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 사건 이후로 또 다시 불거진 출연진 폭력 논란에 대중들 분노…해시태그 운동까지
MBC 아육대 녹화 현장에서 한 남성 스태프가 걸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 츄의 머리채를 잡아채는 모습이 팬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SNS 캡처
사건은 지난 16일 인천 남동 체육관에서 진행된 오는 1월 25일~26일 방영 예정 2020 설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설특집 녹화 현장에서 발생했다. 현장에서 한 남성 스태프가 걸그룹 이달의 소녀 츄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가는 모습이 한 팬의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덩치가 큰 이 남성 스태프는 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원래 츄가 서 있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그를 끌고 갔다. 함께 모여 있던 다른 멤버들이 이 상황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츄를 바라보는 모습도 카메라에 함께 잡혔다.
이에 대중들이 지난 16일부터 SNS 해시태그 ‘#아육대_스태프_사과해’를 달고 스태프의 폭력적인 행동을 비판했다. 앞서 EBS 프로그램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에서도 어린 여성 출연진에 대한 남성 출연진의 폭력적인 행동이 민감한 이슈로 불거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공영방송의 스태프가 다른 아이돌 그룹과 팬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폭력적인 행동으로 출연진을 대했다는 것에 대중들이 또 다시 분노한 셈이다.
대중들의 분노에 불을 붙인 것은 아육대 측의 사과문이다.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르자 아육대 측 스태프로 추정되는 인물이 17일 정오께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 사과문을 두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었다.
원문 그대로의 1차 사과문에서 게시자는 “아육대 설특집 녹화현장에서 이달의 소녀 멤버 츄의 머리카락 잡아당기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다시는 그런일 없도록 하겠으로 이달의 소녀 멤버 츄의 머리 잡아당기는 행동으로 아육대 이달의 소녀 멤버 여려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사과문임에도 맞춤법까지 지키지 않은 단 세 문장의 글에 대중들은 “성의가 없다”며 더욱 분노했다.
이에 게시자는 1차 사과문을 삭제하고, 1시간 뒤인 같은 날 오전 1시 22분께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을 통해 그는 “아육대 설특집 녹화현장에서 이달의 소녀 멤버 츄의 머리카락 잡아당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육대 스태프가 이달의 소녀 멤버 이름을 부르고 어깨를 쳐서 불려 인터뷰를 할려고 했었지만 이달의 소녀 멤버가 아무 대답 하지 않아 결국 아육대 스태프가 이달의 소녀 멤버 츄의 머리카락 잡아당긴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앞으로 방송 녹화 하려 현장으로 가기 전 스태프 교육을 제대로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이달의 소녀 멤버 여러분께 이달의 소녀 멤버 츄의 머리카락 잡아당긴 문제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2차 사과문 역시 비문과 맞춤법을 무시한 문장투성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여기에 더해 스태프가 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것이 츄가 대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돌린 것도 논란에 더욱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이 사과문이 제작진을 사칭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아육대 측은 17일 “확인 결과 해당 게시물은 제작진을 사칭한 것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라며 게시물을 삭제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 사과문을 내고 “츄 씨와 관계자,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해당 스태프는 크게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츄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분노한 대중들은 해시태그 ‘#아육대_스태프_사과해’ 운동을 확대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하는 아육대 측의 공식 사과문 전문.
’2020 설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제작진입니다.
지난 12월 16일 ’2020 설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녹화 현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한 스태프가 이달의 소녀 멤버 츄 씨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무례를 범하였습니다.
이달의 소녀 멤버 츄 씨와 관계자,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해당 스태프는 크게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이달의 소녀 멤버 츄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였습니다.
제작진의 부주의로 많은 분들께 불쾌감과 심려를 끼친 사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사과 드리며,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