서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놓기로 유명하다. 털털한 성격답게 팬들과도 워낙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기회 있을 때마다 만나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누구보다 대중과도 친숙한 그가 상당히 오랜 기간 스토커 피해를 당해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을 던졌다.
연합뉴스
김숙은 7월 11일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를 통해 “악의적인 비방과 스토킹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며 “최근 집으로 찾아오기까지 하면서 그 정도가 심해져 당사자(스토커)를 고소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김숙을 향해 시작된 스토킹은 약 10개월 동안 줄기차게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스토커는 김숙과 관련한 악의적인 루머를 만들어 온라인에 유포하고, 김숙이 출연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 게시판에도 근거 없는 루머와 비방성 글을 게재해 소문을 만들어냈다. 단순히 악성 댓글 수준을 넘어서는 행동에 김숙은 상당한 고통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관계자는 “김숙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혹시 있을지 모를 2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 접근금지가처분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고소가 진행 중인 만큼 피해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과 설명은 일일이 언급할 수 없다는 점에는 양해를 구했다.
사실 유명 스타를 줄기차게 따라다니면서 벌이는 스토킹 피해는 그간 연예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다.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때때로 단순히 팬으로 치부하기엔 도를 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연예인들은 이를 신고하는 대신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인내하는 쪽을 택했다. 배우들이 여럿 소속된 한 매니지먼트 대표는 “스토킹 피해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주 일어나지만 얼굴이 널리 알려진 유명인의 처지에서 감내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왔다”며 “아무래도 이미지를 먼저 고려해야 하는 연예인의 숙명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준선 기자
그럼에도 ‘사건’은 어김없이 터졌다. 국내 연예계에서 스토킹 피해를 가장 먼저 알린 주인공은 밴드 산울림 출신의 가수이자 배우인 김창완으로 꼽힌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한 남성으로부터 10년 넘도록 괴롭힘을 당한 그는 견디다 못해 경찰에 신고했고, 해당 스토커가 구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상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김창완의 스토커는 출소한 뒤에도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 심지어 2000년 9월 김창완의 집에 몰래 들어가 몸싸움 끝에 김창완의 코뼈를 부러뜨려 1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겪지 않은 사람은 짐작할 수 없는 스토커 피해를 두고 김창완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숨 쉬고 사는 일이 마치 창살 없는 감옥에 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스토커 피해가 대부분 동성 연예인을 향해 이뤄진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배우 김미숙은 2007년 9월 자신을 17년간 스토킹하면서 괴롭힌 여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 역시 처음엔 팬인 줄로만 알고 잘 대해 주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도가 지나치는 행동을 벌였다고 털어놨다. 김미숙은 2013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스토커 피해에 대해 처음으로 고백해 주목받았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겨울에 혼자 서 있는 게 안쓰러워서 내 차에 잠깐 앉아있으라고 했더니 ‘언니 저 손 좀 만져 봐도 돼요?’라고 물었다. 손을 만지는 건 이상하니까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었는데 손을 잡더니 쓰다듬었다. 그때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고 떠올렸다. 스토커의 집착은 그 뒤로도 계속됐다는 게 김미숙의 설명이다. 큰 아이 임신 당시 자신의 집에 찾아와 무작정 안으로 들어오려는 것을 몸으로 막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김미숙은 더는 참지 않고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했고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유명 밴드의 멤버들도 종종 스토커에 시달린다.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의 아내인 연기자 이승신은 2007년 남편의 공연을 관람하던 도중 공연장에서 피습을 당했다. 평소 김종진에 과도한 집착을 보인 여성 스토커로부터 머리 뒷부분을 갑자기 가격당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이승신은 “스토커에게 피습당한 뒤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해외서도 스토커에 시달리는 유명 스타들은 여럿이다.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은 스타와 스토커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1980년 밤 뉴욕에 있는 자신의 집 앞에서 스토커 마크 데이비드 채프먼이 쏜 총에 맞고 사망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