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은 대표 발언과 달리 정당 미등록 상태…시도당 등록 과정에선 공문서 위조 정황도
2월 16일 미래통합당 합류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는 조성은 대표.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중도를 표방하는 브랜드뉴파티, 청년 정당 ‘같이오름’, 정책 정당 ‘젊은보수’, 3개 정당이 통합당에 합류한다”며 “통합당의 혁신과 정치 영역을 넓혀 총선 승리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가의 시선은 조성은 대표에게로 쏠렸다. 더불어민주당 전신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정치를 시작해 국민의당을 거쳤던 그가 단기간에 창당 조건인 5000명 이상 당원을 끌어 모아 창당에 성공한 뒤 미래통합당으로 합류한 까닭이었다. 브랜드뉴파티는 1월 21일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완료한 뒤 2주 만인 2월 4일 동아일보에 창당대회 개최를 공고했다. 2월 9일 국회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브랜드뉴파티는 창당에 실패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브랜드뉴파티는 아직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절차대로라면 브랜드뉴파티는 창당대회가 열린 2월 9일 전에 5곳 이상의 시도당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한 뒤 관할 시도 안에 주소를 둔 5000명 이상에게 서명된 당원 가입서를 받아 시도당창당대회를 개최하고 시도선거관리위원회 등록을 마쳤어야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고한 창당 절차에 따르면 창당에는 3단계 작업이 필요하다. 우선 200인 이상의 발기인이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하고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 신고하는 게 첫 번째다. 그런 다음 최소 5곳에서 각 1000명 이상에게 서명된 당원 가입서를 받아 시도당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한 뒤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하고 시도선거관리위원회 등록하는 게 두 번째다. 마지막으로 시도당 등록 등 창당준비 작업이 완료되면 창당대회 5일 전까지 일간신문에 창당대회 개최를 공고하고 창당대회를 연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 등록 신청을 하면 끝난다.
조성은 대표는 “일정이 빡빡했다. 창당대회 등 요건을 빨리 갖추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미래통합당과 통합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까 완성이 안 된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서 미래통합당으로 합류하게 됐다. 창당을 완성을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 시기 정도엔 완성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브랜드뉴파티는 중앙당창당대회 당시 단 한 곳에서도 시도당 등록을 하지 않았다. 브랜드뉴파티는 2월 9일 창당대회를 열며 보도 자료에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북, 경북 등을 포함해 10개 시도당 등록을 끝마쳤다. 창당대회를 끝낸 후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중앙당 등록을 마무리 짓고 빠르면 2월 20일경에 창당준비위원회에서 정당으로 위상이 바뀔 것”이라고 적시한 바 있다.
게다가 해명처럼 그 사이에 미래통합당 합류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니었다. 조성은 대표는 2월 16일 ‘시사코리아뉴스’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이 브랜드뉴파티에 처음 연락한 게 2월 12일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미래통합당이 처음 연락한 시점은 창당대회가 있고 3일 뒤였던 셈이었다.
조성은 대표는 애초에 예정대로 창당대회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창당대회 이틀 앞선 2월 7일쯤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뉴파티는 2월 2일까지만 해도 발기인을 제외한 당원으로 100명도 모으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정당의 기초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건 남수현 전 브랜드뉴파티 전국조직위원장이었다. 그는 회원 수만 명에 달하는 체육 조직(실전도국제연맹) 조직장이다. 남수현 전 위원장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최초 조성은 대표가 청년 정당을 만든다고 하기에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맘에 들어 2월 2일 그를 만나 ‘기초만 만들어 주고 떠나겠다’고 했다. 2월 5일 조 대표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통합하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계속 도울 요량이었다. 하지만 2월 7일 만난 조 대표가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 박형준 전 통합신당준비위원장, 정동영 민생당 의원 등과의 만남을 이야기하며 원하는 위치가 있느냐는 식으로 묻기에 조 대표에게 ‘정체성이 대체 뭐냐.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창당대회 행사만 돕겠다. 그 이후로는 개인적인 일만 할 거다. 정말 급할 때만 도와주겠다’고 했다. 브랜드뉴파티와 내 조직이 이용당하는 것 같았다.”
조성은 대표는 2월 9일 창당대회를 강행했다. 그 뒤 남수현 전 위원장에게 명단을 거듭 요청했지만 남 전 위원장은 조직 명단을 조 대표에게 넘기지 않았다. 남 전 위원장은 2월 12일 도저히 도울 수 없으니 알아서 설득해 창당을 해 보라는 심산에 주요 지역 인사를 소개하는 정도의 선에서 연을 마무리했다. 조성은 대표가 미래통합당과의 ‘딜’을 성사 시키려면 시도당 등록이 절실했다.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브랜드뉴파티창당준비위원회는 지난 2월 20일쯤 브랜드뉴파티 경기도당 등록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브랜드뉴파티가 제출한 입당 원서에서 동일인이 서명한 것으로 보이는 입당 원서를 여럿 발견했다. 누군가 입당원서를 일괄적으로 제작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브랜드뉴파티 관계자에 따르면 조성은 대표는 미래통합당 합류를 하루 앞둔 2월 15일쯤 군 조직 5000여 명 명단을 새로 구해와 시도당 관련 입당 문서를 제작에 착수했다. 이에 별샛별 사무총장은 조 대표에게 “문서 위조는 범죄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입당 원서 생성 및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시도당 등록 작업은 계속됐다. 2월 22일 별 사무총장과 실무진 전체는 브랜드뉴파티 실패를 선언하고 떠났다.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조 대표는 2월 25일쯤 경기도당 창당 신청 철회 요청서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보냈다.
조성은 대표는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연락에도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