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신뢰도 하향세 속 ‘탈 네이버’ 가속화…코로나19 영향 중소상인 위주 ‘검색 광고’도 주춤
네이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검색’이 매년 점유율이 감소하고 신뢰도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진=고성준 기자
#‘신뢰의 둑’ 무너지는 네이버 검색
네이버는 2002년 지식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식인’에서 네이버 이용자는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면서 정보를 공유했다. 이는 폭발적인 이용자수 증가로 이어졌다. 네이버는 당시 경쟁사 야후코리아, 다음 등을 제치고 포털업계 1위로 올라선 뒤 현재까지도 같은 위치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 성장을 이끈 검색 부문의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찍힌 지 오래다. 네이버에 정보를 찾고자 검색하면 첫 화면 상단에는 파워링크, 비즈사이트 등 광고 등이 먼저 나타난다. 블로그 상업화도 심각한 상황이다. 앞서 2018년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의혹도 일었다. 네이버 검색에 대한 신뢰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2018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색어 검증위원회가 발표한 ‘네이버 검색어 서비스 이용과 정책’에 관한 조사에서 네이버는 검색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에 비해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5점 기준 만족도는 3.35, 신뢰도는 3.0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검색어 서비스에 대한 외부 기관의 검증도 87.1%의 이용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검색 포털이용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검색만족도는 89.7%로 구글의 97.5%보다 낮았다. 네이버 검색 결과의 적합성도 72%로 구글의 86.1%보다 아래였다. 특히 네이버 검색 결과의 신뢰성은 47.3%로 구글의 61%보다 낮았다.
‘탈 네이버’는 최근 들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관심·흥미 있는 주제가 있을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경로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37.3%)이다. 특히 초등학생 응답률은 50.3%로 높았다. 이어 포털 및 검색엔진 33.6%, SNS 21.3% 순이었다.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 포털의 영향력이 21세기 출생자들에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10대만 네이버를 이탈한 것은 아니다. 앞서의 오픈서베이 조사의 따르면 10명 중 7명이 유튜브에서 정보를 탐색한다고 응답했다.
KISO와 조사를 함께한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당시 신뢰도가 낮게 나온 건 네이버가 검색어를 조작할 수 있다는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은 이용자의 요구를 파악해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신뢰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심상치 않은 검색 시장, 매출 직격탄 불가피
네이버를 통한 검색 비중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앞서의 오픈서베이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에서 ‘음식·요리·맛집’ 검색이 20.4%로 1순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분야는 이미 강력한 경쟁자가 외연을 넓히고 있다. 직접 먹어본 사람들이 리뷰를 남기고 동네 식당의 순위를 매겨 추천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그 주인공이다. 망고플레이트, 다이닝코드 등이 대표적인 맛집 앱이다. 망고플레이트는 약 20만 개 식당의 평점과 리뷰를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로 월 3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20대 한 직장인은 “여자친구와 데이트하기 전 맛집을 미리 찾는데 네이버 정보는 광고가 많아서 맛집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용 앱을 사용한다”며 “직접 먹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순위가 나오기 때문에 선택하기 간편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네이버의 매출액은 6조 5934억 원이다. 이 중 광고 부문 6333억 원,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이 2조 8510억 원을 차지했다. 광고에는 디스플레이 광고(DA), 동영상 광고, 쇼핑 DA 등이 포함된다. 비즈니스플랫폼은 쇼핑과 검색 광고 등이 포함된다.
실제로 증권업계는 네이버 1분기 매출 하락을 점치고 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을 받은 검색 광고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플랫폼 매출은 쇼핑 관련 매출 증가로 일정 부분 만회되고 있으나, 네이버는 쇼핑보다 검색 광고 매출 비중이 더 높다”며 “특히 중소상인 위주의 검색 광고는 2분기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네이버 한 직원은 “검색 점유율이 떨어지고 이용자가 구글, 유튜브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1분기 이커머스 매출이 증가하고 검색 광고 매출이 떨어진 것도 맞는데, 코로나19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