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타들 마약·성폭행·이혼·극단적 선택 잇따라…‘프듀’ 시리즈 조작 사건은 현재진행형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는 승리. 사진=최준필 기자
#버닝썬 게이트
2019년 상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단연 ‘버닝썬 게이트’다.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 버닝썬 게이트는 아직도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이슈를 양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빅뱅 출신 승리는 성매매처벌법 위반(알선·성매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식품위생법 위반 등 다양한 혐의로 아직도 수사를 받고 있다. 승리를 중심으로 한 논란은 해외 상습 불법 도박과 성매매 알선 등으로 확장되며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까지 연결됐다. 결국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고 양현석은 YG 대표 프로듀서 자리에서 내려왔다. 또한 버닝썬 게이트는 ‘경찰총장’이라는 호칭으로 유명한 윤규근 총경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까지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버닝썬 이문호 대표는 이미 2심까지 재판이 진행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대중의 시선이 집중돼 있는 승리와 양현석 전 대표는 아직도, 여전히 수사만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정준영. 사진=박정훈 기자
#정준영 단톡방, 그리고 집단 성폭행
버닝썬 게이트의 연쇄 반응 가운데 하나는 정준영 단톡방 논란이다. 정준영이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몰카를 비롯한 불법 촬영 영상물을 공유 및 유포한 사건이다. 게다가 이를 공유한 지인들 가운데에는 유명 연예인이 여럿 포함돼 있다. 결국 정준영와 FT아일랜드 최종훈은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씨앤블루 이종현, 하이라이트 용준형, 로이킴, 에디킴 등 정준영 단톡방 연루 연예인들 역시 향후 연예계 활동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게다가 문제의 단톡방을 통해 정준영과 최종훈 등이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군과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키고 집단 성폭행한 사건까지 드러났다. 이 사건은 1심 재판이 끝났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각각 징역 6년형과 징역 5년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모두 항소해 곧 2심 재판이 재개된다.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강지환. 사진=임준선 기자
#강지환 성폭행 및 성추행 “술에 취해 기억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다. 또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등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한다.”
지난 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가 준강간과 준강제추행 혐의의 강지환에게 내린 1심 판결이다. 연예계를 은퇴하게 된 강지환은 겨우 실형은 면했지만 쌍방 항소로 곧 2심 재판이 시작된다.
강지환은 2019년 7월 9일 자택에서 자신과 함께 일하는 여성 스태프 한 명을 성폭행하고 또 다른 한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체포될 당시 혐의를 인정하며 “죗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밝힌 강지환은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수 박유천이 지난 4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황하나 씨 마약 수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박유천·로버트 할리…마약 사범
유흥업소 성폭행 논란으로 시작해 황하나 씨와의 결혼 발표 및 파혼까지 엄청난 굴곡을 겪었지만 어렵게 연예계 활동 재개를 준비하던 박유천이 결국 마약 혐의에 휘말려 연예계를 은퇴했다. 황하나 씨가 마약 사건에 연루되며 자신의 이름까지 거론되자 박유천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강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마약 투약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박유천은 연예계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40만 원과 보호관찰과 치료를 명령했다. 박유천과 검찰이 모두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 역시 필로폰 구매 및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로버트 할리는 2019년 3월 성명불상자로부터 필로폰 1g을 구입한 뒤 서울 은평구 소재 모텔에서 외국인 지인과 한 차례 투약했으며 4월 초에는 은평구 자택에서 한 차례 더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박유천과 로버트 할리는 모두 잦은 염색에 체모 제모로 증거를 인멸하려 했지만 결국 수사망을 벗어나진 못했다.
역시 마약 논란에 휘말린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 역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서 퇴출되며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았다. 비아이 사건은 이미 2016년에 벌어진 일이지만 당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양현석 전 대표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국민 사기극이 되고 만 ‘프로듀스’
‘국민 프로듀서’가 뽑는 아이돌의 실체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케이블채널 엠넷(Mnet)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1∼4 생방송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 검찰 수사로 어느 정도 실체가 드러나면서 재판이 시작됐다.
검찰은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책임프로듀서)를 업무방해와 사기,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안 PD는 경찰 조사에서 시즌3인 ‘프로듀스48’와 시즌4인 ‘프로듀스X101’의 순위 조작 혐의를 인정했지만 검찰은 시즌1·2에서도 조작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프로듀스 101 시즌 1~4를 통해 데뷔한 그룹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의 연예계 활동도 어려워졌다.
#지워지지 않는 학창시절의 잘못 ‘학폭 논란’
데뷔 전 학창시절의 잘못이 연예인이 된 뒤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사례도 줄을 이었다. 소위 ‘학폭 논란’이다. 2019년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룹 잔나비의 유영현에게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결국 유영현은 잘못을 인정하고 활동 중단과 잔나비 탈퇴를 결정했다.
곧 학폭 논란은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으로 이어졌다. 효린에게 학창시절 학폭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된 논란은 양측이 직접 만나 원만하게 협의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처럼 유명 연예인에게 과거 학폭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되면서 ‘학폭 미투’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외에도 ‘프로듀스X101’ 출연 연습생 윤서빈, 래퍼 영비, 걸그룹 아리아즈의 주은 등도 학폭 논란에 휘말렸다.
김건모 성폭행 의혹 사건을 다룬 ‘가로세로연구소’.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김건모 성폭행 논란, 유튜브 발 진실공방
연말 연예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는 김건모다. 그는 결혼 발표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 모았고 결혼식은 연기했지만 이미 혼인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전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12월 6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충격 단독, 김건모 성폭행 의혹’이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시작됐다. 이날 방송에서 강용석 소장과 김세의 전 MBC 기자, 시사평론가 변희재 등은 김건모 성폭행 사건을 제보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법률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10일에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2007년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매니저로 일했던 이가 김건모에게 폭행 및 협박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계속 관련 의혹을 부인하던 김건모는 13일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성폭행 피해 주장 여성을 맞고소 했다.
16일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유튜버 정배우가 ‘김건모 추가 피해 주장 여성 인터뷰’라는 방송을 내보냈는데 여기서 전화인터뷰로 연결된 여성은 3년 전 유흥업소에서 손님으로 만난 김건모가 왁싱했는지 확인하겠다며 신체 특정부위를 만지려 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는 유튜브를 통한 폭로가 진실공방으로 이어진 상황이지만 곧 수사를 통해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건모는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하고 방송 활동도 중단한 상태다.
이혼한 송중기와 송혜교. 사진=송혜교 인스타그램
#‘송송 커플’ 송중기 송혜교 이혼
세기의 부부라는 찬사를 받았던 ‘송송커플’ 송중기와 송혜교가 이혼했다. 송중기가 6월 26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접수했고 그 사실은 일요신문 단독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이들의 이혼은 7월 22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1차 이혼조정기일에서 바로 성립됐다. 이미 양측이 사전 협상을 진행해 온 터라 이혼 합의문까지 준비돼 있어 신속하게 이혼이 이뤄졌다.
워낙 세기의 커플이었던 만큼 이혼 사유를 두고 각종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이혼 성립 이후에도 연예인 등 유명인의 이혼 합의문에 자주 등장하는 비밀 유지 조항이 빠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송중기는 최근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와의 7년 계약을 정리하고 1인 기획사를 설립해 독자 활동을 시작했다.
#SNS 폭로전까지 야기한 구혜선 안재현 이혼
또 한 쌍의 스타부부 구혜선과 안재현도 이혼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현재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화제와 루머를 양산했지만 신속히 이혼이 성립된 송중기 송혜교와 달리 이들은 거듭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안재현 씨가 권태기로 이혼을 원하지만 나는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글을 SNS에 올려 불화를 공개한 구혜선은 SNS로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구혜선은 SNS를 통해 술에 취해 다수의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소속사 대표와 자신의 뒷담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재현 역시 “구혜선이 별거 중인 집에 무단 침입해 자신의 핸드폰을 뒤졌다”는 등의 폭로로 대응했다.
9월 안재현이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구혜선은 10월 이혼 소송 반소를 제기했다. 이혼 소송 제기 이후 SNS를 통한 폭로전은 수그러들었다. 현재 안재현은 MBC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에 출연 중이다.
가수 구하라의 빈소 영정사진.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전미선, 우혜미, 설리, 구하라, 차인하…연이은 비보
비보도 끊이지 않았다. 6월 29일 배우 전미선, 9월 21일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코리아 출신 가수 우혜미, 10월 14일 가수 겸 배우 설리, 11월 24일 가수 구하라, 12월 3일 신인배우 차인하 등의 사망 소식이 이어졌다. 모두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연예인들이다.
2019년에는 유난히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연예인이 많아지면서 우려도 크다. 유독 연예계에서 ‘베르테르 효과’(유명인 또는 평소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가 심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자성의 목소리도 크다. 혐오 악플 차단을 위해 국회에서 ‘설리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