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하청업체로 매년 매출 상승… MB 2심 재판 변수 작용 여부 쟁점
에스엠은 이시형 씨가 지분 75%, 김진 씨가 지분 25%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 씨가 대표이사, 이시형 씨가 사내이사를 맡으며 경영에도 직접 참여했다. 그런데 에스엠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이시형 씨와 김진 씨는 지난 9월 25일자로 에스엠 이사에서 사임했다. 에스엠 관계자는 “회사 경영에 관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면서도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우리도 적응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 씨와 매제 김진 씨가 에스엠 이사에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018년 3월 이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시형 씨. 사진=임준선 기자
에스엠은 다스에서 적지 않은 일감을 받으면서 다스가 MB의 실소유주라는 정황 증거로 작용해왔다. 이시형 씨와 김진 씨가 이사에서 물러난 이유도 현재 진행 중인 MB의 2심 재판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B 아들인 이시형 씨가 에스엠 경영에서 물러나 다스가 MB 본인과 상관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이미 1심 재판부에서 다스는 MB의 실소유주라고 판결했는데 재판이 시작한 지 한참 지난 지금 에스엠 경영에서 물러나봤자 판결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된 이상 사태가 잠잠해진 후 소리 소문 없이 에스엠의 지분을 팔아 돈이라도 챙기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다스 실소유주 논란과 별개로 에스엠의 실적은 상승세다. 에스엠이 다스로부터 올린 매출은 2015년 39억 원, 2016년 51억 원, 2017년 67억 원, 2018년 72억 원으로 해마다 늘었다. 한국기업데이터에 따르면 에스엠의 2016년 매출은 58억 원, 영업손실은 6100만 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매출 70억 원, 영업이익 3억 2500만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8년의 구체적인 실적은 확인되지 않지만 다스로부터 올린 매출(72억 원)만 해도 2017년 총 매출보다 높은 수치다. 이시형 씨가 가진 에스엠의 지분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에스엠과 같은 곳에 주소지를 뒀던 다스의 다른 하청업체 에스비글로벌로지스는 2018년 1월 사무실을 이전한 것으로 나온다. 에스비글로벌로지스는 MB의 조카이자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해당 건물 소유주는 에스엠 전 이사인 김진 씨가 1988년 설립한 한양실업(옛 세광공업)으로 에스비글로벌로지스가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에스엠과 거리가 물리적으로는 멀어졌다.
에스엠의 후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 아무개 씨는 에스엠 자회사인 디엠아이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이 씨는 에스엠의 다른 자회사 다온의 대표이사도 맡았지만 지난 7월 사임했다. 지난 9월 25일 에스엠 감사로 취임한 김 아무개 씨 역시 다온과 디엠아이의 감사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다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다온과 디엠아이는 2018년 각각 399억 원, 602억 원의 매출을 다스로부터 올렸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