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커머스 성장에 매출 타격…방통심의위 제재 등 내부문제로 IPO 전망도 어두워
서울 강서구 마곡동 홈앤쇼핑 신사옥. 사진=박정훈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주목받고 있지만, 홈쇼핑업계는 웃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홈앤쇼핑이 매출에 제일 큰 타격을 받았다. 올 상반기 홈앤쇼핑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49억 원, 188억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이 약 3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5억 원 줄어든 176억 원을 기록했다.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세가 매출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이다. 홈쇼핑업계의 시장점유율이 라이브커머스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를 올해 3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브커머스 성장은 홈쇼핑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홈앤쇼핑으로선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홈앤쇼핑은 의무편성비율 규제로 인해 중소기업제품을 일정 수준 이상 편성해야 한다.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설립된 홈앤쇼핑의 중소기업 의무편성비율은 80%에 달한다. 시장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 구성과 경쟁력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홈앤쇼핑이 라이브커머스로 매출에 타격을 받으면서도 연이은 내부 악재로 내년 TV홈쇼핑 재승인부터 기업공개까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홈앤쇼핑 내부 문제도 수년째 불거지고 있다. 지난 9월 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홈앤쇼핑에 제재인 ‘권고’를 결정했다. 미백·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할 때 성별 고정관념을 조장하면서 판매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5월에도 입증자료 없이 콜라겐 성분의 효능을 강조해 제품을 판매해 제재인 ‘경고’를 받았다. 지난해 홈앤쇼핑은 홈쇼핑 업체 중 가장 많은 7건의 법정제재를 받았다. 지난 2018년 강남훈 전 대표는 부정채용을 한 이유로 최근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최종삼 전 대표는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올해는 사내 성추행 논란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홈앤쇼핑은 오는 2021년 6월 TV홈쇼핑 재승인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홈앤쇼핑은 관련 정부부처에 정관 개정 필요성을 건의하고 IPO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재승인 고개를 넘지 못한다면 IPO는 준비만 하고 시도도 못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해 회장 선거 당시 홈앤쇼핑 상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32.83%), 농협경제지주(19.94%), 중소기업유통센터(14.96%), 기업은행(9.97%)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지난 6월 23일 취임한 김옥찬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 9월 윤리위원회 2기를 출범하며 윤리·준법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8월엔 △준법방송 구현 △청렴 조직문화 정착 △홈앤쇼핑 신문고 제도 개선 운영 등 3가지를 경영환경에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방송 신뢰성을 확보하고 방송심의 제재 축소를 위해 상품과 대본에 대한 사전심의를 강화하고 품질보증과정 등을 도입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증가로 인한 비용 증가가 가장 큰 실적 부진 요인”이라며 “아직 IPO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내년 재승인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감점 요인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 대처하기 위해 내부 심의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