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 외길 걸어 2010년대 급성장
반도그룹이 한진칼 4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반도그룹에 대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반도그룹의 성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두드러진다. 2007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10년대 들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 적자와 국내 재고 자산 처리 등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공급하는 택지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이러한 틈을 타 반도건설이 지역과 수도권 공공택지 물량 매입에 적극 뛰어들었고, 이후 부동산 경기가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분양하는 사업마다 실적을 내 몸집을 부풀렸다는 평가다.
그 결과 반도건설은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13위를 기록했고, 시공능력평가액도 2018년 2조 2208억 원에서 올해 2조 5928억 원으로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적자와 서울 미분양 주택 증가에 시달리며 공공택지 물량을 사들이지 않는 틈을 타 중흥건설과 호반건설, 반도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이 세종, 동탄, 김포, 미사 등의 지역에 공급되는 공공택지를 매입하면서 몸집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사업만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직까지는 기존 사업에 따른 분양대금 유입으로 매출에 큰 타격이 없지만, 분양가 상한제와 대출 규제 등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공공택지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주 물량이 줄어드는 탓이다. 재개발 재건축 위주로 남은 수주 물량도 경쟁 과열로 대형 건설사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반도그룹처럼 지역 기반의 중견 건설사들은 당분간 주택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의 관계자는 “공공택지 매입 등 몸집을 부풀렸던 기존 방식도 먹히지 않고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로 주택건설시장 전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 새로운 투자처를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