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오픈 활력 되찾아…“홍진영 언니가…” 의혹에 업계 초긴장
요즘 클럽 업계의 분위기가 딱 그렇다. 2019년 연말 클럽 ‘플렉스(Flex)’는 그렇게 조용하지만 성대하게 문을 열었다. 서울 강남의 렉스관광호텔에 위치한 클럽 아레나 자리에 새로 들어선 플렉스는 ‘구 아레나’로 불리며 다시 강남 클럽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껏 움츠러들었던 클럽 업계에도 조금씩 활력이 찾아들고 있다. 다만 ‘아레나’와 ‘버닝썬’ 논란의 여파가 워낙 치명적이었던 터라 클럽 업계는 여전히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의 렉스관광호텔에 위치했던 클럽 아레나 자리에 새로 들어선 클럽 ‘플렉스(Flex)’는 ‘구 아레나’로 불리며 다시 강남 클럽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오픈을 앞두고 플렉스 관계자들은 블로그 등을 통해 공사 중인 내부 모습까지 공개하며 조용한 홍보를 이어갔다. 그리고 비로소 지난 연말 정식 오픈한 플렉스는 곧바로 화려했던 아레나 전성기 시절을 재현했다. 오픈을 앞두고 플렉스에 아레나의 실소유주인 강 아무개 씨가 관여됐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플렉스를 찾는 손님들에게 그런 이슈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성대하게 오픈한 플렉스는 바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것도 다소 자극적으로. 클럽 플렉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것은 기존 언론이 아닌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였다. 가세연은 ‘홍진영 언니(홍선영) 버닝썬 연결고리’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는데 여기서 “버닝썬 사건 여파로 문을 닫았던 아레나가 이름만 바꾼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며 “홍선영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아레나에서 이름을 바꾼 플렉스에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홍선영 테이블에 6~7명이 앉아있었는데 하나같이 유흥업계 거물들이었다”며 “이 가운데 한 명은 과거 아레나에서 마약 공급책으로 활동하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플렉스는 오픈을 앞둔 시점부터 마케팅디렉터(MD) 등 관계자들이 블로그 등을 통해 계속 홍보를 이어갔다. 오픈 이후에도 다양한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그렇지만 연예인 손님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 아레나와 버닝썬 등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다. 버닝썬 게이트와 아레나 탈세 논란의 여파가 워낙 거셌던 터라 ‘연예인’과 ‘클럽’이 함께 언급되는 것을 피하려 하는 분위기라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플렉스가 오픈하고 얼마 되지 않아 가세연을 통해 ‘연예인 가족 홍선영의 방문’이 언급됐고 ‘아레나 마약 공급책’ 관련 의혹까지 더해졌다. 가세연 방송이 공개된 뒤 플렉스를 비롯한 강남 클럽 관계자들이 상당히 긴장했다는 후문이다.
클럽 플렉스의 오픈 소식은 기존 언론이 아닌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홍진영 언니 버닝썬 연결고리’라는 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사진=‘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며칠 뒤 더 큰 사건이 불거졌다. 요즘 클럽 업계에서 ‘연예인’만큼이나 조심스런 단어가 ‘폭행 사건’이다. 버닝썬 게이트의 시작점 역시 한 손님에 대한 폭행 논란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민감한 연예인 폭행사건이 터졌다. 1월 7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연예인 A 씨(28)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탤런트 동하(28·본명 김형규)로 드러났다. 동하는 5일 새벽 강남 서초동 소재의 한 클럽에서 다른 일행과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벌인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동하 측은 “지인 생일파티에 참석했는데 취객이 갑자기 동하를 밀치며 시비를 거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동하는 즉시 현장에서 벗어났고 현장에 남아있던 지인이 취객을 말리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쌍방 폭행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 데 반해 동하는 자신은 참고인일 뿐 폭행 사건과 무관하며 지인 역시 쌍방 폭행이 아닌 일방적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예인 관련 클럽 폭행사고이긴 하지만 동하가 유명 스타가 아닌 데다 폭행 사건에 직접 연루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슈가 되진 않았다. 그나마 클럽 업계가 안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황이 진행된 것.
클럽 한 곳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 여파가 클럽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곤 한다. 플렉스 역시 사실은 2019년 8월에 오픈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7월 광주 소재의 클럽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소방법 등에 따른 허가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졌다. 이로 인해 플렉스는 8월이 아닌 연말에야 비로소 오픈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플렉스를 비롯해 강남에서 잘나가는 클럽들은 여전히 사회 전반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데다 국세청과 수사기관의 단속 의지도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탈세와 마약 등에서 또 문제가 드러나면 클럽 업계 전반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 엄청나게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님들이 몰래 마약류를 들고 들어올 수도 있고 클럽이라는 곳이 100% 통제와 관리가 가능한 곳도 아니다. 그렇지만 최대한 그런 이슈가 불거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약’을 팔거나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손님들은 아예 받지 않는다. 탈세와 관련해선 주류 거래가 많고 구조가 복잡한 클럽의 특성상 모호한 영역이 늘 있다. 사실 대기업은 물론이고 모든 사업에서 세금은 늘 모호한 대상이다. 최대한 문제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연예인이라는 게 공통적인 반응이다. 클럽 입장에서 연예인 등 유명인 손님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유명 연예인이 많이 온다고 매상이 더 오르는 것은 아니고 그들을 보려고 오는 일반인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런 손님들이 클럽의 위상을 보여준다고 여기는 분위기는 분명 업계에 존재한다. 문제는 정준영 파문에서 알 수 있듯이 연예인이 연루된 문제는 너무 화제성이 크고 자칫 클럽의 존폐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양날의 검이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