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개 대학 전형 변경 ‘변수 대비’ 필수…고3 숫자 수시 인원보다 적어 “내신 우수자, 수시가 기회”
#수험생·학부모 혼란
7월 30일 대교협이 발표한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안. 자세한 사항은 대교협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사진=대교협 홈페이지
유형별로 보면 대학별 고사의 전형 기간을 조정한 대학이 96곳으로 가장 많았다. 면접이나 논술고사 일정을 대학수학능력시험 뒤로 미룬다거나, 2일 동안 치러질 실기 전형을 3일로 늘려 치르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돼 수험생들 사이의 접촉 빈도가 증가하면 위험하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면접고사는 고려대와 연세대, 포항공대 등 44곳, 실기고사는 서울대와 경희대, 연세대 등 42곳이 각각 기간을 조정했다. 논술·적성고사는 이화여대, 연세대 등 10곳이 일정을 조정했다.
전형 내용을 일부 수정한 곳도 52곳이나 된다. 먼저 실기고사에서 종목을 축소한 대학은 성균관대, 한양대 등 24곳으로 성균관대의 경우 수시 예체능 특기 우수자 전형에서 실기 종목 중 하나인 오래달리기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코로나19의 기승으로 미술·체육 실기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점을 고려해, 실적 인정범위(자격 기준·기간)를 변경한 대학은 경기대, 중앙대를 포함해 총 28곳이다.
예측 불가한 변수는 또 있다. 바로 재수 이상을 통칭하는 N수생이다. 통상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결과를 기준으로 그해 N수생 숫자를 예측해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모의평가 응시가 어려워지면서 그 어떤 해보다 N수생의 숫자를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1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6월 모평) 채점결과’에 따르면, 시험에 응시한 N수생은 전년 대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대치동의 한 입시전문학원 원장은 “N수생이 줄었다는 말도 있는데 숨어있다고 봐야 한다. N수생들은 졸업 학교나 지정된 학원에서 모의평가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외부생의 응시를 막은 학원이 많아 시험 자체를 보지 못한 학생들이 꽤 많았다. 숨어있던 N수생이 갑작스레 수시에 응시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교육부는 수시 접수가 끝난 9월 말 이후에는 고3 학생들의 매일 등교를 각 학교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복수의 입시 컨설턴트들은 이번 입시는 ‘멘탈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현재보다 악화되면 수능 연기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발생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입시 변경안이 예고 없이 등장할 수도 있는 까닭이다. 가능한 많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꼼꼼한 대비책을 세워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변화된 환경을 탓하며 섣불리 수시 응시를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최근 다수의 대학이 대입 전형을 변경하면서 수시 응시 자체를 포기하는 고3 학생들이 늘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다. 9월 2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은 2020년 전국 고3 학생 수가 대학 및 전문대학의 수시 모집 인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학생 수가 감소한 만큼 수시모집을 적극 노려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지영 입시 코디네이터는 “대학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다”며 “많은 대학에서 이미 봉사활동 등 비교과를 평가항목에서 배제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즉 내신을 제외하면 다른 기록에서는 N수생과 고3 현역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내신 성적이 우수한 고3의 경우 모집 비중이 큰 수시 학생부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전략적이다”고 말했다.
바뀐 면접 방식을 미리 숙지하고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고려대, 이화여대, 국민대, 동국대 등 주요 대학에서 수시전형 면접을 온라인 비대면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각 학교별로 비대면 면접 방식이 다르지만 크게는 ‘영상제출’ ‘현장녹화’ ‘화상면접’ 세 가지다.
영상제출은 사전에 제시된 면접 질문에 지원자가 답변하는 것을 영상으로 녹화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질문이 사전에 제시되고 지원자는 정해진 기간 내에 영상을 제출하면 된다. 이 경우 지원자의 순발력이나 창의성을 면접관이 직접 확인할 수 없으므로 면접 자체로 변별력을 갖기는 어렵다.
현장녹화는 지정된 날짜와 장소에서 하는 것으로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질문을 듣고 지원자가 답변을 하면 이 과정을 녹화해 면접관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화상면접은 일반 대면 면접과 동일한 형태로 진행하되 실시간 화상을 통해 진행된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