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 뒤풀이 자리서 호감 싹터…‘귀화’ 강남·‘은퇴’ 이상화 방송활동 점쳐져
사진 제공 =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강남과 이상화의 첫 만남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남의 시작은 해외 촬영이었다. 당시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이상화는 SBS ‘정글의 법칙:라스트 인도양’ 출연을 통해 방송 경험에 나섰다. 촬영지인 몰디브로 향하는 비행기 안. 두 사람은 마침 옆자리를 배정받았고 그렇게 인연은 시작됐다.
그렇다고 ‘정글의 법칙’ 현지 촬영에서 서로를 향한 호감이 시작된 건 아니라고 한다. 정글에서의 생존을 담는 내용인 만큼 혹독한 과정을 소화하느라 상대를 눈여겨볼 겨를이 없었다는 게 강남의 설명이다. 서울로 돌아온 제작진은 출연진을 위한 뒤풀이 자리를 마련했고,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의 호감은 비로소 싹텄다.
강남은 유쾌하고 밝은 성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유의 성격으로 이상화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에 두 사람은 촬영을 소화하고 3개월이 지난 지난해 11월 연인이 됐다. 처음엔 주변에 알리지 않은 비밀 만남이었다. 아무래도 유명인의 공개 연애에 따르는 주변의 시선과 관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이상화는 국가대표 신분. 평창동계올림픽 직후 선수로서의 부담을 덜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한국을 대표하는 빙상스타로 인정받고 있던 때였다.
강남과 이상화의 연인 관계가 공개된 시기는 올해 3월이다. 처음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 두 사람은 시원하게 관계를 인정했지만, 양가 허락 아래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만큼은 “아직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강남과 이상화 커플은 결혼 일정을 확정하기까지 주변에도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 때문에 이상화와 절친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 선수조차 결혼계획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다만 결혼 발표 하루 전날 밤, 이상화는 곽윤기에게 발표 계획을 알렸다. 이에 곽윤기는 “2세 낳아서 쇼트트랙을 시키고 싶으면 꼭 나한테 말해 달라”면서 축하인사를 건넸다.
사실 강남은 처음부터 이상화와 결혼을 염두에 두고 진지하게 만남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 날짜를 발표한 강남은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듯 “이상화가 가진 착한 마음, 주위 사람들을 향한 이해와 배려심에 마음을 빼앗겼다”고도 말하고 있다. 이미 몇 차례 방송에 출연해 이상화를 향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던 강남은 “(이상화는) 만날수록 더 잘해주고 싶은 사람”이라며 “25년 동안 열심히 운동만 해왔으니, 앞으로 내가 재미있게 해주고 싶다”도 애정을 과시했다.
양측을 잘 아는 측근에 따르면 강남의 프러포즈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이뤄졌다. 강남은 미리 준비한 반지를 이상화에 건넸고, 이를 받은 이상화는 눈물을 흘렸다. 처음 만남부터 부모에게도 허락을 받은 상태에서 교제를 시작한 만큼 결혼도 자연스러운 흐름대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결혼식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치를 예정이다. 현재 결혼식 날짜만 확정했을 뿐 세부적인 것들은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한 상황. 계획을 공개한 만큼 이들 커플은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이상화. 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이상화는 한국 빙상을 대표하는 스타로 통한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5위에 올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연이어 따면서 명실상부 ‘빙상여제’로 인정받았다. 극심한 부상을 딛고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다시 목에 걸어 국민적인 성원을 받았지만 부상 탓에 올해 5월 선수생활을 은퇴했다.
강남과 이상화는 결혼과 동시에 적지 않은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강남은 한국 귀화를 결정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1년 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도 지금껏 일본 국적을 유지해왔지만 국가대표 빙상여제와의 결혼 발표 직전인 8월 12일 귀화를 선택, 현재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상화 역시 빙상장이 아닌 TV로 무대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중학생 때 국가대표로 선발돼 치열하게 보낸 자신의 선수 생활을 돌이키면서 “새로운 삶”을 향한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이상화는 고질적이면서도 심각한 부상인 추벽증후군에 시달려온 사실을 재차 강조하면서 “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었지만 일상은 가능해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활동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아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비슷한 시기 이상화는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 본부이엔티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방송인으로 활동하려는 포석을 마련했다는 해석이 따랐다. 실제로 이상화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SBS ‘집사부일체’, MBC ‘라디오스타’ 등 예능에 출연해 순발력 넘치는 재치를 과시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들의 결혼에 누구보다 비상한 관심을 쏟는 이들은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이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만남은 많았지만 남성 연예인과 여성 스포츠선수의 결혼은 극히 드문 만큼 대중의 호기심 또한 상당하다. 현재 양측에 ‘신혼부부의 알콩 달콩 일상을 보여주자’는 프로그램 제작진의 제안이 밀려오고 있다. 강남과 이상화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예능 출연 등을 차근차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