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반복적 뇌물 수수해 비난 가능성 높지만 액수 크지 않아”
금융위원회에 재직하면서 감독 대상 업체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2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유 전 부시장이 지난 2019년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두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이날 오전 10시 뇌물수수, 수뢰 후 부정처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9000만 원을 선고했다. 추징금도 4220여만 원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의 혐의 중 뇌물수수만 유죄로 보고, 청탁금지법과 수뢰 후 부정처사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이 재직했던 금융위원회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회사 관계자로부터 반복적으로 뇌물을 수수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과 공여자들 사이에 사적 친분관계가 있었고, 개별 뇌물의 액수가 크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피고인과 공여자들 간 사적 친분관계에서 선의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을 것으로 생각할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는 점도 반영됐다.
유 전 부시장은 2010∼2018년 직무 관련 투자업체나 신용정보·채권추심업체 대표 등 4명으로부터 4700여만 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한 혐의로 2019년 12월 구속기소됐다. 유 전 부시장 측은 금품을 받기는 했으나, 친분에 의한 것일 뿐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