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에 디플레 우려까지…내년 초 추가 인하 가능성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종전 1.50%에서 1.25%로 내리고,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 0.25% 포인트씩 1.75%까지 올렸다가, 올해 7월 0.25% 포인트 내렸다.
한은이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추가 인하에 나선 것은 경기 둔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수출 갈등 등으로 세계 교역이 둔화되고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내수 부진을 겪어 올해 2%대 성장도 이루기 힘든 상황이다. 한은은 2.7%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월 2.6%, 4월 2.5%, 7월 2.2%로 계속 낮췄고, 이조차도 부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낮춰 잡았다.
물가상승률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저성장과 저물가가 장기화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점도 작용했다. 올해 들어 1~7월 내내 0%대 상승률을 유지하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8~9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따라서 7월의 한차례 인하로는 경기 회복이 힘들다는 판단에 추가 인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금리인하를 예견해왔다. 금융투자협회가 1일부터 8일까지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인하를 점쳤다.
경기가 내년에도 반등세를 보이기 어려울 전망이어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11월 열리는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선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지만 내년 추가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수출 부진세 등의 영향으로 0% 초반대에 불과할 것”이라며 “11월부터 수출 마이너스 폭이 다소 줄어들 순 있어도 경기 개선에 따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린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