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안전자산이 주식과 동반 상승 기현상…달러 가치 하락·채권시장 기능 상실이 배경
금값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가치 하락과 채권시장이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생긴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이종현 기자
코로나19 충격이 강타했던 지난 3월에는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값도 급락했다. 당장 생존을 위한 현금 수요 때문이다. 하지만 중앙은행과 정부의 재정지출로 현금이 대거 풀리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번에는 현금 가치 하락이 숙제가 됐다.
금융위기·코로나19 사태로 현금 유동성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나면서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채권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 유럽은 국채 수익률(Yield)이 마이너스(-)다. 미국 국채조차도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이미 -1% 수준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화폐량이 늘어도 채권금리가 오르지 못하게 누르는 상황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부담이 늘어 대출 형태로 시중에 푼 돈이 ‘빚 폭탄’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채권이 제대로 기능도 발휘하지 못하고, 이자수익도 내지 못하니 대체자산으로 금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신, 글로벌화 후퇴에 따른 국제결제통화 달러의 기능 약화 등도 금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투자은행(IB)들의 금값(온스당) 전망은 낮게는 2300달러, 높게는 3000달러에 달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금 투자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자금유출입도 원활하다.
한편 최근 금에 이어 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 은값(온스당)은 지난 3월 11달러대로 저점을 달렸지만, 최근 급상승해 26달러대로 올랐다. 은 가격의 상승률은 올 들어서만 50%에 육박, 금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은은 금의 대체재로서의 기능이 약하고, 가치보존보다는 산업수요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맥락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의 급등을 그동안 금값 대비 가격 부진에 따른 격차(Spread) 해소로 보는 풀이도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