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들판에 왕따나무 서있는 ‘우음도’도 촬영 명소
세계 3대 공룡알화석 중 하나인 화성시 고정리 ‘공룡알화석산지’ 유적. 사진제공=화성시
[일요신문] 화성은 수도권에 가까우면서도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당일이나, 1박 2일로 가족 연인과 함께 여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여러 여건상 여름 휴가를 갈 수 없는 이들이라면, 휴일에 화성에서 특별한 하루의 힐링 여행을 추천한다.
화성 여행은 세계 3대 공룡알화석 중 하나인 화성시 고정리 ‘공룡알화석산지’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아이들의 생생한 자연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공룡알화석산지는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의 집단 서식지로 공룡알 화석과 파편 200여 개, 그리고 식물화석이 발견됐다. 세계적으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곳은 대부분 중국과 몽골지역이지만 이곳처럼 많은 공룡알 화석이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매우 희귀한 경우다. 게다가 벌로 덮여 있는 부분에는 더 많은 화석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설립하기 위해 세계 3대 국립자연사박물관인 미국 스미소니언재단(SI),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NHM), 프랑스 국립자연사박물관(MNHN)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공룡알화석산지는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공룡알 화석산지의 ‘공룡알 유적지 방문자센터’에서는 흥미롭고 짜릿한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공룡알과 뼈를 화석에서 분리하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는 화석처리실과 수장고 등도 개방된다.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을 지나 화석산지로 향하는 경로는 나무로 만든 오밀조밀한 길로 산책하듯 가족과 함께 걷기에 좋은 코스다. 군데군데 통나무를 깎아 만든 쉼터와 아름다운 낙조의 장관은 덤이다.
수상 레저의 최적지 ‘전곡항’. 사진제공=화성시
이어 ‘우음도’로 향한다. 우음도의 해발 100m에 세워진 송산그린시티전망대에서는 송산 그린시티 사업 지구와 철새 도래지, 공룡알 화석산지, 시화호 및 주변 지역을 관망할 수 있으며, 간척지 너머 서해바다에 펼쳐지는 낙조도 감상할 수 있다. 끝도 없이 펼쳐진 들판과 갈대 그리고 왕따나무가 만들어내는 황홀한 일출과 일몰은 전문 사진작가마저 유혹하는 풍광이다. 더욱이 오지 체험의 캠핑족들에게도 인기가 더욱 높다.
‘송산그린시티전망대’에서 내려와 향하는 전곡항은 지중해풍 엽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하얀 요트들이 멋진 장관을 이룬다. 또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보면 웅장한 풍력발전기도 보이고, 아름다운 섬과 함께 갈매기들 수십 마리가 따라오는 풍경도 일품이다.
전국 최초로 레저 어항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전곡항은 다기능 테마 어항으로 시화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시화호 내의 이주민들을 위해 조성됐다. 화성시 서신면과 안산시의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가 항구 바로 옆에 건설되어 밀물과 썰물에 관계 없이 24시간 배가 드나들 수 있다. 요트와 보트가 접안할 수 있는 마리나 시설이 있으며, 파도가 적고 수심이 3m 이상 유지되는 수상레저의 최적지다. 특히, 이곳에서는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해양스포츠인들의 대축제 ‘제14회 전국해양스포츠 제전’이 수도권 최초로 열린다. 전곡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서해의 아름다운 섬들인 입파도, 도리도, 국화도, 육도, 풍도 등을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주말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전곡항에서 서해의 섬들을 감상하며, 저렴한 회도 맛보고 지친 심신을 달래 봄이 어떨까.
하루 두 번 모세의 기적을 만나는 신비의 섬 ‘제부도’. 사진제공=화성시
전곡항 여행 후에는 제부도로 향한다. 화성시 서신면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으로 일명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신비의 섬 제부도는 썰물 때면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이 양쪽으로 갈라져 섬을 드나들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고 교통이 편리하여 가족 단위의 1박2일 휴양 코스로 적당하며 물에 비친 낙조가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2017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아트파크’와 해안산책로의 ‘경관 벤치’가 각각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등 디자인과 건축, 예술 등이 어우러진 ‘문화 예술의 섬’으로 거듭난 제부도는 2017년 경기유망관광 10선에 최종 선정되었으며 연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2017년 8월 걷기 좋은 여행길 10선에 선정된 제부도 제비꼬리길은 빨간등대에서 해안데크와 탑재산의 능선을 따라 걷는 길로 탑재산 정상에 오르면 서해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탑재산에 연접한 해안산책로는 2016년부터 진행해온 ‘제부도 문화예술섬 프로젝트’의 결과로 꽃게, 괭이갈매기, 바지락 등 바닷가 생물을 주제로 아기자기한 설치물들이 가득해 가족, 친구 또는 연인들과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한 걷기와 사진 촬영을 하기에 최적지다.
제부도 해수욕장은 길이 1.8km의 백사장 오른쪽으로 탑재산이 자리하고, 왼쪽으로는 매바위가 위치해 있어 해가 떨어질 때면 장관을 연출한다. 바지락 캐기, 갯벌생태체험, 망둥어 낚시와 배낚시, 그물체험이 연중 가능하며 여름철에는 해양레저 체험이 가능하다. 수온이 적당하고 경사도도 완만하여 여름 한낮에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석양과 함께 하루를 정리하면 그 어떤 곳보다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제부도 아트파크는 전시와 공연이 가능한 예술공간이다. 특히 제부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조망할 수 있으며, 지난 2017년 8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 공간으로,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中 대상’, ‘경기 유망관광 10선’에 선정되는 등 연이어 이슈가 되고 있다.
늦은 밤까지 이곳 제부도에서 여름 서해 밤바다를 감상한 후 집으로 돌아오거나, 아쉬운 이들이라면 하룻밤을 묵고 하루 더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다.
김장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