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선수협, 공정위에 불공정심사청구 “초상권 및 표준계약서 전면 개선 필요”
선수협 이사회 현장. 오른쪽부터 염기훈 부회장, 이근호 회장, 박주호 부회장.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선수협을 이끄는 이근호 회장은 “이번 불공정약관심사 청구를 통해 프로축구 선수들의 권익이 강화되고 선수 계약과 관련한 분쟁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단이 정한 애매모호한 기준을 적용해 계약을 마음대로 해지할 뿐 아니라, 다년계약을 체결한 선수의 연봉을 구단이 일방적으로 감액하는 문제 등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선수협이 밝힌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약관심사를 청구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① 계약만료 선수의 이적 시 양수 구단이 양도 구단에 당해 선수의 직전 연도 연봉의 100%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연맹규정 제2장 제16조
② 선수의 초상권 및 퍼블리시티권이 각 구단에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연맹규정 제5장 제9조 및 표준계약서 세부조항 제7조
③ 다년계약을 체결한 선수의 연봉을 구단이 일방적으로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표준계약서 총괄 조항 제3조 및 세부조항 제6조
④ 선수의 동의 없는 트레이드를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연맹규정 제2장 제23조 및 임의탈퇴 제도
이에 대해 염기훈 선수협 부회장은 “약관 개정은 선수의 권익뿐 아니라, 선수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높아진 선수 기량과 팬 수준에 맞지 않는 후진적 내용을 개정해 불공정 행위가 전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위 각 규정은 모두 FIFA룰 및 판례에 위반되는 것이나 그동안 ‘로컬 룰’이라는 명목 아래 한국프로축구에서 시행돼 온 규정이다.
선수협은 위 규정들이 약관규제법에 반하여 선수들의 권리를 부당히 침해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축시키는 독소조항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선수협 이사회의 결정을 통해 위 각 규정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약관심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다년계약을 체결했는데도 불구하고 구단에 일방적으로 연봉을 삭감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는 FIFA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조항이다. 또 우리가 밝힌 4가지 조항은 피파에서 명백히 금지하고 있는 사항인데, 그동안 ‘로컬 룰’이라는 명목 아래 한국프로축구에서 시행됐다. 선수협은 직접 그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이 K리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주호 선수협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에 불공정약관심사청구를 하기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길 원했다. 하지만 수차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해마다 많은 선수들이 똑같은 피해를 입는 상황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