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400억 원 규모…높은 수익률에 채무불이행 가능성 낮아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의 표지석.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제철과 함께 현대로템 CI가 새겨져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만약 주가가 오른다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소액의 주식양도차액은 비과세다. 주가가 1만 500원 이상이면 이자수익을 넘어선다. 현재 현대로템 주가는 1만 5000원 선이다. 2018년 6월 4만 5000원의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을 걷다 지난 3월 20일에는 8730원까지 하락했다. 물론 이번 CB는 3개월마다 기준가가 바뀌어 전환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
CB 투자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위험은 채무불이행이다. 현대로템은 올 1분기 말 기준자본(1조 1324억 원) 대비 부채(3조 1035억 원)가 3배에 육박한다. 빚이 많아 영업손익은 흑자전환했지만 순손익은 적자다. 철도와 방산 부문(K2전차 등)은 실적회복세가 뚜렷한데 플랜트 부문의 부진이 문제다. 지난해까지 부실하던 사업장 정리는 대부분 끝났지만,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새로운 설비투자 수요는 당분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차입금 비중이 56%에 달하는 상황에서 3년짜리 자금 2400억 원이 유입되면 현금흐름은 일단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더 악화되지 않아 주가 안정성이 유지된다면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주가흐름이 안정적일 경우 CB 상환 부담이 낮아지며 부채가 자본으로 바뀌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비록 43%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현대차가 이번 CB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점을 감안하면 채무불이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시장에 상장되는 만큼 만기 전 유동화도 가능하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