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매체로서 팟캐스트의 역할…문제점부터 진흥 방안까지 소개
팟캐스트 저널리즘.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
팟캐스트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전용 플랫폼이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팟캐스트 저널리즘의 개념이나 특징, 기능을 다룬 책은 드물다. 또한 뉴스 팟캐스트를 이용하는 수용자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들은 팟캐스트 저널리즘의 역할, 문제점, 진흥 방안 등 뉴스 팟캐스트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책을 집필했다.
팟캐스트는 여러 장르의 콘텐츠가 경쟁하는 개방적 플랫폼에서도 유익한 뉴스 미디어로서 위상을 지켜 왔다. 또한 기성 언론이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대체 언론으로서 시민의 언로가 되어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팟캐스트가 허위 정보와 혐오 표현으로 오염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구축해 온 긍정적인 위상을 잃고, 머지않아 사회 불신과 혼란을 야기하고 민주주의의 퇴행을 가져 오는 ‘3류 지라시’ 매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팟캐스트가 언론으로서 독립성, 자율성, 객관성을 유지하고 바람직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정부의 제도적 노력과 함께 플랫폼 사업자, 제작자, 이용자의 정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안 매체는 외부의 통제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매체, 개인이나 집단이 스스로 만들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매체, 주류 미디어에 의해 배제되거나 소외된 사회적 관심과 주장들을 반영할 수 있는 매체다. 팟캐스트는 주류 미디어의 담론에 저항하는 대항적 공론장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약자의 위치에 놓인 소수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와 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대안적 공론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베트남 이주 여성들이 모국어로 제작하여 송출하는 뉴스 팟캐스트 ‘베트남 목소리’ 또한 시민참여 저널리즘의 전형적인 사례다. 2012년 시작된 이 방송은 한국에 살면서 필요한 생활 정보나 부산 지역의 명소를 소개했고, 베트남 여성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전달하면서 사연과 편지 등을 소개하는 코너를 진행했다. 또한 한국어에 익숙한 자녀들에게 읽어 주면 좋을 베트남 동화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참여를 통해 이주 여성들은 자신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표현하는 소통과 문화의 주체가 되었다. 뉴스 팟캐스트는 이주 여성들이 한국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표현하는 중요한 매체가 되었다.
문제점 개선에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팟캐스트 플랫폼 사업자들의 책임에 대한 논의다. 언론 매체는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의 강도에 따라 책무성(accountability)의 크기가 정해지므로 팟캐스트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플랫폼들 또한 증가한 영향력에 비례한 책임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팟캐스트 플랫폼은 단순한 의미의 ‘매개자’가 아니라 거대한 언론 매체의 형태로 변하고 있다. 플랫폼들이 초기에는 개별 팟캐스트를 하나의 공간에 모으는 역할만 수행했지만 현재는 제작과 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부문에 직접 뛰어들고 있어 증대한 영향력에 걸맞은 책무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