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6명 살해’ 북한 20대 남성 2명 강제 추방

동해상 오징어잡이배에서 동료 살해 및 도주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

[일요신문] 정부는 11월 7일 북한 해상에서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도피 중 동해상에서 군 당국에 나포된 20대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이들은 조업 도중 16명의 동료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목선.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오늘(7일) 오후 3시 10분경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합동조사 실시 결과 이들은 20대 남성으로 동해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보호 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부 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 동료선원들과 함께 러시아 해역 등을 다니며 오징어잡이를 하던 중 선장의 가혹 행위에 3명이 공모해 선장을 살해했다. 범행 은폐를 위해 동료 선원 15명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국가정보원의 비공개 현안보고를 받고 “살인 용의자 3명은 한밤중에 선장을 살해했고, 취침 중인 선원들은 근무 교대 명목으로 깨운 뒤 둔기로 가격해 죽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정부는 불허했다. 정부가 판문점을 통해 북한 주민을 다시 북한으로 강제추방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수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