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합당 주인의식 없어 국회 파행 야기…다양한 사람이 정치 나서도록 ‘청년 정치 사다리 3법’ 발의”
7월 1일 국회 의원실에서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은숙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요한 건 청년들이 가고 싶은 일자리가 무엇인지다. 50개 비정규직과 50개 정규직이 있을 때, 100개의 정규직으로 좋은 일자리를 더 크게 만들어가는 방향이다. 비정규직 17년 차가 돼도 임금 250만 원밖에 못 받는 일자리를 위해 청년들이 스펙경쟁 하고 고생하는 게 아니다. 공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근로조건 개선 경쟁 과정이다. 민간부문 기업에서 좋은 일자리 먼저 만들면 좋겠지만, 시장경제체제에서 쉽지 않다. 그래서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면, 기업도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개선된 근로조건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그렇게 공공과 민간부문 일자리 질의 밸런스가 만들어질 거라고 본다.”
―청년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정 정당과 특정 언론 프레임을 통한 이간질이라고 본다. 여기에 많은 청년들이 선동되는 것 같아 아쉽다. 몇 년 전부터 성평등 노동 환경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청년 간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 그게 마치 공정 이슈인 것처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건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립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방치하는 게 청년들의 노력의 대가를 사회가 보상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근로조건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들의 노력에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게 공정의 의미다. 사회적 다양성의 가치들을 억누르기 위해 청년들과 대립 관계를 설정하는 건 야비하다.”
―청년위원장 출신으로서 당과 청년 사이의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도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정책을 이벤트처럼 발표했다. 조금 더 차분하게 취지와 방법을 설명하고 발표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나도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정책이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것임을 설명해 나가야 한다. 더 잘 대응해야 한다.”
―제1 야당 미래통합당과의 원구성 합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15대 국회 하반기 구성을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 1997년 11월 IMF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이 여당이 됐다. 이어 1998년 하반기 원구성 하면서 야당이 여당 발목 잡지 않고 노력해줬다. 반대로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에 민주당이 야당일 때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협조했다. 이번 국회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본인 정당이 아니라 주인의식이 약해서 그런지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다. 알짜 상임위 7개를 모두 떼서 줬는데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협상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 판단했다.”
―통합당 초선 의원과는 얘기를 해봤는지.
“원구성 과정에서 몇몇 의원들 따로 만나 대화해봤다. 답답해한다. 그분들도 대단히 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막상 당에 돌아가면 말을 못 하겠다 하더라. 통합당 초선 의원들 역할이 있었으면 좋겠다. 국회의원 임기는 4년이고 김종인 비대위는 기껏해야 1년이다.”
―1호 법안으로 ‘청년 정치 사다리 3법’ 발의했다.
“국회의원 대부분 청와대 출신이거나 고시 출신, 장·차관 출신, 명문대 유학파 출신이다. 가장 좋은 국회는 국민의 삶과 가깝고 국민을 닮은 국회,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넓은 국회여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엘리트화 됐다. 반면 나는 평당원에서 시작해 14년 만에 국회의원이 된 흙수저 출신이다. 이번에 재산 신고도 1000만 원을 해 유명해졌다. 재산이 1000만 원 있는 사람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에 나설 수 있게 사다리를 놓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4월 9일 제21대 총선 선거운동기간에 장경태 당시 동대문을 후보가 윤영찬 당시 후보와 함께 동대문구 전농사거리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총선에서 여야 중진 이혜훈 통합당 후보, 민병두 무소속 후보와 붙었는데.
“두 후보 모두 쟁쟁한 정치인이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 이겨야 한다는 간절함이 더 컸다. 민병두 후보의 경우 막판에 사퇴의사를 밝혔다. 솔직히 당시에는 민 후보 측에서 단일화 경선을 하자고 할 줄 알았다. 첫 여론조사가 중요했다. 다행히 1위를 기록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졌다. 그래서 단일화 제의가 없었을 수도 있다.”
―민병두 후보와 따로 만났나.
“총선 기간에는 한 번도 만나거나 대화하지 않았다. 이전부터 인연이 있다. 2008년 민병두 후보가 동대문을 지역구에 처음 출마할 당시 난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였다. 그때 처음 만나 도와드리고 싶다 했었다. 이후 내가 민주당에 들어가 중앙당에서 오고가면서 계속 만났다. 총선 끝나고 민 후보와 만나서 소주 한잔했다. 민 후보로부터 조언과 당부의 말을 받았다.”
―상임위는 국토교통위원회로 배정됐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공약 3호 주거대책을 내가 구상했다.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취지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토위를 신청했다. 지역현안으로는 동대문을은 서울에서 교통이 불편한 곳 중 하나다. 관내에 지하철역이 하나도 없다. 위로는 청량리·회기역, 아래로는 장안평·답십리역이 지나가고 좌우로 청계천 중랑천이 흐르는데 지역구 안엔 하나도 없다. 교통 인프라 계획이 있어 이를 조기 추진하기 위한 것도 지망 이유다.”
―국토위 위원으로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국토위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의 법안을 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여러 가지 해법을 고려해야 한다. 임대업 사업자들의 주택 임대업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다만 적정 규모로 시장을 교란하지 않는 선에서 하면 괜찮은데, 도덕적 해이가 발견되고 있어 문제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더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법안들을 검토 중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