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점 찍었던 네이버 코스피 ‘톱5’ 입성…임상실패·주가조작 의혹 코스닥 바이오주 추풍낙엽
# 네이버 ‘승승장구’ 돋보인 코스피
2019년 올해 증시는 지난 1월 2일 개장으로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를 지킨 가운데 △SK하이닉스 △셀트리온 △삼성전자우(삼성전자 우선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 뒤를 이었다. 시총 6위를 기록한 △현대차 아래로는 △LG화학 △SK텔레콤 △한국전력 △POSCO가 차례대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까지는 바이오주의 성장이 빛났다. 셀트리온은 2017년 8위였으나 올해 초 다섯 단계 뛴 3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도 12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굳건해 보였던 연초의 순위는 하반기 들어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상승세가 순위 변동의 배경이다. 2017년 말 6위권에 속했던 네이버는 올해 초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8년 10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주당 14만 원선이던 네이버 주가는 올해 초 주당 12만 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6월 18일에는 10만 6500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3분기 영업이익 개선이 터닝포인트. 네이버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2021억 원을 기록, 전 분기(1283억 원) 대비 57.5% 증가했다.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 금융사업 확대 등에 따른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결국 올 초 19조 4479억 원이던 시총은 10조 3000억 원 이상 불어나 12월 17일 시총은 29조 7448억 원을 기록했다. 그 사이 시총 순위는 4위까지 올라섰다.
반면 셀트리온(3→8위)과 SK텔레콤(8→15위), 한국전력(9→18위)은 순위가 떨어졌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경우 특별한 악재가 없음에도 불구, 바이오 업종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올해 초 대비 4조 원에 달하는 시총이 증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2일 시총 26조 9103억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8월 초 21조 8801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당시는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악재가 불거지며 코스피 바이오기업 43곳의 시총이 20조 원 이상 증발했던 시기였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22조 32억 원의 시총을 기록했으나, 1년 사이 2조 5800억 원이 감소했다. SK텔레콤의 변화는 통신분야 전체 섹터가 보인 흐름과 같다. 국내 통신사들이 5G를 최초 상용화하며 5G 네트워크와 마케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만 올해 3조 원, 통신 3사를 모두 합하면 7조 원가량 투자가 진행되면서 모두 주가가 떨어졌다. 그래도 SK텔레콤은 무선(MNO)사업 이외에도 신사업 등을 통한 비무선부문 매출 비중이 높아 통신 3사 중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21조 8588억 원)의 경우 한 해 동안 4조 1727억 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전기요금 인하(누진제 개편안 시행) 등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내년 하반기 전기요금체계 개편과 발전 연료 단가 하락에 따라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기반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리포트를 통해 “한국전력의 주가는 지난 11월 6일 이후 13.7% 상승했다”며 “4분기 발전단가 하락에 따른 영업실적 개선이 확인되면 추가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신라젠 기자·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펙사벡 진행 임상 및 개발 방향 발표 내용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바이오주 옥석가리기’ 롤러코스터 탔던 코스닥
코스닥 시장의 시총 순위는 급변했다.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3위 CJ ENM을 제외하고 나머지 자리의 주인이 모두 바뀌었다. 특히 신라젠과 메디톡스, 코오롱티슈진 등 연초 상위권을 휩쓸었던 바이오주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헬릭스미스로 사명을 변경한 바이로메드는 4위에서 9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반면 연초 9위와 10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던 게임제작사 펄어비스와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4위와 5위에 자리 잡았다.
펄어비스와 스튜디오드래곤의 순위 상승의 배경은 5G 시대 개막에 따른 동영상 및 모바일 게임 콘텐츠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2016년 5월 CJ ENM 드라마사업본부가 물적분할 돼 설립됐다. 올해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주가가 상승했고, 플랫폼들의 콘텐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그에 따른 수혜가 전망된다. 게임제작사 펄어비스는 지난해 2월 국내에 ‘검은사막’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12월과 2월 대만과 일본에 진출해 흥행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바이오주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며 바이오주들의 자리 이동도 컸다. 특히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의 추락이 눈에 띈다. 지난 1월 2일 시총 5조 1245억 원, 종가 7만 3400원을 기록해 2위에 이름을 올렸던 신라젠은 지난 17일 기준 25위(시총 9983억 원)로 순위가 급락했다. 주가 또한 1만 4000원대로 추락했다. 신라젠은 지난 8월 개발 중이던 간암치료제 ‘펙사벡’의 임상중단을 선언했고, 직후 임직원의 주식 매각에 따른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며 주가가 급락했다. 8월 1일 3조 1654억 원이던 신라젠의 시총은 2주일 뒤인 8월 14일 9272억 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연초 시총 2조 6481억 원으로 8위에 이름을 올렸던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사태’로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되며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 8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했지만 지난 10월 12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하고 상장폐지를 유예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임상재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면 바이오주 가운데 유일하게 순위가 오른 에이치엘비는 연초 7위에서 다섯 계단 상승한 2위에 자리매김했다. 지난 9월 말 항암 신약인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발표부터 개발사인 자회사 엘레바 인수합병 소식 등의 호재가 이어지며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새롭게 코스피 시총 10위권에 진출한 제약·바이오주는 휴젤(7위)이다. 휴젤은 메디톡스와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지만 균주 분쟁에서 제외된 데다 해외 수출까지 증가하며 메디톡스를 앞질렀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