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멤버 입대에 동방신기 상반기 공백 여파…적자 사업 정리 여부 ‘눈길’
2019년 당기순이익 적자전환된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는 그룹 엑소(EXO) 멤버들의 군입대 이후 또 다른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사진은 이수만 SM 프로듀서. 사진=연합뉴스
SM의 지난해 상황은 좋지 못했다. 매출은 6578억 원으로 2018년 대비 7.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03억 원으로 15.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61억 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SM 측은 손실의 원인을 ‘연결대상 종속회사에 대한 영업손상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들의 손실이 확대된 것이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M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주요 자회사들의 합산 영업이익이 152억 원으로 전년(2018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콘텐츠 제작사인 드림어스컴퍼니가 지분법 손실로 80억 원, 에브리싱이 영업권 손상으로 130억 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버닝썬’ 사태 등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은 YG 역시 부가사업의 적자가 겹치면서 고난의 시기를 보냈으나 제작부문사업과 외식사업 등을 정리하면서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손실을 보고 있는 자회사들을 정리하지 못하는 SM과 대비되는 모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사 모두 본업 외에 (사업성이 좋지 못한) 비주력사업 존폐 여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사실 SM 계열사들의 성과가 좋았던 적이 없는데 YG처럼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엔터사와 달리 SM에 대해서는 수익 모델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엑소(EXO)와 동방신기라는 대형 아이돌그룹이 있지만 이들에게만 향후 수년간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동방신기는 오는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의식해 올해 상반기 일본 공연을 계획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올림픽과 같은 ‘글로벌 이벤트’ 직전, 직후에는 공연을 기획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코로나19 영향으로 도쿄올림픽이 연기 또는 취소될지라도 대규모 공연이나 ‘돔 투어’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엑소 멤버들이 차례로 군입대하면서 향후 몇 년 동안 엑소가 완전체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룹 샤이니의 군인 멤버들도 올해 말이나 돼야 모두 전역한다. 이들의 빈 자리를 슈퍼주니어와 NCT127로 채우려 하지만 체급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SM이 더 힘든 것은 (소속 가수들의) ‘라인업’이 비어 있기 때문”이라며 “동방신기는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95%에 달하고 엑소는 멤버들이 입대를 하는데 과연 슈퍼주니어와 NCT127로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엑소의 멤버 시우민과 디오가 군입대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엑소. 사진=에스엠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SM과 달리 YG와 JYP는 신인 아이돌그룹을 성공적으로 데뷔시켜 대표급으로 성장시켰다. 빅뱅 멤버들의 군복무 기간 YG는 걸그룹 블랙핑크를 성공시켰다. 블랙핑크의 공연 이익률을 의미하는 ‘미니멈개런티(MG)’는 최근 빅뱅의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그룹 트레져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JYP는 지난해 신인 ITZY(있지)의 활동으로 실적을 끌어올린 동시에 MD(스타 관련 상품, ‘굿즈’) 판매로 기타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걸그룹 트와이스의 ‘일본 돔 투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JYP가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도 이들의 활약 덕분이다. JYP의 지난해 매출은 1554억 원, 영업이익은 434억 원으로 2018년 대비 각각 24.5%, 51.2%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YG와 JYP는 새로운 그룹과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반면 SM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터테인먼트업계 한 관계자는 “SM의 과거 기획자들은 주로 연예계 매니저, 연예인 출신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이 그룹 신화, 슈퍼주니어, 엑소까지 성공적으로 기획했다”며 “그러나 이후 주로 경영학을 공부하고 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기획자로 채워지면서 회사 가수들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