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오정연 이어 구혜선·안재현도 SNS로 공방전…소속사들 연예인 SNS 관리 집중
이혼 공방 중인 연기자 구혜선·안재현 부부는 신뢰를 깬 책임을 두고 SNS를 통해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정연, 가수 장재인 역시 자신의 연인과 겪은 비밀스러운 사건을 SNS를 통해 상세하게 공개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스타들이 팬과 취향을 공유하고 일상을 나누는 공간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폭로의 장’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대를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공간으로 퇴색되는 경우도 부쩍 잦다.
# 구혜선·안재현, SNS 통해 핑퐁게임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특성 탓인지 SNS를 통한 연예인의 폭로는 때때로 거센 폭발력을 발휘한다. 최근 잇따라 벌어지는 논란이 그 증거다. 2016년 부부의 날인 5월 21일 결혼식 비용을 아동병원에 기부, 가족과의 식사로 예식을 대신하고 부부가 된 구혜선과 안재현은 최근 SNS를 통해 3년여의 결혼생활을 폭로하고 있다. 누구도 원하지 않은 공방전 탓에 대중 신뢰를 물론 팬들까지 이탈하고 있다.
대부분 연예인들은 결혼이나 이혼 등 중대한 신상의 변화를 소속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알리는 방법을 택하지만 이들 부부는 사뭇 다르다. 시작은 구혜선이다. 8월 18일 자신의 SNS에 “안재현과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글을 쓰고 그간 겪은 부부 갈등을 고백했다. 이전까지 소문조차 나지 않았던 부부의 갈등과 파경의 위기를 스스로 밝힌 셈이다.
개인전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 언론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구혜선. 고성준 기자
구혜선은 “남편은 이혼을 원하지만 자신은 가정을 지키겠다”는 뜻을 SNS를 통해 분명히 했다. 이에 두 배우가 소속된 HB엔터테인먼트가 ‘이혼키로 했다’는 입장을 공표하자, 구혜선은 또 다시 SNS에 “이혼하지 않겠다”고 반복하면서 파경에 이른 과정에는 남편의 책임이 컸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안재현이 SNS 폭로전에 가세해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흘렀다. 안재현은 결혼 생활 중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렸고 이에 구혜선은 그를 “배신자”라고 공격했다. 불과 3~4일 동안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오간 폭로 공방이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수백만 명의 팔로어를 지닌 인기 스타들이 일방적인 주장과 공격을 SNS에 쏟아내고 있기 때문. 구혜선·안재현 부부를 향해 ‘자극적인 폭로전을 멈추라’는 누리꾼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SNS 공방을 멈추고 갈등 해결은 가정법원에서 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팬들까지도 진흙탕 싸움이 된 이들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 오정연·장재인…연인으로부터 받은 ‘상처’ SNS로 공개
SNS를 폭로의 발판으로 삼는 건 비단 구혜선·안재현 부부만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간 공간의 제약 없이, 마음껏 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SNS를 적극 활용하는 이들은 더 있다. 다소 억울한 일을 겪은 연예인의 경우 굳이 소속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심경을 고백하는 곳으로 SNS를 선호한다.
얼마 전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정연은 SNS를 통해 1세대 아이돌 그룹 H.O.T 출신 가수 강타와 과거 연인 사이였다는 고백과 함께 “(강타가) 교제 도중 다른 여성과도 만났다”고 주장했다. 오정연의 폭로는 곧 ‘강타의 양다리 논란’으로 확대됐다. 마침 강타는 레이싱모델 우주안과 열애설에 휘말린 때였고, 동시에 연기자 정유미와도 연인이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과정이었다. 강타를 둘러싼 열애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오정연은 강력한 ‘한 방’을 SNS로 던진 셈이다.
오정연이 쏘아올린 ‘양다리 논란’은 결국 강타의 사과로 일단락됐다. 강타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깊이 반성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실망한 팬들은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 보이콧을 선언하는가 하며 음반 발표 계획도 철회하라고 요구해 결국 강타는 예정된 신곡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SNS 폭로의 결과는 이처럼 극단적이기도 하다.
앞서 6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SNS를 매개로 벌어졌다. 가수 장재인이 공개연애 상대인 가수 남태현의 ‘변심’을 SNS로 폭로한 일이다. 연인 사이라고 공개한 20대 커플이 누군가의 변심을 SNS로 공개하는 건 처음이다. 심지어 장재인은 남태현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까지 SNS에 첨부하고 “정신 차릴 일이 없겠지만 최소한의 양심은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겪은 억울한 일을 굳이 혼자 감당하지 않고, 세상에 알리는 데 있어서 SNS의 활용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연예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소속 연예인 ‘SNS 관리’에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 SNS 활동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소속 연예인에게 세심한 주의를 당부하는 회사들도 여럿이다. 특히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나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하는 연예인들은 관리 대상에 올라있다.
한 대형 매니지먼트사 홍보 담당자는 “요즘에는 연예인의 SNS 관리를 소속사가 대신 해주는 경우도 있고, SNS에 사진이나 글을 올리기 전 회사 담당자들과 상의해 적절히 톤을 맞추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계 경험이 많은 연예인이야 스스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어서 특별히 관여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최근 SNS를 통해 폭로성 짙은 논란이 있다 보니 서로 조심하자는 의견은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