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상 고창군수 “지난 2년은 ‘배움의 시간’…농민군수·효자군수·서민군수가 되겠다”
유기상 고창군수
[고창=일요신문]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2년,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전북도 14개 시·군 단체장 가운데 군산 강임준 군산시장과 유진섭 정읍시장, 박준배 김제시장, 황인홍 무주군수, 장영수 장수군수, 유기상 고창군수, 권익현 부안군수 등 절반인 7명이 초선이다. 이들에게 지난 2년은 출마 전 구상하고 공약했던 정책과 사업을 행정에 접목하는 이앙기(移秧期)였다. 전반기 임기를 마치고 후반기 임기를 시작한 유기상 고창군수에게 지난 2년의 소회와 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본다.<편집자주>
‘농생명문화 살려 다시 치솟는 한반도 첫 수도 고창 건설’이라는 전국에서 가장 길(?) 것이라는 군정 구호에서 고창군수 유기상이 지향하는 군정방향과 목표가 담겨져 있다. 또 그가 그동안 군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노력했는지도 확인시켜준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행정관료 출신으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했다. 고창고 졸업이란 최종 학력을 가지고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7급 공채에 합격했고 또 다시 독학으로 행정고시를 패스한 보기 드문 경력의 소유자로 그야말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방통대를 졸업하고 일본 가고시마 대학에서 지방자치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전북대에서 한국사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학구파이기도 했다. 중앙부처와 광역단체, 기초단체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쌓은 종합행정 전문가로 행정의 달인이었다.
익산시 농산물 통합브랜드 탑마루와 국가대표 선수촌 쌀 납품, 전북장애인체육회 창설, 익산 미륵사지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컵문화행사, 전주농생명혁신도시 추진,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이 그의 머리와 손, 발에서 나왔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평화당 후보로 민주당 광풍을 뚫고 고창군수에 당선된 것은 운이나 바람이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유 군수의 뛰어난 능력과 인품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것에 이론이 없었다.
임기의 절반을 보낸 유 군수는 준비된 단체장이었음이 분명했다. 이미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어떻게 할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한 치의 착오도 막힘도 없이 성공적으로 군정을 이끌고 있다. 고향인 고창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자부심은 유 군수의 추진 동력이다.
- 초선 자치단체장으로서 지난 2년은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소회를 밝혀주십시요.
“그동안 변화와 희망, 군민통합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새로운 고창의 역사를 써달라는 군민들의 지상명령을 받들어 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농생명식품산업 중심도시, 품격있는 역사문화 생태관광 도시, 사람 키우는 도시, 함께 잘 사는 상생경제, 참여하고 소통하는 울력행정 등 핵심 과제를 설정하고, 자랑스러운 고창 만들기에 집중했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2년은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배려와 연대의 끈을 놓지 않는 군민들에게 ‘희망’을 배웠습니다.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는 고창의 의료인과 방역대원, 자원봉사자들에게 ‘헌신’을 배웠습니다.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도 지역과 주민을 위해 소임을 다하는 공직자에게 ‘열정’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농민군수·효자군수·서민군수가 되자는 초심으로 한반도 첫수도 고창을 위해 군민의 손을 잡고 계속해서 큰 걸음을 걸어 나가겠습니다”
- 초선 자치단체장에게 지난 2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먼저, 군민과 지역 사회단체, 공직자 모두가 지역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군의 일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고창군은 군의회와 함께 ‘농업·농촌 공익가치 증진 농민지원 조례’를 제정해 농촌마을 공동체 보존과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환경조성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실질적 지원을 위해 2년 이상 군에 주소를 둔 농업경영체 등록농가 1만 162농가에 농가당 28만 5,000원씩 고창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습니다. 이는 고창 땅에서 토종 종자를 지키며 땀 흘려 농사짓는 농민들의 마음으로 농생명을 살리는 군정을 펴겠다는 고창군정의 가치이자 마음가짐이었습니다. 고창군이 시작한 농민수당은 올해 전북도 전체로 확대됐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고창사랑상품권’, ‘높을고창카드’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고창사랑상품권으로 지급했습니다. 부모봉양세대와 다자녀 세대에 2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재난기금에도 지역특화 시책을 반영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군수와 5급 이상 간부 공무원 43명도 정부재난지원금을 고창장학재단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이었던 무장기포가 전체 역사교과서에 수록되고, 평생학습도시, 책 읽는 도시 등에 선정되며 품격 있는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발돋움했습니다. 또 고창군 역대 최초로 여성부군수가 임명되는 등 유리천장이 깨지면서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가 탄력 받고 있습니다”
- 많은 공약들을 제시했지만 결국은 지역 현안 해결이 공과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최대 현안은 무엇이고 어떤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고창군은 군민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08년부터 고수면 일원에 고창일반산업단지 건설을 추진해 왔습니다. 당초 2014년 완공예정이었으나 매립토량에 대한 시공사와 이견으로 법적 분쟁으로 풀만 무성하게 자라 군민들의 애를 태웠습니다. 취임 후 지역최대 현안인 고창일반산업단지 정상화를 군정의 첫 번째 과제로 정하고 시공사와 적극적인 협의와 함께 법적대응을 이어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연말 유치권 해결에 이어 단숨에 기업유치까지 성공하며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고창군은 지난 4월 지역 닭고기가공업체인 (주)동우팜투테이블과 고창일반산업단지에 15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습다. 지난해 말 일반산단 유치권 해소 이후 첫 산단의 기업 투자인 동시에 민선 7기 ‘농생명식품산업 육성’ 관련 1호 식품기업 유치입니다”
“고창군은 수개월전부터 지역내 식품기업 유치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업체와 본격적인 접촉을 시작한 뒤 예상되는 악취, 수질 등 여러 문제를 가정해 전략을 세웠습니다. 특히 고수면민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고창일반산업단지 민간대책위원회’와 함께 기업체는 물론, 선진적 폐수처리시설을 갖춘 곳을 방문해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업체도 신설되는 고창공장에 최첨단 악취저감 친환경 시설, 지하화된 폐수처리시설 도입 등을 약속했습니다. 군은 향후 650명의 고용효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창군은 기업유치 성공사례를 통해 앞으로 고창일반산업단지를 농식품 전문 산업단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군은 일반산단에 20개 기업 정도를 유치해 2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을 제 1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기업인과 근로자, 지역주민을 위해 체육관, 작은 도서관, 작은 목욕탕, 일자리센터 등이 들어설 ‘고창일반산업단지 복합문화체육센터’가 100억원 투입해 내년도 준공 목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 자치단체장마다 나름대로 특화된 핵심공약과 사업들이 있습니다. 민선 7기 유기상 표 정책이나 사업은 무엇입니까?
“하늘이 내려준 농생명 식품산업의 최적지가 고창입니다. 고창군 농식품산업의 최대 강점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생산된 깨끗하고 안전한 고품질 먹거리라는 점입니다. 지난해 고창 땅콩이 청와대의 추석선물에 포함되고 고창멜론이 세계최초 온라인 경매에서 한세트에 210만원의 경매가를 기록하는 등 이미 고창에서 나오면 ‘명품’,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하지만 이런 강점에도 불구하고 대도시나 SNS마케팅이 다소 부족해 지역농가들이 ‘제 값’을 못 받아왔습니다”
“올해 고창군의 농특산품은 ‘높을고창’이란 이름으로 전국의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높을고창’은 고창군의 첫 글자인 한자 ‘높을고(高)’를 직접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한반도 첫 수도의 높은 위상과 높은 가격, 높은 품질, 높은 신뢰도, 높은 당도 등을 포함하는 고품질 먹거리를 나타내는 명품브랜드가 될 것입니다. ‘높을고창’을 적극 홍보해 소비자들이 고창에서 나온 것이라면 믿고, 살 수 있도록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 갈 계획입니다”
“고창군은 발효식품 중에서 시장이 가장 크고 성장성이 높은 식초의 산업화를 위해 지난해 11월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식초문화도시’를 선포했습니다. 군은 향후 모든 군민이 식초를 만들 줄 알고, 마시는 문화를 만들어 천년을 이어 갈 식초 성지를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실제 식초발효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식초아카데미에 160여명이 참여하고 있고 고창 곳곳의 카페에선 식초발효 음료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 민선 7기 후반기에 들어섰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이나 사업은 엇입니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꾸고 있습니다. 민선 7기 후반기 한반도 첫수도 고창군은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농생명 식품산업’과 ‘역사문화관광산업’을 디딤돌 삼아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의 변화를 선점하려 합니다”
“그 첫 번째가 ‘치유·힐링도시’입니다. 고창은 운곡습지와 선운산, 문수산 등 숲 트래킹 코스가 잘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힘의 원천 풍천장어와 복분자, 수박, 멜론, 땅콩, 유기농 우유 등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때론 뜨끈한 게르마늄 온천욕으로 힐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고창입니다. 그래서 고창만 오면, 고창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신이 건강해지는 힐링고창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기업과 고창군민이 상생하는 고창일반산업단지의 성공적 완성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고창군은 산, 들, 바다, 강, 갯벌이 모두 있어 신선한 원재료 조달이 쉽습니다. 또 수박, 복분자, 멜론, 고구마, 땅콩 등 타 시·군에선 쉽게 시도할 수 없는 특작작물이 재배되면서 ‘특별한 맛’을 선보이려는 식품기업들의 안정적인 테스트베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군 단위로는 드물게 선운산, 고창, 남고창 등 고속도로 IC가 3곳이나 있어 물류도 편리합니다. 알짜 식품기업 유치에 집중해 일자리 창출, 농특산품 판로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등 군민이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끝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 새로운 희망과 발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함께하고 성원해준 덕분에 알찬 성과를 거뒀고 새로운 목표를 향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됐습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는 여전히 매섭고 농생명수도, 역사문화관광수도 성장동력의 새싹은 아직 여리고 약합니다. 단단하고 비상한 각오로 지금부터 부단히 달리고 노력하겠습니다. 한반도 첫수도 고창만들기를 염원하는 군민의 뜨거운 가슴으로, 군민과 함께 손잡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습니다”
이흥구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