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SK 2강… 외인제도 개편, 주목받는 새 얼굴은
지난 5일과 6일 전국 각지에서 8경기가 열리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지난 6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삼성의 경기. 사진=KBL
#모비스-SK 우승경쟁 양강구도
모든 프로스포츠 구단의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 후보 예측은 많은 이들의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주요 질문도 “어떤 팀을 우승 후보로 꼽는가”였다.
올 시즌은 여느 때와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1년 전, KBL 10개 구단 감독들은 우승후보 1순위로 울산 현대 모비스를 꼽았다. 실제 시즌 결과는 모비스가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와 서울 SK가 우승을 놓고 다툴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우승 전력을 큰 변화 없이 유지했다. 외국인 선수가 대거 교체된 다른 팀들과 달리 모비스는 귀화 선수 라건아가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스타 사령탑’ 현주엽 LG 감독 역시 우승 후보로 모비스와 SK를 거론했다. 한 팀만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SK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KBL
#떠오르는 대항마는 DB-KGC
모비스와 SK의 2강 체제를 견제할 대항마로는 원주 DB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DB는 올 시즌 다른 팀이 됐다.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나서며 FA 최대어로 꼽히던 김종규를 손에 넣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모비스·SK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하는 이유도 김종규의 존재 때문이다. 김종규(207cm)는 이번 FA 계약으로 KBL 역사상 최고 연봉자(12억 7900만 원, 인센티브 포함) 타이틀을 얻었다. DB는 김종규를 손에 넣는 대신 샐러리캡을 맞추기 위해 기존 자원을 대거 방출해야 했다. 백업자원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KBL에서 대명사처럼 쓰이는 단어 중 ‘건세근’이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오세근은 뛰어난 성적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자타공인 국내 최고 빅맨 오세근은 건강 문제가 유일한 약점으로 꼽힌다. 2011년 데뷔 이래 끊임없이 부상에 시달려 온 탓이다. 오세근이 큰 부상 없이 5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은 데뷔 시즌과 2016-2017시즌이다. 오세근의 소속팀 안양 KGC 인삼공사는 이 두 시즌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오세근은 이번 시즌 개막 2연전에서 평균 30분이 넘는 출전 시간을 가져갔다. 경기당 평균 26점 6리바운드 3.5어시스트라는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KGC 팬들의 가슴이 벌써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SK 빅맨 자밀 워니. 시즌에 앞서 팀의 더 터리픽12 준우승을 이끌었다. 사진=KBL
현장에서 팀을 이끄는 감독들은 “KBL 무대는 외국인 선수가 전력의 60%를 차지한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혹자는 ‘60%를 넘어 80%에 달한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2019-2020 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의 출전이 쿼터당 1명으로 제한된다. 2, 3쿼터엔 2명이 동시에 뛰는 것이 가능했던 지난 시즌과 달라졌다. 큰 논란을 낳았던 신장 제한은 철폐됐다.
이에 다수 팀이 KBL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가장 기대를 받는 새 얼굴은 자밀 워니(SK)와 칼렙 그린(DB)이다. 뚜껑을 연 실전에서도 이들은 능력을 입증했다. 득점뿐 아니라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등 다양한 재능을 뽐냈다.
현재 득점 순위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도 KBL 새내기다. 창원 LG 세이커스 캐디 라렌이 그 주인공이다. 라렌은 2경기에서 평균 26득점 14리바운드 3.5블록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였다. 이적생 김종규의 빈자리 탓에 외국인 선수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LG의 사정상 그의 활약은 이후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