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조준한 한동훈에 ‘자녀 입시 비리 의혹’으로 반격…‘당게 사건’ 결과 나오면 기세 꺾일 것이란 기대도

민주당은 한동훈 의원 자녀 입시 비리 의혹을 재점화하며 반격에 나섰다. 2022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한 의원 딸은 어머니 지인을 통해 한 복지관에 노트북 50대를 기부하는 등 ‘엄마 찬스’를 통해 입시용 스펙 쌓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2021년 돈만 내면 기고할 수 있는 이른바 ‘약탈적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6개 표절 의혹, 논문 대필 논란 등도 불거졌다.
이외에도 한 의원 딸은 타인이 만든 수학 문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아마존에서 0.99달러로 판매했다는 저작권법 위반 의혹, 코로나19 기간 지역아동센터 학생 대상 비대면 영어교습 봉사활동 허위실적 입력 의혹 등에 휩싸였다. 2023년 12월 경찰은 관련 의혹들에 대해 혐의없음 등으로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2024년 6월에는 경찰수사심의위원회가 불송치 결정이 적절했다고 판단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민주당은 당시 검경 수사가 부실했다고 본다. 10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2022년 12월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이 한동훈 의원 딸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의 국제 형사사법공조를 불송부 처리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에게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송경호다. 한동훈과 특수관계다. 형사6부장이 담당인데 (담당 검사는) 공봉숙으로 친한동훈으로 알려져 있다”며 “법무부에서 판단이 이뤄져야 하는데, (당시 법무부 장관인) 한동훈과 이해충돌이 되니까 아예 전달이 안 되도록 서울중앙지검에서 중단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월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1년 8개월간 수사하면서 고발인은 6차례 조사했지만, 피고발인은 서면으로 한 차례 조사하는 데 그쳤다고 했다. 관련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참고인 조사 내역도 없었다.
공봉숙 서울광역공소청 검사(사법연수원 32기·차장검사급)는 소셜미디어(SNS)에 공소 요청이 0.99달러짜리 저작권법 위반 범죄 1개 관련 내용이었다는 점, 최소 6개월 이상 걸려 받을 만한 자료가 아니고, 거부될 것이 100% 확실하다고 형사6부에서 자체 판단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불송부 처리가 타당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차장·검사장 보고는 이뤄졌지만, 그 과정에서 어떠한 윗선 지시도 없었다고 했다.
한 의원은 SNS에 김승원 낙마 사태, 25사단 북한 지뢰 사건, 노 전 대통령 금품수수 의혹 제기 등 정곡을 찔렀기 때문에 민주당이 자신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딸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저작권 위반 문제는 외국인 저작권자로부터 승낙받은 사안이라고 했다.

김 대표 아들이 아빠 찬스를 활용했다는 게 한 의원 주장이었다. 강득구 의원이 10월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의원 딸의 봉사활동 허위 의혹을 제기하면서 민주당과 한 의원의 메시지 전쟁은 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양측은 조국 사태, 추미애 법무부 때 좌천, 검언유착 논란,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민주당과의 설전 등을 거치며 악감정이 쌓인 상태다. 특히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인 노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인 대목에서는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감정적인 대응으로 한 의원 체급만 키워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과거 ‘추미애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추윤 갈등)’으로 윤 전 대통령이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전례가 있다. 한 의원도 문재인 정부·민주당과 갈등을 빚으며 보수 유권자들에게 인지도를 쌓았다.
이번 갈등 국면에서도 한 의원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7일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한 의원은 18.8%로 김민석 대표(14.4%)를 앞섰다. 보수 진영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9.9%)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14.9%)보다 높았다(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승원 낙마 때 국민의힘이 못하는 것을 혼자 했다. 이미 체급이 증명된 것”이라며 “(당이) 무소속인데 제1야당 대표급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그렇다고 해서 (한 의원의 메시지를) 내버려두는 것도 정말 말이 안 된다. 내버려두면 (민주당이) 의혹 자체를 인정한다고 주장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딜레마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파악돼야 하고, 만약 당원 게시판 경찰 조사가 한동훈에 유죄로 나온다든지,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폭발적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 걱정스러운 것은 단발로 하고 끝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때 ‘청담동 술자리’ 폭로처럼 한 의원에게 빌미만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과 일맥상통한다.
그럼에도 한 의원을 향한 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공방으로 한 의원의 아킬레스건인 딸 입시 비리 의혹이 선명해졌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일부 보수 지지층의 반감을 샀던 당원게시판 사건 수사 결과가 공개되면 한 의원 기세가 자연스럽게 꺾일 것이란 기대도 감지된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가족 비리로 한 의원의) 이중 잣대가 다 들통날 것이다. 당원게시판 관련해서도 사실상 (문제가 있는 것이) 확정된 것 아닌가”라며 “이러한 작은 구멍이 (한동훈이라는) 댐을 무너뜨린다. 한 의원이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그것으로 탑을 높게 지어봤자 모래성이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