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진 시장·이철우 지사 “대구·경북 시·도민 여론 묻겠다”
- 내년 총선, 부·울·경 가덕도신공항 강행 맞물려 ‘회의론’ 다시 고개
대구시가 제안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방식 중재안을 군위군이 15일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자 권영진 대구시장(오른쪽)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이날 오전 대구시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연내 최종이전지 선정을 목표로 잰걸음을 보이던 대구시와 경북도가 군위군의 이전부지 선정방식 중재안 거부로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대구시와 경북도, 군위군, 의성군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방식을 논의했으나 15일 끝내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면서 연내 최종이전지 선정 목표뿐만 아니라 전체 사업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중재안까지 불발되면서 지역갈등만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 선정을 위해 앞서 4개 광역·기초단체장은 지난달 21일 후보지인 의성군, 군위군의 주민투표 찬성률에 따라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를 선정키로 했으나 군위군이 반발하면서 재논의를 벌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3일 4개 단체장 모임에서 군위군민은 군위 우보면(단독 후보지)과 의성 소보면(공동 후보지)에 대해 각각 주민 투표하고 의성군민은 의성 비안면에 대해서만 투표하는 중재안을 제시, 15일 오전까지 수용 여부를 듣기로 했다. 이날 중재안에 대해 의성군은 원칙적인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군위군은 입장 표명을 미뤘다.
권 시장의 중재안은 우보·소보·비안면 각각에 대한 투표율, 찬성률을 50%의 비율로 합산해 높은 곳을 후보지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합산 결과 우보면이 우세하면 군위 우보면을, 비안면이나 소보면이 높으면 공동 후보지인 의성 비안·군위 소보면으로 이전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김영만 군위군수는 15일 중재안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 군수는 입장문에서 “지난 13일 대구시와 경북도가 제안한 주민투표방식이 주민 의사를 모두 반영하는데 부적합하다”면서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대한 선정기준과 주민투표 방법은 국방부가 제시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지사는 같은날 대구시청에서 “4개 지자체가 합의해 최종이전지 선정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며 “대구경북 시·도민 전체 의견을 모으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국방부와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말까지 선정 방식과 기준이 마련돼야 나머지 절차도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기 때문에 국방부가 여론조사 방식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이날 또 대응책을 내놨지만,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국방부가 지역갈등이 더 커지는 것을 부담으로 여겨 적극 나서지 않으면 연내 부지 선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이전을 반대해 온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내년 총선에 따른 이해관계, 부·울·경 단체장들의 가덕도신공항 강행과 맞물려 최종이전지 연내 선정 목표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며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와 경북도가 이제와서 여론조사 방식을 거친다는데, 애초부터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면 사업 추진 방향이 어떻게 결정이 났든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권 시장과 이 지사는 “늦어도 11월 초 주민투표가 공고돼야 연내 부지 선정이 가능한 만큼 여론조사 방식을 거쳐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밝히고 두 후보지와 국방부의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일부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의식해 대구시가 통합신공항을 서둘러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항공 운항 물류에는 환적·환승이 중요한데 지금 대구공항은 동대구역과도 가깝고 입지 여건이 매우 좋다”며 “하지만 대구시는 외딴곳에 크고 번듯하게만 공항을 건설하려고 하니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이용하게 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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