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진작가 왕둥, 벨기에 모델 파펜 등 상습범 많아…‘단골 배경’ 앙코르와트 순찰 강화
중국 광시장족자치구 펑링 어린이 공원의 관람차 놀이기구에서 몰래 촬영된 누드가 중국 SNS 위챗을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사진=중국 위챗
기구 모양의 관람차에 먼저 탑승한 것은 장이다. 몇 칸 뒤에 슈가 타서 장이 탄 관람차를 향해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자 장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렇게 장의 누드 사진이 촬영됐다. 다행히 당시 이 놀이기구에서 이들의 행각을 목격한 사람은 없었다. 그렇지만 며칠 뒤 슈가 그 사진을 중국 SNS 위챗에 올리자 엄청나게 화제가 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아이들을 위한 장소에서 누드를 촬영했다는 점에 분노했고 공안의 수사까지 시작됐다. 풍기문란 등의 혐의를 받은 이들은 결국 구류 5일의 처분을 받았다.
중국인들 가운데에는 이번 사건을 보며 사진작가 왕둥 사건을 떠올린 이들이 많다. 왕둥은 누드 사진 전문이다. 이번 사건에서 슈는 “공공장소에서 누드 사진 촬영이 불법인 줄 몰랐다”는 입장이었지만 왕둥은 오히려 이를 즐겼다. 왕둥은 바로 2015년 중국을 뒤흔든 자금성 누드 사건의 주인공이다.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자금성 누드 사진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전라의 여성이 자금성 계단에 기대 있는 모습부터 지붕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는 사진, 심지어 문화재 위에 누드로 걸터앉아 있는 사진도 있다. 바로 그 사진을 찍은 이가 왕둥이다. 중국인들은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왕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금성 누드로 물의를 빚고 얼마 지나지 않아 류저우시의 명물 백로대교에서 또 누드 사진을 촬영해 공개한 것.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에 왕둥은 “사진 촬영 당시 그 누구에게도 피해나 영향을 주지 않은 만큼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일이 중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18년 7월에는 벨기에 여성 마리사 파펜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을 배경으로 누드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됐다. 통곡의 벽이 내려다보이는 건물 옥상에서 누드로 의자에 앉아 있는 사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국기 게양대와 이슬람 사원 모스크가 보이는 건물 옥상에서 찍은 누드 사진도 함께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파펜의 행위에 이스라엘 주민들은 물론이고 유대교 성직자들까지 분노했다. 그곳이 성지이기 때문이다.
사실 파펜은 2017년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집트 남부 룩소르의 카르낙 신전에서 누드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렸으며 이집트 카이로의 기자 피라미드에서도 누드 사진을 찍었다. 당연히 이집트 국민들이 분노했다. 신성한 고대 이집트의 유적을 모욕했다는 이유였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집트 문화유산부가 “사진이 합성됐거나 한참 전에 찍은 걸 최근에 배포한 것 같다”며 “최근에는 그런 촬영이 절대 없었다”고 해명했을 정도다.
벨기에 여성 마리사 파펜이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이 내려다보이는 건물 옥상에서 누드 사진을 찍어 공개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집트 남부 룩소르의 카르낙 신전과 카이로의 기자 피라미드에서도 누드 사진을 찍었다. 사진=마리사 파펜 홈페이지
이집트 국민들이 분노한 까닭은 2015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누드가 촬영된 장소는 이집트 카이로의 기자 피라미드다. 스핑크스로 유명한 이곳은 이집트에서 가장 큰 피라미드다. 러시아인으로 알려진 여성 아우리타가 피라미드 곳곳을 돌아다니며 누드 동영상을 촬영한 것. 그런데 2017년에 파펜의 누드가 또 공개되자 이례적으로 정부 부처인 문화유산부가 직접 나서 해명을 해야만 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선 몰래 누드 사진을 찍던 미국인 자매가 추방당하는 일도 있었다. 2015년 20대 초반의 미국인 자매가 바지를 무릎까지 내리고 서로의 누드 사진을 찍어주다 압사라청 소속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 결국 이들은 캄보디아에서 추방됐으며 4년 동안 캄보디아에 재입국할 수 없는 조치를 받았다. 안타깝게도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에선 이런 일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미국인 자매가 체포되기 한 달 전에는 프랑스 남성 3명이 아시아 여성들을 고용해 앙코르와트에서 누드 사진을 촬영하다 추방당했다.
앙코르와트는 제법 규모가 큰 편인데 반테이 끄데이 사원처럼 단체관광객이 방문하지 않아 한적한 곳에서 몰래 누드 촬영이 이뤄지곤 한다. 앙코르와트의 유적 보존과 관리를 책임지는 압사라청은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앙코르와트를 성스럽게 여기는 캄보디아 국민들은 이곳에서 여성을 상품화하는 누드 사진을 촬영하는 행위를 매우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 한국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2003년 영화배우가 앙코르와트에서 누드 화보를 촬영한 것. 당연히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도둑촬영이었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