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이앙기 150대 구입에 이어 논란... “노재팬 국민정서에 위배” 지적
무인헬기를 이용해 농약을 살포하는 모습. 사진=경남농협
[일요신문] 농협이 보유한 무인헬기의 약 90%가 일본 전범기업 가운데 하나인 야마하(YAMAHA)의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무인헬기 구매행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야마하는 2012년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299개 전범기업 목록에 오른 기업으로 태평양전쟁 당시 군용 가구와 전투기용 프로펠러 등을 납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부산 해운대 을)은 최근 농협경제지주가 제출한 ‘농협 무인헬기 제조사별 보유현황 및 사고내역’ 자료를 근거로 위와 같이 밝히며 비판에 나섰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농협에서 사용 중인 무인헬기는 총 세 종류다. 일본 야마하에서 제작한 FAZER와 RMAX, 그리고 국내 성우엔지니어링에서 만든 REMO-H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야마하의 무인헬기는 2017년 178대에서 2019년 7월까지 188대로 늘었으며, 성우엔지니어링의 무인헬기는 22대에서 21대로 줄었다. 특히 일본 야마하의 무인헬기 ‘FAZER 모델’은 한 대당 가격이 1억 9800만 원이며, 국산 성우엔지니어링의 무인헬기 ‘REMO-H’는 한 대당 1억 5000만 원이다. 일본 야마하 제품이 국내산보다 4800만 원이 비싸다.
게다가 국산 무인헬기 ‘REMO-H’의 경우 2018년 한 대당 평균 수리비용은 2353만 원이었지만, 일본산 무인헬기의 평균 수리비용은 ‘FAZER’가 3443만 원, ‘RMAX’가 3077만 원으로 30~50%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중앙회 측은 국산 무인헬기가 일본산보다 가격과 유지수리가 낮은데도 사용이 늘어나지 않는 점에 대해 “국산 무인헬기의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인헬기의 구매선택은 각 지역농협에서 개별적으로 결정하고 있는 사항이라 농협중앙회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준호 의원은 “전 국민이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상황에서 농민을 대표하는 농협이 최근 일본 이세키(ISEKI)의 이앙기를 150대 구입한 것에 이어, 농협보유 무인헬기의 90%를 일본 전범기업 제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국민정서에 위배되며, 농민들의 일본 농기계 구매 반대 여론에도 반한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이어 “국산 무인헬기는 순수 국내기술로 연구·개발해 최신 성능과 낮은 유지보수비용이 들어 농업소득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강점이 있다. 농협중앙회는 각 지역농협들을 대상으로 국산 무인헬기 사용을 장려하고, 농기계 국산화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