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을 상호 인접 배치, 시공 후 두개의 건축물을 연결한 J마트 통로(빨간색 원)
[이천=일요신문] 경기 이천시에 최근 개점한 일부 할인마트들이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해 건축물을 나누어 건축하고 무단으로 증축, 용도변경, 가설물 설치 등을 자행하며 영업을 해 온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행정관청의 위법사항에 대한 시정명령조차 무시하고 영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17일 이천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일부 할인마트들이 두 건물을 나란히 붙여 지은 뒤 연결통로를 개설해 사실상 하나의 판매시설로 변경해 영업하는 수법의 위반 사례가 다수 드러나고 있다.
관고동 J마트의 경우 도시지역, 자연녹지 2개의 필지에 2명의 명의로 매장면적으로 각각 990㎡ 와 990 ㎡를 건축하고 관할 관청으로부터 1천㎡ 미만으로 건축허가를 신청해 1종 근린생활시설(소매점)로 같은 날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후 2개의 건축물을 통로로 연결해 한 건축물에는 ‘입구’ 표시를 다른 건축물에는 ‘출구’ 안내판을 표시하고 동일 매장으로 사용하며 ‘꼼수영업’을 하고 있다.
바닥 면적이 1천㎡를 넘으면 판매 및 영업시설로 구분돼 소방안전시설 및 장애인 편의시설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등의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제1종 근린생활시설이란 주민들의 생활편의를 도울 수 있는 시설로 건축법상 일용품 등의 소매점은 바닥 면적 합계가 1천㎡ 미만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천시는 지난 6월 현장조사를 통해 위반 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을 요구하고 미 이행시 이행 강제금 부과, 고발 등을 예고했지만 해당마트는 영업을 통해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계산에서 인지 행정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배짱영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가설 건축물로 위장한 H마트 연결통로 (빨간색 원)
백사에 위치한 H마트도 매장면적 863㎡와 984㎡ 크기의 소매점을 건축하고 지난해 6월 이틀 간격으로 1종 근린생활시설로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곳도 앞서 지적한 J마트와 마찬가지로 두 건물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으며, 확인결과 연결통로는 허가받지 않은 불법 가설건축물로 밝혀졌다.
송정동 O 마트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무단증축과 무단 용도변경 , 불법 가설 건축물 등 각종 불법행위 속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건축물과 건축물을 서로 연결하는 O 마트 통로 (빨간색 원)
유통업체 관계자 이 모씨는 “근린생활시설에서 판매 및 영업시설로 바뀌면 갖춰야 하는 주차장 면수도 크게 늘어나야 하며 필수적으로 설치해야하는 소방, 안전, 편의시설 등도 수천만 원에 수억 원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려고 이 같은 ‘쪼개기’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지역 유통업체들의 일명 ‘쪼개기’ 편법이 속속 밝혀지면서 관리·감독 기관인 이천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안전과 직결된 상황인 만큼 철저한 실태조사와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용되는 건물규모와 다르게 주 용도가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있어 화재 등의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부족한 소방, 안전시설 미비 등으로 초기대응에 미흡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다중이 이용하는 판매시설이므로 대형 인명피해도 우려된다.
두개의 건축물을 입구와 출구를 표시 하고 건축물을 연결하는 자동 도어
주부 김 모(54.·중리동)씨는 “물건을 싸게 파는 할인마트로 알려져 자주 이용하는 매장인데 이처럼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줄 몰랐다. 이 같은 건물에 허가를 내준 행정당국도 분명 문제가 있다”면서 “불법사항이 밝혀진 만큼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해당 건축물에 대해 행정조치를 취했으나 시정되지 않아 건축법 위반, 불법 행위 등으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라며 “ 앞으로는 편법적으로 상호 인접해 건축하는 소매점 용도의 건축허가 신청에 대해 규정을 강화해 더 이상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인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