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 지면 동료 탓 인성 비난하면 “부러워서 그러지?”…인스타 팔로어수 1위 ‘자기애 똘똘’
얼마전 내한해 ‘노쇼’ 사태를 빚었던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에 대한 국내 축구팬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행사 주최 측을 비롯해 유벤투스와 호날두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7월 26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와 유벤투스 FC의 친선 경기에서 슈퍼스타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축구팬들은 호날두가 경기 내내 벤치에서 미동도 하지 않자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축구팬들을 진정 분노케 한 사건은 그후에 벌어졌다. 근육 부상을 이유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호날두가 이탈리아로 돌아간 직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버젓이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영상을 올렸던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축구팬들이 분개하면서 즉각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지만 호날두는 귀를 막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급기야 호날두의 인성을 꼬집고 나서는 사람들도 늘기 시작했다. 실제 호날두는 해외 축구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거만하고 예민하며 지나치게 자기애가 강한 성격의 소유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해외 축구팬들 사이에서 호날두는 과연 어떤 사람으로 비치고 있는지 살펴봤다.
K리그 올스타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에서 ‘노쇼’ 사태를 빚어 국내 축구팬들에게 ‘날강두’라는 닉네임을 얻은 호날두. EPA/연합뉴스
국내 팬들 사이에서 한때 ‘우리 형’으로 불리며 친근한 이미지였던 호날두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대성공을 이룬 그야말로 인생역전의 산 증인이었다. 축구 실력은 두말하면 잔소리요, 팬서비스도 뛰어나고 선행도 베푸는 데다 미남형이기에 모든 것을 갖춘 완벽남으로 불렸다.
그런데 이제 이런 칭찬도 옛말이 되고 말았다. 적어도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말이다. 며칠 사이 호날두는 ‘우리 형’ 대신 ‘날강두’로 불리기 시작했으며, ‘호날두=먹튀’라는 의미로 통하게 됐다. 더욱이 이번 사건을 통해 보여진 호날두의 무례함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과연 호날두는 정말 그렇게 무례하고 거만한 사람일까. 이와 관련, 축구전문 사이트인 ‘골닷컴’은 수년간 심리학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선수의 성격이 경기 실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관심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호날두의 경우에는 인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A형 축구선수’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A형의 특징을 갖고 있는 선수들은 참을성이 없고(성급하고), 타인에 대한 너그러움이 부족하며, 불안감을 잘 느끼고, 경쟁심이 강하며,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 ‘골닷컴’은 비록 성격 유형과 경기 성적을 연관 짓거나, 또는 운동선수에 적합한 성격을 구분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A형의 특징들을 살펴보면 호날두의 모습과 거의 대부분 일치한다고 말했다.
가령 급한 성격부터가 그렇다. 12세 때 포르투갈 명문팀인 ‘스포르팅 CP’에 입단했던 호날두는 그때부터 이미 앞날이 창창한 유망주로 꼽혔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앓고 있던 심장질환이 문제였다. 이에 17세 때 심장 수술을 받았던 호날두는 당시 수술이 잘못될 경우 선수생활이 영영 끝나거나 혹은 기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때문에 수술 후에는 몇 주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푹 쉬어야 한다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성격이 급했던 호날두가 참고 있을 리 없었다. 그는 수술하고 며칠 후에 바로 훈련에 참가했고, 얼마 안 가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경기 도중 종종 보이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모습도 호날두를 대표하는 특징이라고 ‘골닷컴’은 말했다. 이는 경쟁심 강한 성격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호날두는 경기장에서 같이 뛰는 선수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면 곧잘 투덜대거나 격앙된 몸짓을 보이거나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날두는 자신의 경쟁심 강한 천성에 대해서 한번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었다. 자신의 승부욕을 결코 자만심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말한 호날두는 “여자친구와 수영장에 놀러갈 때면 우리는 경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때로는 여자친구를 즐겁게 해주려면 봐주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그냥 이겨버린다. 왜냐하면 나는 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냥 단순한 이유다.”
호날두의 너그럽지 못한 성격은 07/0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포츠머스’의 리차드 휴즈를 머리로 들이받고 세 경기 출전 금지 명령을 받았을 때도 나타났다. 당시 이 사건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던 호날두는 그러면서도 “앞으로는 다른 선수들이 나를 도발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실제 호날두는 그 후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자신의 오만함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를 질투하는 것”이라고 응수하면서 무시하고 있다.
일례로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상대팀 팬들이 호날두가 공을 찰 때마다 메시의 이름을 연호했을 때도 그랬다. 경기 후 관중석에서 메시를 외치는 소리에 어떤 기분이 들었냐는 질문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호날두는 “작년 이맘때 메시가 어디에 있었는지 아세요? 네? 메시는 코파아메리카에서 탈락한 상태였어요. 그것도 자기 나라에서. 그게 더 최악 아닌가요, 네? 그런데도 사람들은 메시가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떠들고 있어요. 하긴 이런 일은 위대한 선수들한테는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죠.”
호날두는 불안감이 상당히 심한 사람이기도 하다. 불안에 떠는 모습은 그가 좌절할 때마다 극명히 드러난다. 쉽게 좌절하는 호날두에 대해 마라도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와 마찬가지로 호날두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종종 자신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생각에 좌절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가령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독일에 0 대 1로 패했을 때가 그랬다. 당시 호날두는 동료 선수들의 잦은 실책에 불만을 표출했고, 급기야 경기가 끝난 후에는 동료 선수들과 함께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곧바로 탈의실로 들어가 버렸다. 이런 호날두의 행동에 비난이 쏟아진 것은 물론이었다. 이에 팀 동료인 나니가 “호날두는 부상을 당해서 즉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급히 경기장을 떠났던 것”이라고 옹호하고 나섰지만 팬들의 실망감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호날두의 거만한 성격에 대해서는 이미 대부분의 팬들이나 비평가들이 모두 인정하고 있는 바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이런 평가에 대해 호날두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행동이나 말을 딱히 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비난을 받을 때면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더욱 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이런 자신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호날두는 “나를 싫어하거나 내가 거만하고 자만심에 가득차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다 내 성공의 일부다. 나는 최고가 되도록 만들어진 사람이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또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사로잡혀 살 수 없다. 그렇게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조차도 전 세계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고 말하면서 자신을 신과 동일시하기도 했다.
또한 2011년 9월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자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는 “내가 부자인 데다 잘생기고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부러워서 그러는 거다. 그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2016년 2월, ‘레알 마드리드’가 라이벌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0 대 1로 패했을 때는 패배의 원인을 동료들에게 돌리면서 비난하기도 했다. 경기 후 호날두는 기자들에게 “만약 우리 팀이 모두 내 수준이었다면 최고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누구에게도 무례하게 굴고 싶진 않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없다면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더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카스, 헤세, 코바치치 등 세 명의 선수를 콕 집어 말했던 호날두는 “나는 카림, 베일, 마르셀루와 함께 뛰는 것을 좋아한다. 루카스, 헤세, 코바치치 같은 선수들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매우 훌륭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자기애가 강한 선수로 유명하다. SNS에는 복근과 허벅지 근육을 강조한 사진들이 가득하다.
호날두의 자기애 강한 성격도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깊게 생각하는 선수는 누구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거울 속에 비친 내 자신”이라고 답할 만큼 자기애가 투철한 사람이다.
호날두의 이런 성격은 특히 SNS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재 전세계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억 7700만 명가량으로, 얼마전 셀레나 고메즈를 제치고 급기야 1위에 올랐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필드 위에서와 맞먹는 수준이다. 호날두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그가 얼마나 자기애가 강한 사람인지, 그리고 얼마나 자부심이 강한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호날두는 거울 보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거울 셀카는 물론이요, 틈나는 대로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곤 할 정도다. 심지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8년 초, ‘레알 마드리드’ 시절 ‘데포르티보 라코루냐’와의 경기에서 상대선수에게 얼굴에 발길질을 당했던 호날두가 급한 마음에 의료진의 진료를 받기도 전에 먼저 한 행동이 있었는데, 바로 휴대전화를 꺼내는 것이었다. 셀카 모드로 얼굴의 상태를 직접 살폈던 호날두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는 듯 보였다.
호날두가 셀카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영상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경기 중간에도 수시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쳐다보곤 한다는 것이 축구 선수들의 설명이다. 가령 ‘스포르팅 CP’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호날두는 경기 내내 대형 스크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의식하더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그런가 하면 한번은 경기 도중 벤치에 앉아 몰래 자신의 동영상을 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2016년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대기하고 있던 호날두는 경기에 집중하는 대신 동영상으로 자신의 경기 모습을 보고 있었다.
복근 사진도 호날두가 자주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단골 사진이다. 주로 일광욕을 하는 토플리스 사진이며, 이런 사진을 올릴 때는 “느긋하게 경치 감상 중”이라는 짤막한 글을 곁들이곤 한다. 복근 사진만큼 자주 올라오는 사진이라고 하면 단연 허벅지 근육 사진이 있다. 반바지를 가능한 높이 끌어올린 다음 허벅지 근육이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식이다.
이런 모든 특성을 고려했을 때 호날두의 성격이 경기장 안팎에서 그의 실력과 행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골닷컴’은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호날두 ’염소(GOAT) 티셔츠‘ 숨은 메시지 “세계 최고는 나야, 나!” 호날두의 최대 라이벌이라고 하면 단연 메시일 것이다. 현존하는 축구계 양대 산맥인 만큼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수여되는 ‘발롱도르’도 각각 5회씩 수상했으며, 극성팬들 사이의 신경전도 매일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항상 메시를 의식하고 있는 호날두는 2017년 ‘발롱도르’ 수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있게 자신이 세계 최고라고 주장했었다. ‘프랑스 풋볼’과의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다른 어떤 선수도 할 수 없지만, 나는 다른 선수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 나보다 더 완벽한 선수는 없다. 나는 좋은 순간과 나쁜 순간 모두에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메시의 소속팀인 ‘FC 바르셀로나’는 “‘발롱도르’와 호날두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우리는 항상 호날두를 훌륭한 선수이자 훌륭한 경쟁자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곳 캄프누에서 우리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매 15일마다 보고 있다. 바로 메시다”라고 응수했다. ‘세계 최고’를 뜻하는 G.O.A.T 글자와 함께 페이퍼 매거진 표지를 장식한 메시. 호날두는 인스타그램에 GOAT 티셔츠가 배경으로 살짝 보이는 사진을 게재했다. 이처럼 ‘누가 과연 세계 최고인가’하는 논쟁은 지난 10년간 끊이지 않았다. 서로 최고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8년 6월, 미국의 유명 패션지인 ‘페이퍼 매거진’이 공개적으로 메시를 ‘세계 최고’로 추켜세운 일이 발생했다. 6월호 표지 모델로 메시를 등장시킨 잡지 측이 염소와 함께 포즈를 취한 메시의 화보를 여러 장 실었던 것이다. 심지어 표지에는 메시의 이름과 함께 G.O.A.T라는 글자를 정확히 인쇄해 놓았다. 메시와 염소를 함께 등장시킨 이유는 자명했다. 바로 ‘염소(goat)’라는 뜻의 G.O.A.T가 다른 말로는 ‘세계 최고(Greatest Of All Time)’라는 뜻으로 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화보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했고, 곧 메시와 호날두 팬들 사이에서는 다시금 논쟁이 일어났다. 이 논쟁에 대응한 것은 호날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직접적인 방법보다는 간접적이고 은밀한 방법을 사용했다. 며칠 후 인스타그램에 호날두는 “스타일에 대한 확신. 내가 가장 좋아하는 #Nike 스니커즈들을 보시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집 거실에서 나이키 운동화 여러 켤레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한 장 올렸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였던 이 사진에는 사실 은밀한 메시지가 하나 숨어 있었다. 바로 뒷배경에 있는 티셔츠 한 장이 그것이었다. 이 티셔츠에는 정확히 GOAT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고, 이를 본 팬들은 호날두가 이 사진을 통해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GOAT였다고 확신했다.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최고’라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를 본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너무 건방지다’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렇다고 신경 쓸 호날두는 당연히 아니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