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동안 과다각성 꿀잠 방해, 수면의 양보다 질 중요…명상이나 취침 전 온수 샤워 ‘강추’
낮 동안 과다각성 상태가 지속될 경우,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밤에 잠이 드는 것이 어려워진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바로 이 코티솔이 우리를 각성 상태, 즉 깨어있게 하고 그 결과 쉽게 잠을 잘 수 없게 만든다. 또한 하루 종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보거나 커피를 마셔서 정신이 과하게 자극된 상태에서 제때 휴식을 취하지 않을 경우 근육이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런 요소들이 우리를 잠이 들어야 할 시간까지 깨어있도록 만든다고 퍼디컴베는 설명한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십중팔구 다음날까지도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퍼디컴베는 스트레스가 우리의 ‘투쟁-도피 반응(긴박한 위협 앞에서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생리적 각성 상태)’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 반응은 신체가 피로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균형추 역할을 한다. 먼 조상들이 간혹 위험에 처했을 때 정신이 바짝 들도록 한 고대의 진화적 산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럼 현대인들의 경우에는 어떨까. 퍼디컴베는 “오늘날에는 고맙게도 일상에서 육체적인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여전히 각성 상태를 통해 스트레스에 반응한다. 요컨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은 우리의 정신을 초롱초롱하게 만든다. 회사 문제든, 자녀 문제든, 미래에 대한 걱정이든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바짝 긴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잠이 들거나 숙면을 취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낮 동안 과다각성 상태(지나치게 활동적인 정신 상태)가 지속될 경우, 밤에 잠이 드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퍼디컴베는 “명상을 하는 습관을 들이면 스트레스가 상당 부분 감소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스트레스는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과잉 자극 상태다
만일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하거나(머리가 복잡하거나),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었다면 몸과 마음은 십중팔구 과잉 자극을 받게 된다. 퍼디컴베는 “밤늦게까지 계속해서 몸에 자극을 줘선 안 된다. 가령 잠들기 직전까지 이런저런 업무를 처리하고, 소셜 미디어를 검색하고, 이메일에 답장을 하고 난 후에도 베개에 머리를 대는 순간 즉시 잠에 빠져들기를 바란다면 그건 오산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가능한 낮 동안 스마트폰 화면 보는 시간을 줄이고 저녁에는 카페인이나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실제 사람들은 왜 잠자리에 누우면 불안한 생각이 더 많이 떠오르는지 의아해 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눈을 감자마자 마음의 수문이 열려 걱정이 쏟아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에 대해 퍼디컴베는 “진실은 우리가 하루종일 너무 바빠서 이런 생각들을 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일단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면 하루종일 억압되어 있던 모든 생각들이 떠오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상은 우리 자신과 그런 생각 사이에 거리를 두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편안하고 질 좋은 수면을 위한 넓은 공간을 머릿속에 제공해준다”라고 덧붙였다.
잠을 자려고 억지로 ‘노력’하지 않으면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다.
#근육이 긴장되어 있다
마음뿐만 아니라 몸이 긴장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누구나 쉽게 잠들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기 전에 좀 더 긴장을 풀 수 있을까. 퍼디컴베는 “침대에 눕기 30분 전쯤 따뜻한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또한 잠자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너무 덥지 않되 서늘한 온도가 좋으며, 낮은 조도의 조명이 비치는 깨끗한 실내 공간이 좋다.
또한 그는 “건강한 수면은 휴식의 양보다 질과 더 관계가 있다. 그리고 휴식의 질은 정신의 질과 많은 관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령 ‘오늘은 최소 몇 시간을 자야지’라고 생각하는 고정 관념을 갖지 말아야 한다. 그런 압박감은 오히려 종종 잠드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뿐이다. 퍼디컴베는 “우리가 잠을 자려고 억지로 ‘노력’하지 않으면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다”라고 충고한다.
책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또 다른 좋은 방법이다. 명상 앱을 이용해도 도움이 된다. 퍼디컴베는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벗어나 잠시 플러그를 뽑는데 도움이 된다”라고 추천했다.
#수면의 질에 집중한다
퍼디컴베는 “어떤 사람들은 여덟 시간이나 열 시간 이상 잠을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피곤함을 느낀다. 이는 수면의 질과 잠자는 시간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보다는 잠을 자는 동안 마음이 어떠했는지가 숙면과 더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음이 편안해야 비로소 깊은 잠을 자게 된다는 의미다. 잠들기 전 마음이 차분해지도록 하는 10분간의 짧은 명상이 도움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이다. 일관된 기상 시간을 갖는 것이야말로 숙면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는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 퍼디컴베는 “왜냐하면 생물학적 리듬 즉, 몸의 생체시계는 실제 입면 시간보다 기상 시간에 의해 설정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주말에는 늦잠을 자고 월요일에는 일찍 일어난다면, 몸의 생체 리듬은 어느 정도는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월요일이 되면 하루종일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 낮에 피곤한 이유로는 수면무호흡증처럼 만성적인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수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그는 권고했다.
명상은 편안하고 질 좋은 수면을 위한 넓은 공간을 머릿속에 제공해준다
#낮부터 숙면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자리에 들 때야 비로소 잠에 대해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하루 종일 잠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퍼디컴베는 “하루 종일 정신이 없고, 바쁘고, 자극을 받으면 받을수록 잘 자는 것은 더욱 더 중요해진다. 반대로 하루 종일 여유롭고, 덜 바쁘고, 자극이 적을수록 수면의 필요성은 줄어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그는 “따라서 잘 자는 것은 낮부터, 특히 우리가 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서부터 시작된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에게 ‘나는 잠을 잘 못 잔다’ 또는 ‘나는 항상 잠을 자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습관적으로 말한다면, 우리는 진짜 그렇다고 스스로의 마음을 프로그래밍하게 된다. 그런 식의 생각만 바꿔도 잠자는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럴 때도 명상이 도움이 된다. ‘명상은 우리가 한 발짝 물러서서 우리의 마음을 조금 더 분명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퍼디컴베는 설명한다. 또한 명상은 매일 밤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를 내는 대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도록 단련시켜준다. 이렇게 하면 다음 날이 어떨지 걱정하거나 좌절하지 않게 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한밤중에 깬 당신을 위한 꿀잠 팁 한밤중에 눈이 떠지거나 새벽에 잠을 깰 경우, 다시 잠을 잘 수 있도록 하는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눈을 감고 두어 차례 심호흡을 내뱉는다. 그런 다음 숫자를 1000부터 0까지 거꾸로 천천히 세어본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0까지 세기 전에 이미 잠이 든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억지로 잠을 자려고 애쓰지 말고 숫자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정말로 졸리긴 한 건지 확인해봐야 한다. △몸과 마음이 깬 것처럼 느껴진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일어난 후에는 너무 과격하지 않은 편안한 활동을 한다. △가령 독서를 하거나 간단한 청소나 다리미를 한다. △몸과 마음이 어떠한지 계속 체크하고, 졸음이 오면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